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인구유출 - 지역인재 채용 '불평등 심화'

허태정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이 지난 5월 24일 오전 대덕구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제8회 대전분권정책협의회에 참석해 혁신도시 지정에 대한 의견을 나눈 후 단체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허태정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이 지난 5월 24일 오전 대덕구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제8회 대전분권정책협의회에 참석해 혁신도시 지정에 대한 의견을 나눈 후 단체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세종시 출범 이후 가속화되는 인규 유출과 원도심 쇠퇴로 고심에 빠진 대전시가 혁신도시 지정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부와 국회를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난 5월 정례브리핑에서 "역세권을 포함한 원도심 지역을 혁신도시 개발예정지구로 지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정치권 협조만 잘 되면 혁신도시 유치가 그렇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세종시와 대전은 상생 발전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블랙홀' 상태"라며 "그동안 혁신도시에서 제외돼 역차별을 받은 충남과 대전이 이번에는 혁신도시에 반드시 지정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라고 의지를 나타냈다.

허 시장은 양승조 충남지사와 함께 지난 6월 17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방문해 혁신도시 지정을 요구했고, 18일 더불어민주당 당정협의회에 참석해 혁신도시 지정 및 공공기관 이전을 요청했다. 최근에는 '공공기관 이전 추진단'을 꾸리고, 혁신도시 지정에서 소외된 충남과 공동 대응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2004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정을 통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정부기관을 지방에 분산하고,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고자 전국 시도에 혁신도시 건설을 추진했다. 

그러나 대전은 인접지역에 세종시가 조성되고 대덕연구개발특구와 정부대전청사 등 다수 공공기관이 이전해 있다는 이유로 혁신도시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10년이 흐른 지금 대전은 급격한 인구 유출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세종시 입주가 본격화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전시민 8만 73명이 세종으로 이동했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세종으로 이주한 대전시민은 10만 7355명으로, 그 중 70%가 신도심(서구·유성구) 주민으로 집계됐다. 그 사이 원도심 주민들이 신도심으로 거주지를 옮겼고, 원도심은 더욱 위축됐다.

대전 유명 중견기업들도 세종시로 터전을 옮기는 등 지난해 기준 대전인구는 2010년 이후 처음으로 150만 명 미만인 148만 4398명으로 집계됐다.

지연인재 채용 불평등 문제도 심각하다. 대전지역 18개 대학에는 14만 4000여 명이 재학중이며, 한해 졸업생은 2만 6000여 명에 달한다. 지난해 12개 혁신도시로 이전한 109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의무채용 인원은 1423명이지만, 대전지역 대학생은 세종시 이전 공공기관까지 의무채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혁신도시법 개정으로 수도권에서 이전한 공공기관이 지역 소재 대학 또는 고등학교 졸업자를 의무적으로 30%(2022년 기준)까지 채용하는 '지역채용 할당제'가 올해부터 시행되면서 역차별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혁신도시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하고 총 사업비 4조 2794억 원 규모(국비 1조 7213억, 지방비 1조 3100억, 민자 등 1조 2481억)를 지원하기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수도권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위한 혁신도시 시즌2가 착수됐으나 그 범위는 기존 10개 혁신도시를 대상으로 하고 있을뿐, 대전과 충남은 제외돼 논란이 가중됐다.

혁신도시 시즌2를 맞아 추가로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는 기관은 최대 210개다. 이 가운데 대전시는 과학기술 10개, 코레일 4개, 금융 6개, 지식산업 4개 등 총 24개 기관 유치에 나서고 있다. 

대전시가 혁신도시로 지정되면 도시 쇠퇴가 빠른 원도심이 활성화되고 청년 일자리 창출 및 경제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혁신도시특별법 개정에 대한 기대가 높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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