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보복 관련 글 “참모진 나설 때” vs “냉정히 대처해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아산을)과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충남 서산‧태안)이 일본 수출 규제 조처를 맹비판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페이스 북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일본 수출 규제 조처 대응에 엇갈린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강 의원은 조 수석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참모진이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한 반면, 성 의원은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맞섰다.
앞서 조 수석은 지난 21일 ‘문재인 정부는 국익수호를 위해 서희의 역할과 이순신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조 수석은 “일본의 국력은 분명 한국 국력보다 위다. 그러나 지레 겁먹고 쫄지 말자”고 썼다. 조 수석은 지난 18일부터 4일간 페이스북에 17건의 게시물을 올리며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에 관한 글을 올렸다.
성 "싸워도 외교장관이 나서야..대통령 복심 말 조심해야"
강 "대통령 참모 말 안하면 누가 하나, 대통령 공간 넓히는 것"
이에 성 의원은 “지금 일본하고 싸우자고 그러는데 싸우더라도 외교장관이 나서고 외교수석이 나서든가 책임질 수 있는 분들이 나서서 잘 대응을 해야지, 민족 감정에 불을 질러 대응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또 “국가에 책임 있는 분들이 말을 잘못해 놓으면 외교 당국자나 대통령께서 움직이기가 굉장히 협소해진다”며 “정말로 참모들이 신중해야 된다. 특히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불리고 있는 수석 같은 경우에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지금은 국가에 책임 있는 분들이 말해야 될 때”라고 반박했다. 그는 “(조 수석은)법학자로서 본인의 소신을 밝힐 필요가 있다. 대통령에 법의 문제를 총괄해 조언하는 위치에 있는 분 아니냐”며 “이번 문제의 시작은 강제 징용 문제를 어떻게 보느냐. 일본과 배‧보상의 문제, 범위에 문제 차였기 때문에 민정수석으로서 당연히 자기 입장을 말할 필요가 있다”고 옹호했다.
강 의원은 또 “일본이 문재인 정권, 심지어 더 나간 이야기도 하고 있는 마당에 대통령 참모가 말하지 않는다면 누가 이야기하겠느냐”며 “오히려 저는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대통령의 공간을 넓히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강 의원은 “이번에 (조 수석이)한 이야기는 서희 역할과 이순신 역할을 하자고 한 것”이라며 “서희 외교 담판을 지었던 냉정한 외교의 결정판 같은 우리 선조이고, 이순신은 무서울 것 없이 몰아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이야기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냉정하게 하자’, ‘차분하게 하자’는 말에 동의하지만, 마치 일본은 굉장히 치밀하고 우리는 치밀하지 않은 것처럼 전제하고 대화하는 건 옳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성 "이순신 공부 좀 제대로 하시라"
강 "제 지역구에 현충사, 이순신 정신 잘 안다"
반격에 나선 성 의원은 “이순신 좀 제대로 공부하시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이순신 장군은 임금이 나가 싸우라고 하더라도 너무 냉정했기 때문에 안 나갔다. 이순신 장군 자체가 전쟁을 하려면 물길, 여러 지형지물, 이것들을 본인 스스로 가서 정탐하고 전략을 세운 다음 이길 확신이 섰을 때 물때를 맞춰 공격하고 승리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제 지역구에 현충사가 있어 이순신 정신은 저도 참 잘 아는 편”이라고 받아쳤다.
강 의원은 “지금 우리는 조 수석 발언에 집중할 때가 아니라 일본 외상 발언을 어떻게 평가할 건지, 세코 경제상 발언은 어떻게 대응할 건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대통령에 무례를 하는 것에 대한민국 정치인과 정치권이 무엇을 할 건지 명확하게 답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아베 정권은 지난 21일 국회 상원 격인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보다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