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지난 23일 러시아 폭격기가 우리나라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 측으로부터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 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어제 러시아 공군에서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과 관련해 언론에 밝혀지지 않은 내용이 있다”며 러시아 차석 국방무관과 국방부 정책기획관 대화 내용을 전했다.

윤 수석은 “러시아 측 입장은 이번 사태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러시아 국방부에서 즉각 조사에 착수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이어 “(러시아 측은)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된다”며 “한국 측이 가진 영공 침범 시간, 위치, 좌표, 캡처 사진 등을 전달해주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했다.

앞서 지난 23일 러시아 폭격기와 중국 정찰기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 폭격기 1대는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2차례 침범했다. 우리 군은 F-15K와 KF-16 등 전투기를 출격시켜 차단 기동과 함께 경고사격을 가했다.

윤 수석은 “(러시아 측은)어제 비행은 사전 계획된 중국과의 연합 비행훈련이었다고 했다. 최초에 계획된 경로대로였다면,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러시아 당국은 ‘국제법은 물론, 한국의 국내법도 존중한다. 의도를 갖고 침범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윤 수석은 또 “러시아 정부는 ‘이번 사안과 관계없이 한국과 관계가 발전되기를 희망한다. 의도를 갖지 않았다는 것을 한국 측이 믿어주기 바란다. 동일한 사안이 발생되지 않도록 한국-러시아 공군간 회의체 등 긴급 협력체계가 발전되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윤 수석은 “일부 언론에서 NSC(국가안보회의)를 개최하지 않은 부분을 비판하는데, 전체적인 상황이 그렇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