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천안축구센터서 당원 대상 ‘특강’..출마지역 질문에 “감 잡고 있을 것”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9일 천안축구센터에서 당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19일 천안축구센터에서 당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이완구(68) 전 국무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사실상 ‘천안갑’ 출마를 암시하는 발언을 해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이 전 총리는 대전과 세종, 충남 천안, 홍성·예산을 출마지역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혀왔다.

이 전 총리는 19일 오후 천안 축구센터에서 열린 ‘천안시 중앙위원회 워크샵’ 특강에서 총선 출마지역을 묻는 참석자 질문에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여기 계신 분들은 저보다 더 높은 정치적 식견과 눈치가 대단한 분들이다. 제가 말하지 않아도 감을 잡으실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전 총리는 이어 “충청권 국회의원은 27명으로 이중 민주당은 15석, 한국당은 12석”이라며 “내년 총선은 동지들과 과반 이상 동반 당선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회의원 의석수가)대전은 7석이고, 충남은 11석이다. 이중 천안·아산은 5석”이라며 “충청권 의석비율을 역전시킬 수 있는 동반 당선에 관심을 갖고 있다. 유권자에게 결례가 되지 않도록 적절한 시간을 내 (출마지를)이야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사실상 ‘천안갑’을 출마지역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으로, 충남 11개 의석 중 5석이 걸린 천안·아산 선거판을 흔들어 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현재 천안·아산은 민주당이 4석, 한국당이 1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여야 모두 충남에서 승리하려면 천안·아산 ‘필승’이 전제조건으로 따라온다. 

특히 천안갑은 ‘충남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까지 당선 무효 형을 받은 이규희 민주당 의원 지역구이기도 하다.

다만 이 전 총리가 출마지를 공식화하지 못하는 배경은 중앙당과 내부 조율을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특강에 참석한 한 핵심 당원은 “이 전 총리의 오늘 발언에서 천안 출마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면서도 “(출마지)확답을 못하는 건 황교안 대표와 내년 총선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한 후 최종 발표를 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당원은 “참석자들이 느끼는 분위기는 ‘충남 의석수가 몰려있는 천안을 중심으로 충남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이 전 총리 의지로 들렸다. 천안 출마 의중을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특강에는 이창수 충남도당위원장을 비롯해 신진영 천안을 당협위원장, 전‧현직 시·도의원, 지역 당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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