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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큰 어른' 홍성표 영면에 들다
'지역의 큰 어른' 홍성표 영면에 들다
  • 지상현 기자
  • 승인 2019.07.11 10: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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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저녁 지병으로 별세 향년 77세..성심장례식장에 빈소 마련

홍성표 전 대전시교육감이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사진은 대덕대 총장 시절 고인의 모습.

지역의 큰 어른인 홍성표 전 대전시교육감이 별세했다. 홍 전 교육감은 10일 저녁 지역의 한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향년 77세.

고인은 1942년 대전 동구 삼정동에서 태어나 대전사범학교를 졸업했다. 사범학교를 간 이유는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조부와 부친이 “절대 순사나 면서기를 하지 말라”고 해서다. 초중고 시절 야구선수 생활을 했고, 대전대표로 청룡기대회와 전국체전에 출전할 정도로 수준급 실력을 갖췄다고 한다.

사범학교 졸업 후 시골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 때 핸드볼 팀을 구성해 지도한 게 대한핸드볼협회 부회장 등 체육계의 핸드볼 지도자로 활동하는 첫걸음이 됐다. 주경야독하며 단국대를 졸업하고, 중앙대 대학원과 한양대 대학원에서 각각 이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충남대 교수로 부임해서는 해마다 빠뜨리지 않고 논문을 발표할 만큼 연구에 매진했다. 학생처장을 지냈고 방송진행, 신문 칼럼 기고, 강연 등 대외활동도 왕성하게 했다. 수필가로도 등단해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수상집을 두 차례나 발간했다.

대전시 교육위원회에서 의정활동을 펼친 뒤 제3대 대전시 민선교육감에 당선됐다. 이후 재선에 성공, 8년간 대전교육을 이끌었다. 교육감협의회 부회장과 회장을 역임했고, 대전대와 목원대에서 석좌교수를 지냈고 대덕대 총장을 역임했다.

그는 직접 현실 정치에 몸담지는 않았지만 정치인을 키워내는데 일조했다. 그 대표적인 주인공이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다. 홍 전 총장은 2006년 지방선거와 2010년,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박 전 시장이 출마할 때마다 캠프에 합류했다.

사실 고인만큼 정치권으로부터 러브콜을 많이 받은 지역인사도 없다. 그 때마다 그가 되풀이한 대답은 “영원히 선생으로 남겠다”였다. 교육감 임기를 얼마 남겨 놓지 않고 치러진 총선에서는 “4년의 금배지보다 남은 임기가 더 중요하다”며 출마하지 않았고, 지방선거 때만 되면 신문지상에 시장후보로 하마평에 오르곤 했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여권 실세들로부터 대선에서 특정 역할을 맡으라는 주문을 수없이 받았다. 그 때마다 그는 장관 자리, 대학총장 자리를 모두 마다했다.

이후 성주호 창성학원 이사장과의 인연으로 대덕대 총장으로 선임돼 오랜기간 대덕대를 이끌었다. 그의 교육철학은 학생들이 교실에서 즐겁게 배우게 하고, 선생님은 정성껏 가르쳐 보람을 얻는 게 교육의 본질이라는 것. 이는 사제동행(師弟同行), 도제교육(徒弟敎育)으로 구현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 그는 교육감 시절 선생님이 주도하는 교실변화를 이끌어냈고, 대덕대에서도 교육을 위해서라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대덕대 총장 시절 <디트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교육자로서의 철학을 밝혔다. 당시 그는 어떤 일이 주어지면 그 일을 맡을지 여부를 놓고 세 가지 원칙을 되짚어본다고 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여정과 부합하는지, 그 바탕 위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인지, 그리고 자신의 능력이 미치는 일인지를 따진다는 것. 고인은 자신의 교육철학을 토대로 대학 운영에 매진했다.

다만 교육부가 창성학원 이사 취임을 보류하면서 오랜기간 법정 소송이 진행됐다. 법원이 교육부의 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을 확정하면서 다소나마 명예가 회복되기도 했다.

오래전 암 선고를 받은 뒤 충남대병원 등에서 오랜기간 암투병 생활을 하던 고인은 전이되면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고 끝내 숨을 거뒀다.

평소 그를 존경해 온 지역 한 인사는 "고인은 지역의 큰 어른이자 정신적 지주였다"며 "어딜 가든 정갈한 말투와 시작부터 끝까지 한편의 수필을 얘기하듯 말씀하셨던 분이셨다"고 회고했다.

박 전 시장도 "언제나 올곧고 바른 길을 가려는 사고와 행동을 해 오신 분"이라며 "더 살아계시면서 대전의 큰 어른 역할을 해 주길 바랐는데 갑자기 가셔서 가슴이 아프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미망인 김추자 여사와 두 아들 며느리, 그리고 4명의 손주들이 있다. 빈소는 성심장례식장 VIP 2빈소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오는 14일 오전 8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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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인 2019-07-15 10:10:24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참으로 멋지고 멋진 분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