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선발 부정 의혹 관련 질타...경찰 "수사 진행 중" 답변만

최용규 대전시티즌 대표가 장기화되고 있는 경찰 수사에 불만을 터뜨렸다.
최용규 대전시티즌 대표가 장기화되고 있는 경찰 수사에 불만을 터트렸다.

대전시티즌 선수선발을 위한 공개테스트 과정에 부정의혹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용규 대표가 경찰을 향해 불만을 토로했다.

최 대표는 지난 22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경찰 수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 모른다. 답답하다"면서 "경찰 수사가 나오지 않아 직원이 필요함에도 뽑지 못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최 대표가 언급한 경찰 수사는 지난 연말 대전시티즌이 진행한 공개테스트 과정에서 불거졌다. 1차 서류전형에 총 284명이 지원했으며, 서류 합격자 88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22일~23일 양일에 걸쳐 덕암축구센터에서 2차 실기 테스트가 실시됐다. 

고종수 당시 감독 등 코칭스테프 3인과 공정성 및 객관성을 기하기 위해 외부인사(대한축구협회 전임지도자) 1인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했으며 2차 테스트를 통해 15명으로 추려졌다. 대전시티즌은 15명의 후보를 통영 전지훈련에 참가시킨 뒤 자체평가, 연습경기 등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평가를 위한 채점 과정에서 일부 선수들의 점수가 조작된 의혹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됐고 대전시는 자체 조사보다는 수사기관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프로축구선수로의 꿈을 키우며 성장한 선수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찬스를 제공한 공개테스트가 불법 의혹으로 얼룩진 것이다.

의혹의 골자는 평가과정에서 특정 선수의 평가 점수가 조작됐고 이로 인해 2명이 탈락한 반면 2명이 통과되는 엇갈린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또 최근에는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이 고 감독에게 특정인을 추천했고 이 때문인지 김 의장이 추천한 2명 중 1명이 최종 후보 15명에 포함되면서 논란을 부추겼다.

결국 대전시는 지난 1월 진위를 밝히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이때부터 경찰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문제는 경찰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대전시티즌 선수들이 동요됐다는 점이다. 7개월 동안 진행된 경찰 수사의 여파는 곧바로 구단 성적에 악영향을 줬다. 시즌 초반 2연승을 달리며 기대를 품게 했지만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선수단도 요동쳤다. 고 전 감독을 비롯해 일부 코칭 스텝이 모두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되면서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타격을 받았다.

그 결과 지난 4월 11일 경기에서 승리한 이후 3개월 동안 승리가 없을 정도로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으며 시즌 초반 상위권이던 구단 순위는 K리그2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고 있다. 대전은 경찰 수사와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고 전 감독을 경질한 뒤 박철 감독대행을 거쳐 이흥실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지만 구단 성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대전시티즌 대표로 부임한 최 대표는 사무국장을 대기발령하는 등 내부적인 혁신을 추진하고 있지만 경찰 수사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내부 직원들에 대한 인적 쇄신을 해야 하지만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면서 사건에 연루된 직원들의 잘잘못이 가져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구단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최 대표 입장에서는 경찰 수사가 지연되면서 내부 혁신을 위한 직원 채용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읽혀진다.

최 대표는 "경찰 수사 이후 3명을 대기발령했는데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와 봐야 한다"면서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여전히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경찰청 담당 수사진은 일체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 관계자는 "수사는 현재 진행 중이며 어디까지 진행됐고 언제 검찰에 송치될지는 말해줄 수 없다"고 형식적인 답변만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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