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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원의 행복 대전원조 뒷고기 ‘마시기통차’
5천원의 행복 대전원조 뒷고기 ‘마시기통차’
  •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 승인 2019.08.02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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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기통차(대전시 유성구 장대동 신협 정문 앞)

퇴근길 회식에는 뭘 먹을까 고민이 따른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대표적인 외식메뉴는 돼지고기다. 특히 돼지특수부위와 뒷고기는 부위별로 다른 맛을 내기 때문에 각자의 입맛에 따라 선호하는 부위를 선택해 맛볼 수 있다.

뒷고기는 퍽퍽하지 않고 담백하면서 싼값에 다양한 부위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 뜨고 있다.

뒷고기 대전원조 육가공업체 거치지 않고 직접 작업 최고 신선도 자랑

돼지 모둠. 뒷고기(볼살, 목살, 항정살, 코등살)와 항정살, 꼬리살, 삼겹살, 돼지껍데기 등 8가지 다양한 특수부위가 나온다.
돼지 모둠. 뒷고기(볼살, 목살, 항정살, 코등살)와 항정살, 꼬리살, 삼겹살, 돼지껍데기 등 8가지 다양한 특수부위가 나온다.

불판에 구워지는 돼지 모둠
불판에 구워지는 돼지 모둠

대전시 유성구 장대동 신협 정문 앞에 있는 ‘마시기통차’ (대표 김재원, 안진근)는 연탄불에 돼지특수부위와 뒷고기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워먹는 추억이 서려있는 대전원조 뒷고기 전문점이다.

오래 된 허름한 건물로 포장마차를 연상케 하지만 저녁에는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집이다. 안으로 들어서면 고소한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원통형 화덕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손님들의 모습은 영락없는 오래전 대폿집풍경이라 추억과 정겨움이 묻어난다.

메뉴는 뒷고기 부위와 갈매기살, 삼겹살, 꼬리살 등이다. 뒷고기를 주문하면 볼살, 목살, 항정살, 코등살 등 4가지 부위가 함께 나온다. 1인(150g) 5천원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양은 푸짐해 삼겹살과는 다른 색다른 맛으로 미식가들의 입을 사로잡는 부위이기도 하다. 특히 지방이 없고 꼬들꼬들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벌겋게 달아오른 연탄불에 구멍에 숭숭 뚫린 불판을 올리고 지글지글 선홍빛 살코기와 하얀색 지방, 침샘을 자극하는 매혹적인 비율의 고기가 불 위에서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노릇하게 익어간다.

연탄

돼지 모둠
돼지 모둠

두툼한 살집에서 육즙을 뿜어내는 뒷고기를 한 점을 집어 먹었다. 대개 뒷고기는 부위를 몰라야 더 맛있다는 말이 있지만 어느 부위지? 다시 한 점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또 한 점... 끝도 없이 먹을 수 있을 듯하다. 질리지 않는 매력의 뒷고기다. 먹을 때마다 다른 맛이다.

뒷고기는 삼겹살과 달리 모양이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구울 때 손을 부지런히 놀려야 한다. 자주 뒤집어가며 익혀야 하는데 고기를 굽는 손이 바쁘면 바쁜 만큼 고기는 더 맛있게 익는다. 여기에 김치찌개와 계란찜이 무한 리필이다. 맛도 있다.

볼살은 돼지코를 중심으로 양 볼에 손바닥 크기만큼 나오는 볼때기 살이다. 거부할 수 없는 담백함과 탱탱함이 있다. 콧등살은 다른 부위보다 부드럽고 가벼운 감칠맛이 난다. 돼지 한 마리에 200-300g밖에 나오지 않는 특수부위다. 

됫고기, 특수부위 한상차림
됫고기, 특수부위 한상차림

옥천도축장 아침 도축한 생고기 저녁 판매 계란찜 김치찌개 무한리필

뒷고기는 돼지를 잡아서 부위별 상품으로 손질하고 나머지 상품성이 없는 고기들이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지금은 모두 최고의 술안주인 것을 보면 당시 도축전문가들이 너무 맛있는 부위라서 밖으로 팔지 않고 뒤로 빼돌려 자기들끼리만 몰래 먹었던 고기가 맞는 것 같다.

사실 도축기술자들이 담배 값이나 좀 챙기자고 꼬불쳤던 것이 뒷고기다. 이런 면에서 뒷고기는 좀 서글픈 음식이다. 한 부위에서 많이 떼어내면 금세 티가 나기 때문에 덩어리가 크고 표가 나는 부위는 건드릴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뒷고기의 부위가 다양하고 한 입 크기인 것 또한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뒷고기는 1990년대 들어서 도축장 시설이 현대화되면서 빼돌리기 어렵게 됐다. 이때부터 뒷고기는 도축장에서 돼지머리를 사용하게 됐다. 이제 뒷고기집에서는 통상 돼지머리에서 분리한 6~7가지 특수부위를 사용한다.

보통은 편하게 육가공업체에서 뒷고기를 받지만 마시기통차는 원가절감을 위해 분리작업을 매일같이 한다. 하루 30개 정도 사용한다니 그 정성이 대단하다. 이렇게 작업을 한 뒷고기 맛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금방 단골이 될 수밖에 없다.

안진근 대표가 고기를 굽는 모습
안진근 대표가 고기를 굽는 모습

대전시 유성구 장대동 신협 앞에 있는 마시기통차 전경
대전시 유성구 장대동 신협 앞에 있는 마시기통차 전경

돼지 모둠은 8000원이다. 주문하면 뒷고기(볼살, 목살, 항정살, 코등살)와 항정살, 꼬리살, 삼겹살, 돼지껍데기 등 8가지 다양한 특수부위가 나온다. 모둠 또한 한 점 한 점 먹을 때마다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항정살은 돼지목덜미 살이다. 살코기 사이에 촘촘히 박혀있는 마블링이 마치 눈꽃을 연상시켜 눈꽃 항정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또 마블링이 천개가 된다고 하여 천겹살로 부른다. 그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게 쫀득하고 특유의 고소함과 씹는 맛이 연하고 아삭하다.

꼬리살에는 다른 곳과 달리 살이 많이 붙어 있다. 정성들여 직접 일일이 뼈를 제거한 다음 펴는 작업을 했기 때문인데 이집을 자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살코기가 많고 껍질 부문도 고소하게 즐길 수 있다. 고기를 먹은 후 공기 밥을 주문하면 시래기된장국이 나온다. 얼큰한 열무국수(4000원)와 함께 별미.

열무국수
얼큰한 열무국수

8가지 다양한 부위 돼지모둠 골라먹는 재미 있어 인기메뉴

마시기통차의 특징은 옥천도축장에서 당일 아침 도축한 생고기를 저녁에 판매하는 곳이다. 그만큼 최고의 신선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고기에 대한 자긍심도 대단하다. 맛도 맛이지만 마시기통차가 14년 동안 지역민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게 된 데는 저렴한 가격도 있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신선한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인 것 같다. 80석 연중무휴이고 대전시 유성구 유성대로 730번길 85에 위치해 있다.

최근 서민 형 외식업이 경기불황 속에서도 뜨고 있다. 마시기통차는 오후 4시부터 새벽 2시까지 영업으로 항상 늦은 밤까지 원통형 화덕에는 뒷고기와 특수부위를 안주삼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5000원의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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