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정무부시장 교체가 임박한 분위기다. 허태정 시장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때도 ‘정무’에 대한 비판성 문답이 오가면서 물갈이 가능성이 감지됐다. 누구든 일을 제대로 못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 책임이 온전히 당사자에게만 있다고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나 성과를 못 내고 있다면 대책이 있어야 한다. 새 사람을 뽑는 것도 대안이다.

허 시장은 이번에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을 써야 한다. 선거를 도와준 공을 갚은 수단으로 쓰거나 당사자의 경력관리 등으로 이용된다면 자리만 또 허비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시장은 이미 차기 정무를 낙점해놨을 수도 있으나 적임자가 아니라면 사람을 더 찾아봐야 한다. 

막연하게 ‘괜찮은 사람’, ‘적당한 사람’을 쓴다는 생각보다는 허 시장 자신과 대전 시정에 가장 필요한 사람을 써야 한다. 그게 무엇인지는 시장이 잘 알 것이다. 허 시장은 1주년 기자회견 때 지금 대전시장에게 필요한 능력으로 갈등관리, 미래비전전략, 조직관리 3가지를 꼽으면서, “우리시대에 맞는 리더십은 갈등조정능력”이라고 했다. 

이 말이 진심이면 갈등조정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할 수 있다. 지금 대전시에서 갈등조정의 대상이 무엇인지, 그것을 어떻게 조정했으면 하는지를 감안해서 그것들을 잘 해낼 수 있는 인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지금 허 시장 옆에 있는 사람 중에 그런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써도 무방하나, 그런 사람이 없다면 찾아야 한다. 

시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 인재 써야

과거 안상영 부산시장은 IMF사태로 무너진 부산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정무부시장을 찾기 위해 전국적으로 경제전문가를 물색해서 남충희 씨를 찾아냈고, 그에게 센텀시티 개발을 맡김으로서 ‘부산의 맨해튼’을 만들어내는 기초를 닦았다. 당시 남 씨는 안 시장에겐 생면부지의 인물이었다고 한다. 이완구 충남지사는 ‘경제부지사’로 KOTRA 인사 채훈 씨를 영입, 외자와 기업유치 충남 1위라는 성적을 내기도 했다.

대통령이나 시도지사 등 인사권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임무가 능력있는 인사를 발탁하는 일이다. 아무리 중요한 일도 대통령이나 시도지사 혼자서는 할 수 없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무부시장은 공무원들이 승진해서 옮겨가는 자리가 아니고 시장이 100% 발탁권을 가진 자리다. 시장 자신의 분신처럼 쓸 수 있는 자리다. 

허투루 쓰면 있으나마나 한 자리지만 능력있는 인사를 기용하면 시장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리다. 많은 시도지사들은 이런 점을 알면서도 시장 자신의 정치적 손익 등을 따져 그렇고 그런 인사를 정무로 쓴다. 현 정무부시장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걸 보면 그도 이런 식으로 임명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정무의 개인적 책임보다 임명권자의 책임이 더 크다고 봐야 한다.

이번에 후임 정무를 임명할 때  과정과 기준이 전임과 다를 바 없다면 역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1년 정도가 지난 뒤에 또 다시 정무가 일을 잘했느니 못했느니 하며 당사자를 추궁하는 말들이 나온다면 시장 책임이다.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을 사람을 써야 한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정말 괜찮은 인물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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