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영입 발표했다가 하루만에 계약해지 발표
선수선발위원회 유명무실속 최용규 대표 운영방침 허점

대전시티즌이 브라질 1부 리그 출신 선수를 영입했다고 발표했지만 영입 발표 이후 하루만에 에이즈 양성 반응이라며 계약해지했다. 사진은 대전시티즌이 영입을 발표했던 알레산드로.
대전시티즌이 브라질 1부 리그 출신 선수를 영입했다고 발표했지만 영입 발표 이후 하루만에 에이즈 양성 반응이라며 계약해지했다. 사진은 대전시티즌이 영입을 발표했던 알레산드로.

대전시민 프로축구단인 대전시티즌이 전국적으로 망신살이 뻗쳤다. 최용규 대표가 브라질 출장 후 첫 결과물로 브라질 1부 리그 선수를 영입 발표했는데 해당 선수가 에이즈 감염이 의심스러운 선수였던 것. 대전은 영입 발표 하루만에 계약을 해지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나는 모양새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다.

대전은 지난 12일 오후 6시께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브라질 1부 리그(세리에 A) 플루미넨시(Fluminense) 출신의 공격수 마테우스 알레산드로(Matheus Alessandro)를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전은 측면 공격수로 빠른 발을 활용한 측면 돌파와 공격 침투가 장점인 알레산드로 선수를 영입하면서 K리그2 10개 구단 중 최저 득점인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최 대표가 이달 초 브라질 출장길에 올라 브라질 1부 리그 플루미넨시, 포르탈레자와 국제 교류 협약을 통해 양 구단의 우수 선수 및 유망주 교류를 합의한 뒤 나온 첫 결과물로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이런 대전의 바람은 하루만에 수포로 돌아갔다. 

대전은 영입을 발표한 지 불과 만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13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새롭게 영입한 알레산드로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알레산드로에 대한 메디컬테스트 과정에서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양성반응을 통보받고 신속히 계약을 해지했다는 게 대전의 설명이었다. 

즉 메디컬테스트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선수영입을 발표하면서 논란을 자초한 셈이다. 문제는 또 있다. 대전은 지난 6월 선수 선발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선수단운영위원회를 발족했다. 

선수단운영위원회는 감독, 스카우터(2인), 외부 축구전문가, 변호사, 의사, 전력강화팀장, 데이터분석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구단 철학과 경기력, 예산, 메디컬, 법률 등을 고려한 입체적인 선수선발 시스템을 구축해 선수 영입과정의 거품을 제거하겠다는 게 구단 측 설명이었다.

이번 알레산드로 영입은 선수단 운영위원회의 발족 이후 첫 영입 사례로 위원회가 검증한 첫 선수로 기록됐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선수단운영위원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메디컬테스트도 통과하지 않은 선수를 영입하게 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또 다른 문제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전은 알레산드로 계약해지를 발표하면서 에이즈 감염사실을 공개했다. 이는 에이즈 감염인 동의없이 공개할 경우 처벌된다는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만약 현행법을 위반했다면 추가로 법적 분쟁 소지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대전은 부랴부랴 "알레산드로 선수에 대한 선수등록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팬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리게 됐다"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축구계의 웃음거리가 된 건 분명해 보인다.

이를 지켜본 지역 축구계 한 인사는 "메디컬테스트도 끝나지 않은 선수와 계약했다고 보도자료를 내고 하루만에 문제있으니 해지한다고 자료를 낸 것은 아마추어 행정임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며 "선수운영위원회가 거수기라는 것이 증명됐으며 해당 선수가 에이즈라는 것은 공개한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시즌 도중 구단 책임자로 부임한 뒤 구단 체질을 바꾸기 위해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새롭게 도전하고 있지만 첫 출발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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