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부장관 ‘불참’..지역구 의원 절반도 참석 안 해

대전시와 충남도가 혁신도시 지정을 위해 국회에서 마련한 정책 토론회에 주요 인사가 대거 불참하면서 ‘반쪽 행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가 혁신도시 지정을 위해 국회에서 마련한 정책 토론회에 주요 인사가 대거 불참하면서 ‘반쪽 행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가 혁신도시 지정을 위해 국회에서 마련한 정책 토론회에 주요 인사가 대거 불참하면서 ‘반쪽 행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전시와 충남도, 대전세종연구원은 10일 오전 10시 30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를 주관했다. 이 자리에는 허태정 대전시장과 나소열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 대전시와 충남도 관계자, 양 지역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정책토론회 열어놓고 불참한 의원들
충남, 윤일규 의원만 참석..혁신도시 의지 있나

하지만 당초 참석 예정했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불참했다. 국토교통부가 혁신도시특별법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라는 점에서 김 장관이 이날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토론회를 주최한 대전‧충남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대부분 불참했다. 그나마 참석한 의원들도 축사가 끝나자마자 자리를 뜨면서 혁신도시 지정에 적극성이 있는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혁신도시 지정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10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혁신도시 지정 촉구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지역 의원은 박병석(서구갑)‧박범계(서구을)‧조승래(유성갑)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장우(동구)‧이은권(중구)‧정용기(대덕구)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다. 충남에서는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 천안병)만이 유일하게 참석했다. 이는 지역구 전체 의원 18명 가운데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행사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한 참석자는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아 한마디로 맥이 빠진 기분”이라며 “말로만 대전과 충남 혁신도시 지정을 외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지역민들도 동참할 것 아니냐”고 쓴 소리했다.

참석 내빈들도 인사말만 하고 자리 떠
발언 내용도 ‘대전‧충남 소외론’ 치우치며 아쉬움

환영사와 축사를 한 인사들은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 당위성과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발언 내용이 ‘대전‧충남 소외론’에 치우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다.

허태정 시장은 환영사에서 “그동안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이전으로 지역 혁신도시들이 성장해 왔지만, 유독 대전과 충남만 제외되면서 지역사회 경제발전과 더불어 지역인재 채용에 많은 역차별을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허 시장은 “이번에 국가가 새롭게 ‘혁신도시 시즌2’를 추진하는데, 대전과 충남이 반드시 혁신도시로 지정돼 공공기관 이전을 위해 지역 일자리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지역 청년들이 좋은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혁신도시를 위한 논리 개발과 더불어 정당성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길 바라고, 지역 의원들과 지역 시민들이 힘을 모아 올해 혁신도시에 지정되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라고, 저도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허태정 “혁신도시 제외로 역차별..논리 개발‧정당성 알리는 기회”
나소열 “세종시 떼어주고 발전 동력 상실해 가슴 아파”

허태정 대전시장(왼쪽)과 나소열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
허태정 대전시장(왼쪽)과 나소열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

나소열 충남도 부지사는 “세종시가 행복도시로 충남에 유치된다고 했을 때 충남뿐만 아니라 대전시민도 무척 좋았을 것”이라며 “세종시가 들어오는 충남은 적극적으로 환영했다.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세종시가 충남에 위치하고, 많은 공공기관들이 지역에 배치된다면,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대의가 잘 완성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그때 세종시는 충남도내 일종의 ‘기초자치단체’ 의미였다. 명칭도 세종시가 아니라 ‘행정중심복합도시’였다. 그것이 2012년 광역시로 분리되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세종시가 아니었다. 그러면서 충남도는 인구 10만이 나가고, 면적도 줄고, 경제적 손실도 엄청났다. 인근 공주까지 일부를 떼어주는 아픔을 겪었다”고도 했다.

나 부지사는 “이후 많은 기관이 이전했지만 오히려 충남 인구가 세종시로 빨려 들어갔다. 충남도청이 대전에서 내포신도시로 이전하면서 내포신도시를 조성해 10만 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동안 공공기관이 이전했어도 2만 5000명”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신도시가 되니 충남도민은 가슴 아파한다. 세종시를 떼어주고 충남 발전의 동력을 많이 상실한 아픔이 있다. 세종시가 광역시로 분리‧독립했으면 충남이 중심을 제대로 잡을 수 있도록 내포 혁신도시를 지정하고, 공공기관 일부라도 이전해 환황해권이 발전할 기회를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병석 “지역인재 의무채용 뒤 혁신도시 공공기관 포함”
이장우 “지역 젊은이들 어려움 혁신도시로 해결해야”
박범계 “송재호 위원장 혁신도시 키 쥐고 있어”

왼쪽부터 박병석, 이장우, 박범계 의원.
왼쪽부터 박병석, 이장우, 박범계 의원.

박병석 의원은 축사에서 “전 국민이 골고루 잘 사는 나라 국가가 추구해야할 방향이다. 그래서 세종시를 만들었고, 150개 공공기관 만들었다. 이제 보완할 필요가 절실히 대두됐다”며 “대전‧충남 혁신도시는 두 단계로 진행해야 한다. 우선 지역인재 의무채용이 1단계이고, 내년으로 예상되는 혁신도시와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대전‧충남이 포함되는 것이다. 의지와 열정에 필요한 것은 지혜로운 추진방법”이라고 역설했다.

이장우 의원은 “세종시가 생기고 나서 충청 발전에 큰 전기가 됐지만, 한편으로는 혁신도시가 제외되면서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는 여건이 배제되면서 지역 젊은이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대전‧충남이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혁신도시이고, 여야를 떠나 반드시 성취해야 할 과제이다. 이 과제가 해결될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박범계 의원은 송재호 국가 균형발전위원장을 언급하며 “혁신도시 지정은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키를 쥐고 있다”며 “송 위원장은 제주도 출신이지만 문 대통령과 아주 가깝고 국가 균형발전 DNA가 온몸에 녹아 있는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이어 “송 위원장이 결심하면 혁신도시가 대전‧충남에 온다. 얼마 전 노영민 비서실장 공관에 초대받아 식사하는 자리에서 대전‧충남 혁신도시 지정에 강력 요구했다. 노 실장이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대전‧충청인의 의지를 결집하면 (혁신도시 지정은)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이은권 “기대했던 세종시, 대전‧충남 인구 거꾸로 빨려들어”
윤일규 “수도권 신도시 하나 생기면 지역 신도시 하나 없어져”

이은권 의원(왼쪽)과 윤일규 의원.
이은권 의원(왼쪽)과 윤일규 의원.

이은권 의원은 “저는 월요일(8일)에도 혁신도시 문제에 (김현미)국토부장관에 강한 질타를 했고, 혁신도시를 대전과 충남에 가져와야 한다고 했다”며 “세종시가 생기면서 대전‧충청권에 좋은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에서 혁신도시가 제외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세종시로 인해 대전과 충남 인구가 거꾸로 세종시로 빨려들어 갔다. 세종시로 인해 대전과 충남이 더 발전해야 함에도 예상과 달리 역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것이 국토균형발전에 도움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대전은 혁신도시로 지정되지 않다보니 혁신도시 지정 전 23개 기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인재 채용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대전과 충남 국회의원이 혼연일체 해야 하지만, 대전 시민과 충남시민이 정책토론회를 통해 뜻을 결집하는 계기가 돼서 대전과 충남에 혁신도시가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윤일규 의원은 “국가에서 수도권에 신도시 하나 개발하면, 지역에서는 신도시 하나가 없어진다”며 “우리가 혁신도시를 지정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운명이 이대로 가면 제대로 가는 것인가에 대해 원점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혁신도시나 지방발전에 소외된다고 하지만, 서울 원거리 주민들은 우리를 부러워한다. 전국의 다른 도시와도 형평해서 그들들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대한민국 중심도시가 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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