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고 사망자의 마지막 길을 지켜준 이웃들, 세상이 아직은 따듯한 이유
대전 대덕구 법동성당 교우들 망자의 마지막 길 함께 해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 측 빈소 무료 제공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되는 건수는 2014년 1379명에서 2015년 1676명(전년대비 21.5% 증가), 2016년 1820명(8.6%), 2017년 2008명(10.3%), 2018년 상반기에는 1290명까지 증가했다.

이런 안타까운 소식은 주로 독거노인과 1인 가구의 증가 영향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대전 대덕구에서 무연고 사망자의 빈소를 지켜준 따뜻한 이웃들의 이야기가 있다.

지난 12일 대전 대덕구에 위치한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장례식장 한 켠에 마련된 빈소에는 무연고 사망자 고(故) 문O건(86,남)씨의 장례가 진행됐다. 
 
가족이 없거나 가족이 있어도 유족이 시신처리를 지자체에 위임하면 지자체는 장례식장에 위임, 무연고 사망자 장제처리를 하는데, 장제비용으로 나오는 75만 원은 시신 보관 및 처리, 운구, 화장 및 봉안에 따른 비용으로 충당하기에도 부족하다.

이에 고인의 빈소를 차리는 것도 불가능해 무연고 망자의 가는 길은 조문객도 없이 그 흔한 화환이나 향불조차 없어 쓸쓸하게 치러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실이다.

그러나 이날 고인의 장례는 근로복지공단 대전병원 장례식장에서 무료로 빈소를 마련하고 고인의 이웃이 고인이 입고 갈 수의와 제수 술을 준비하고, 구청 사회복지과 무연고 담당자가 고인이 생전 다닌 법동성당의 교우들에게 연락해 20여 명이 조문객이자 상주가 돼 화장과 봉안까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자리를 지켰다.

가족이 있어도 관계 단절이나 경제적 부담의 이유로 무연고 사망자 처리가 증가되고 있는 작금의 세태에서, 이날의 모습은 가슴 따뜻한 여운과 함께 우리 사회 모습을 곱씹어 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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