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내걸고 정부 측에 대책마련 촉구...정부는 나 몰라라 농민 불만 고조

마늘 값이 폭락 하자 서산 태안지역 농민들이 거리에 내건 현수막
마늘 값이 폭락 하자 서산안지역 농민들이 거리에 내건 현수막

"중국산 농산물이 범람해 우리농촌을 폐허로 만들고 있습니다. 현수막을 내걸고 하소연을 해도 정부는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농민들은 어디에 하소연 할 데가 없습니다. 농민들은 다 죽어야 합니까?”

한창 수확기로 접어들고 있는 서산 태안지역 6쪽 마늘 농가 농민들의 하소연 한 토막이다.

서산 태안 특산품인 6쪽 마늘 수확기인 요즘 마늘 값이 폭락하자 농민들이 현수막을 내걸고 정부가 대책마련을 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가격 폭락에 흥분한 농민들은 거리로 뛰쳐나올 태세다.

한창 수확기로 접어든 이 지역 6쪽 마늘 시세는 상품 기준 접 당(100개) 지난해 반값 수준인 2만 5000원을 밑돌고 있다. 종자 값에다 농기계 및 마늘수확 품삯과 비료 값을 제하고 나면 되레 빚만 지는 게 현실이다.

수확이 끝나가는 스페인마늘은 지난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만 2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공판장 시세는 하루가 멀다 하고 폭락해 마늘 값은 오를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 농산물의 시장 잠식이 주범으로 꼽힌다. 수입농산물에 의한 시장 잠식은 정부의 농산물 수입개방에 따른 것으로 특히 싼 값의 중국 농산물은 국내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정부의 수입개방에 따른 농가 피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주길 바라고 있다.

서산시와 태안군 관계자들은 “제철 수확 마늘 값이 폭락해 농가들의 깊은 시름이 걱정되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다”며 “중국산 농작물이 국내 시장을 잠식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서산시 부석면 A(59)씨는 “농사를 지어봐야 본전은 고사하고 품값에다 비료 값도 건지 못하고 있다”며 “늘어나는 빚을 감당할 수 없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앞이 캄캄하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2년 전 귀촌한 태안군 남면 B(63)씨는 “올해 처음 마늘 농사를 지었는데 망했다. 귀촌한 걸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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