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이상군 감독대행처럼, 엔트리 운영의 변화 필요, 험난한 8월 일정

2019 시즌 한화이글스의 가을야구는 물건너 간 가운데 사실상 최하위 탈출을 노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2019 시즌 가을야구가 물건너 간 한화이글스는 사실상 최하위 탈출을 노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화이글스는 페넌트레이스 9위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과했다.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지난 시즌과 사뭇 다른 분위기인 것은 분명하다. 올스타 브레이크 후 가진 삼성과의 첫 시리즈에서도 스윕패를 당하며 연패 탈출에 실패했고 연패는 '7'까지 연장되었다. 최하위 롯데가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승률에 앞서 9위에 위치하고 있을 뿐 사실상 최하위나 다름이 없는 성적이다. 

한용덕 감독 체제에서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 승패 마진이 –27까지 빠진 상황에서 남은 경기(47경기)에서 5할 승률을 달성하기 위한 성적은 37승 10패(승률 0.787, 1위 SK 승률 0.680)이다. 즉, 현재 최강을 자랑하는 SK의 승률 보다 무려 1할을 더 올려야 겨우 5할을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현재 한화이글스의 전력으로는 불가능한 수치이기 때문에 이제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남은 시즌을 운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17년 이상군 감독대행의 시즌 운영 참고할 필요

한용덕 감독은 냉정하게 현 시점의 어려움을 타개하고 내년 시즌을 도모해야 할 모델을 찾아야 한다. 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김성근 감독이 불명예 퇴진하고 이상군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7 시즌이 그 답이 될 수 있겠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2017년 감독 지휘봉을 잡고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다음 시즌에 대한 준비를 하면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 덕분에 한용덕 감독이 지난 2018 시즌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밑그림이 그려진 것도 사실이다. 

한용덕 감독은 이제 자신의 3년차 시즌을 위해 지난 2017년의 이상군 감독대행처럼 팀을 운영할 필요가 있겠다. 현실적인 목표는 4할 달성과 최하위 탈출이 될 것이다. 4할 달성을 위해서는 최고 58승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남은 경기에서 23승 이상을 달성해야 된다는 계산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남은 47경기에서 5할 이상의 성적을 거두어야 된다. 현재 4할도 되지 않는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 상황에서는 녹록치 않은 승률임에 틀림없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많은 무리가 따랐던 선수단 운영을 정상화 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였고 젊은 선수들의 출장 기회 확대를 통해 성장의 동력을 만들었다. 단순히 몇몇 선수에게만 기회를 부여한 것이 아니라 많은 젊은 선수들에게 나름의 기회를 제공하며 동기부여를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야수 엔트리 운영의 정상화와 마무리 정우람의 활용 방법의 변화 필요

남은 경기에서 5할 승률을 위해서는 이기는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삼성과의 후반기 첫 시리즈에서도 먼저 선취점을 내고도 역전패를 하면서 승리를 따내지 못했고 여전히 한 순간에 분위기를 넘겨주면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기는 경기가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최대한 이길 수 있는 경기는 잡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마무리 정우람 활용법의 변화를 생각 볼 때가 아닌가 싶다. 지난 토요일 경기에서 8회초 5대5 상황에서 6대5로 한 점을 도망가면서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8회말 등판한 안영명이 역전 투런 홈런을 허용하면서 경기는 역전이 됐고 정우람은 8회말 2사 2루 6대7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면서 더 이상의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경기는 6대7로 끝이 났다.

송은범, 안영명, 이태양, 박상원 등의 필승 불펜진이 지난 시즌의 위용을 보여 주지 못하면서 정우람도 흔들리는 상황이다. 정우람의 등판 횟수는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고 등판하더라도 지난 토요일처럼 이미 승부가 난 시점에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틀어막아야 할 시점에 정우람을 투입해서 분위기를 가져오는 방법도 하나의 묘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편, 한화이글스는 현 시점에서 전력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외부 영입이라 판단하고 7월 28일 LG트윈스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불펜의 핵심인 송은범을 내주고 사이드암 신정락을 받아 오는 1:1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올시즌을 마무리하면 FA가 되는 송은범과 세 살 어리고 한화에 부족한 사이드암 신정락의 트레이드는 한화에게도 나름 분위기 전환의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고졸 신인 노시환의 1루 출장을 심각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겠다. 노시환은 3루 자원이다. 송광민의 대를 이어 핫코너를 책임질 선수라고 감독 스스로 인정한 바가 있고 팀에서도 그런 로드맵을 갖고 있다. 하지만 1군에서의 경험 쌓기 위한 1루 출장은 오히려 노시환의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차라리 노시환은 철저하게 송광민의 백업으로 활용을 하고 1루는 김태균, 이성열, 정근우가 나눠 맡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상의 그림이 아닌가 한다. 하지만 노시환은 계속해서 1루로 출장을 하고 있다. 빈약한 공격력을 위해서는 김태균과 이성열을 1루와 지명타자로 번갈아 활용을 하고 노시환은 송광민의 백업으로 정근우는 대타와 1루 백업으로 활용을 하면 된다.

여기에 장진혁과 유장혁의 외야 자원들의 꾸준한 기용은 내년을 위한 좋은 시나리오가 되고 있다. 하지만 부진한 양성우의 선발 출장은 팀 공격의 맥을 끊게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양성우도 장진혁과 유장혁의 백업으로 활용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또한, 공격 생산력이 떨어진 송광민을 클린업에 포진시키기 보다는 하위타선에서 편하게 공격을 하게 하는 것이 타선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험난한 8월 일정 버티지 못하면 남은 경기도 희망이 없을 것

한화이글스는 삼성과의 원정 경기로 후반기 문을 열었다. 하지만 시작에 불과하다. 홈 보다는 유난히 원정에서 맥을 못 추고 있는 올시즌인데 한화이글스의 8월 일정은 험난, 그 자체이다.

이번 주 KT와의 주중 수원 원정 경기 후 하루 휴식을 갖게 된다. 8월부터는 2연전 체제로 접어들기 때문에 그 시작을 알리는 휴식이다. 8월 첫 주말 시리즈를 대전 홈(SK)에서 갖고 연이은 세 번의 시리즈(6연전)를 모두 원정에서 치르게 된다. 잠실에서 두산, 광주에서 기아, 수원에서 KT를 차례로 만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기에 13일-14일 주초 대전에서 NC와 경기를 갖고 이내 사직에서 롯데, 고척에서 키움과의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즉, 8월 2연전 체제가 시작되고 초반 일곱 번의 시리즈에서 무려 다섯 번의 원정 경기를 치르는 살인적인 일정이 예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8월의 2연전 체제에서 버텨 내지 못하면 남은 경기 5할 승부를 통한 시즌 4할 승률 달성과 최하위 탈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018년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가 팀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우승을 거머쥔 1999 시즌. 정확히 20년 전의 일이다. 겨우내 흘린 땀방울로 대망의 V2 사냥을 시작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2019 시즌을 맞아 대망의 V2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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