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지방정부가 출범한 지 오늘로 딱 1년이다. 대전시는 허태정 시장이, 충남도는 양승조 지사가 새 사령탑이 되어 이끌어왔다. 대전도 충남도 이전 수장(首長)이 정상적으로 물러나지 못한 상태에서 그 자리를 이어받은 것이어서 책임이 더욱 컸다. 그러나 지난 1년을 돌아보면 대전도 충남도 아쉬움이 크다.

허 시장이 들어와서 주목 받은 것 가운데 하나는 갈등현안을 ‘공론화’로 풀어가는 방식이었다. 정부가 원자력 문제를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접근하는 모습을 본받은 것이기는 하지만 지역 현안에도 해법이 될 만하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허 시장은 공론화 방식을 통해 월평공원 문제의 갈래를 땄다. 미숙한 진행으로 논란도 없지는 않았으나 갈등 현안에 대해 시민들이 보다 잘 파악할 수 있는 방법임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야구장 이전과 LNG 발전소 유치 문제는 시장이 발을 헛디디면서 낭패를 봤다. 용역까지 주면서 추진하던 야구장 이전은 없던 일로 돌리고 당초 계획대로 한밭운동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건립하기로 했고 발전소 유치도 사실상 발을 빼고 있다. 치밀한 판단 없이 섣불리 추진하다 빚어진 결과다. 이런 실수가 계속되면 시장의 말은 믿을 수 없게 되고 리더십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직원의 청사 내 미용시술 사건도 그냥 터진 게 아니다. 

양승조 지사의 지난 1년은 업적도 실패도 없다. 충남도는 취임 1주년을 기념해 양 지사의 업적 여러 가지를 소개했지만 눈에 띠는 건 없었다. 700개 기업 4조 1034억 원의 투자를 유치, 8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6억 달러 유치, 고용률 전국 1, 2위 등의 성적표는 자랑할 만하지만 ‘이건 정말 양지사가 아니면 어려운 일인데 양 지사니까 바뀌는 거구나’ 하는 현상이나 결과는 아직 없다.

도청엔 도지사의 측근 챙기기 등 원칙 없는 인사가 거듭되면서 직원들 불만이 팽배하다고 한다. 6급 직원이 인사에 공개 반발하고 동료직원들이 그를 응원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도지사의 권위가 의심받는 현상이다. 도민의 평가도 후하지 않다. 충남도 자체조사(도내 19세 이상 남녀 1020명 조사)에 따르면 도민 56.2%만 도정 운영에 대해 "긍정한다’’고 답했다. 내 스스로 평가받은 점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낙제점 아닌가?

대전시장 충남지사 ‘존재감’ 고민해야

대전 충남 시도민들은 작년 민선7기 출범 때 허 시장은 구청장을 두 번 했고, 양 지사는 국회의원 4선 출신이라는 시도지사로서의 리더십을 기대했다. 존재감 있는 시도지사로서 대전 충남을 이끌어줄 것을 바랐다. 두 사람은 과연 그런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가? 고개를 끄덕일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허 시장도 양 지사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정부의 인사 때마다 ‘충청권 0명’이란 보도가 나오지만 지역 정치권은 반응이 없다. 시도지사는 시도 행정의 수장이면서 그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정치적 현안에는 마땅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금 대전 충남 시도지사에겐 이런 모습이 안 보인다. 정부의 예타면제사업 발표 때도 충북은 분에 넘친 대우를 받으며 환호하는데 충남은 홀로 한숨만 짓는다. 

시도지사 평가할 때 1년은 충분한 기간은 아니다. 그러나 시도지사로서의 강점과 약점 등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다. 대전시장과 충남지사는 취임 1주년을 강점은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기회로 삼아 시도민과 시도의 미래를 위해 더욱 매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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