대전 환경단체 입장문 “유치한 발상에 불과” 비판
추진위 구성 9월 개발계획 확정 ‘졸속 논란’ 잠재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 구상안. 자료이미지.

대전시가 보문산 관광개발사업 구상을 구체화시키자 지역 환경단체가 계획을 철회하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달 25일 신축야구장인 베이스볼 드림파크 기본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야구장 신설과 연계한 ‘보문산 도시여행 인프라 조성 구상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구상안에는 높이 170m 보문산 전망타워, 신축 야구장에서 전망타워, 보문산성, 대전 오월드를 연결하는 4.2㎞ 스카이곤돌라, 오월드 현대화사업 등 총 1144억 원대 투자계획이 담겼다. 

허태정 시장 공약사업인 보문산 개발구상은 그 시작부터 환경파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생명의숲 등 대전지역 대표 환경단체는 7일 입장문을 통해 보문산 개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민선4기부터 나오기 시작한 보문산 개발계획은 경제성 및 사업성 부족, 생태경관 훼손 등의 이유로 추진되지 못했다”며 “민선7기 허태정 시장이 하려는 보문산 전망타워, 케이블카 설치, 오월드 현대화는 실패가 예견된 사업이다. 생태경관 훼손과 예산낭비가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은 보문산 개발사업은 환경파괴 우려를 떠나서 사업적으로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대전시는 보문산 관광개발 목적을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지만, 전망타워와 케이블카는 통영과 남산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운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대전시는) 시설물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컨텐츠와 스토리를 개발해야 지속가능한 관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 발 더 나아가 “곤돌라와 전망타워가 보문산을 찾는 이유가 될 것이라는 구시대적 발상은 이제 멈춰야 한다”며 “시설물로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발상은 어린아이 치기 같은 유치한 발상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전시는 보문산 관광인프라 조성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이달 중 구성하고 의견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추진위는 시민과 전문가, 주민대표 등 12명으로 구성하고 사업계획을 확정할 때까지 격주로 회의를 개최한다.   

보문산 개발사업은 찬반논란 등 갈등요소가 큰 사업이지만, 의견수렴 방식과 기간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보문산 개발구상을 발표하면서 “향후 지역 주민과 전문가, 시민단체 등 의견수렴을 거쳐 9월 중 계획을 확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추진위 구성 후 단 1개월 만에 의견수렴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의견수렴이 형식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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