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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이 솟는 보양식 '천안 달래강 민물어죽’
기운이 솟는 보양식 '천안 달래강 민물어죽’
  •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 승인 2019.06.25 0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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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 민물어죽(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하장리 양대초등학교 옆)

물가에 나가 별미를 맛보는 소풍이 있다. 천렵(川獵)놀이라고 한다. 더위를 피해 여가를 즐기며 냇가에서 고기를 잡으며 즐기는 놀이로 봄, 가을에도 즐기지만 여름철에 주로 즐겼다고 한다.

어죽은 강이나 냇가에서 고기 잡으며 노는 천렵에 빠질 수 없던 음식이다. 충남 천안에 삼복더위에 지친 몸을 쉬어가며 보했던 선조들의 지혜가 묻어나는 어죽으로 화제가 되는 집이 있다.

민물어죽
천안 입장 '달래강 민물어죽'의 민물어죽

민물어죽 밑반찬
민물어죽 밑반찬 깍두기, 배추겉절이와 부추.다진마늘,청양고추 등이 있다

활어 민물고기 사용한 추억의 맛 자연의 맛 그대로 보양식 달래강 민물어죽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하장리 포도원감리교회 옆에 위치한 ‘달래강 민물어죽’은 이경은(61), 이옥희(61) 동갑내기 부부가 15년 동안 민물어죽 하나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천안민물어죽 맛집이다.

행정구역으로는 천안 입장이지만 경기도 안성에서도 가깝다. 민물 어죽은 천렵문화의 전통음식으로 말 그대로 민물고기를 푹 고아서 발라낸 살과 체에 밭친 국물에 쌀과 국수를 넣어 끓인 죽이다.

계절적으로 더위에 지치기 쉬운 여름철에 보양별미일 뿐만 아니라 영양가 높은 반유동식(半流動食)이어서 환자식과 어르신들의 보양음식으로 손꼽히는 음식이다.

끓고 있는 민물어죽
끓고 있는 민물어죽

어죽을 기다리는 동안 주문하는 추어튀김
어죽을 기다리는 동안 에피타이저로 주문하는 추어튀김

어죽은 간단한 음식이 아니다. 보통 정성이 들어가지 않고는 맛있게 먹을 수 없다. 어죽에 쓰이는 생선은 충주호와 당진 대호방조제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가지고 이경은 대표가 아침 6시부터 작업에 들어간다.

어죽에는 보통 냉동 민물고기가 사용되지만 이집은 살아있는 붕어와 메기를 사용한다. 그래서 더 신선하게 느껴진다.

민물고기는 우선 내장과 이물질을 깨끗하게 손질해 물에 담가두는데 이게 바로 비린내를 잡는 핏물 빼내기 작업이다. 정성껏 손질한 생선은 서너 시간쯤 생선살이 부드럽게 으스러질 때까지 푹 고아낸다. 생선뼈와 잔가시 등은 체에 일일이 수작업으로 걸러내 엑기스를 만들어 다시 3시간 정도 끓여 육수를 만든다.

잡어매운탕
잡어매운탕

잡어매운탕
잡어매운탕

민물고기 특유의 흙 내와 비린내 전혀 없고 칼칼하면서 걸쭉한 국물 맛 최고

여기에 마늘이 많이 들어간 특제 양념장(다대기)을 비롯해 단호박과 깻잎, 팽이버섯, 부추, 민물새우, 수제비와 진공소면과 밥을 넣고 끓여 뚝배기에 담아 손님상에 낸다.

뚝배기에 한가득 푸짐하게 담긴 어죽을 한 숟가락 떠서 호호 불어서 입에 넣으면 뜨끈한 죽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민물고기 특유의 흑 내와 비린내가 전혀 없고 칼칼하면서 걸쭉한 국물 맛이 입 안 가득 퍼진다. 국물이 하도 걸쭉해 잘 식지 않기에 먹는 일이 만만치 않다. 정신을 집중하고 입을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등에서 금세 땀이 난다.

국수는 소면보다 가격이 비싼 진공면을 사용한다. 면이 쉽게 불지 않아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으로 어죽의 풍미를 높여준다. 언뜻 보면 국수가 들어가 있어 생선 국수나 어탕국수와 비슷해 보이지만 맛은 한참 다르다.

잡어매운탕 한상차림
잡어매운탕 한상차림

우측부터 이경은, 이옥희 대표 부부
우측부터 이경은, 이옥희 대표 부부

여기에 부추와 다진 마늘, 청양고추, 산초, 후추 등을 취향에 따라 함께 넣어도 좋다. 밑반찬은 매일 아침 만드는 어죽과 궁합이 딱 맞는 배추겉절이와 적당하게 익은 깍두기가 별미. 텁텁한 입맛을 상쾌하게 만들어 어죽의 맛을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이런 민물어죽은 민물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일단 어죽 맛을 보고 나면 달착지근하면서도 구수한 맛에 매료돼 금방 단골이 된다. 그만큼 입맛을 당기는 중독성이 강한 맛이다.

민물고기와 국수, 쌀을 함께 넣고 끓인 정통 민물어죽이라 천안뿐만 아니라 서울, 안성, 평택, 인천, 용인, 대전 등 전국에서 먼 길을 마다않고 찾는 손님들로 식사 때는 북새통을 이룬다.

민물어죽 못지않게 특유의 얼큰한 맛으로 사랑 받고 있는 잡어매운탕은 어죽 육수에 메기, 꺽지, 모래무지, 동자개(빠가사리), 민물새우 등과 된장, 고추장, 미나리, 쑥갓, 깻잎 등을 넣고 끓여낸다. 매운탕은 비린내가 없고 국물도 텁텁하지 않고 시원하고 깔끔하다. 오히려 단맛이 우러난다.

식사시간에 북새통을 이루는 내부전경
식사시간에 북새통을 이루는 내부

내부전경
내부전경

청결하고 위생적인 정성의 민물어죽 인기. 깍두기 배추겉절이 일품

이경은, 이옥희 부부는 충남 공주 이인면이 고향이다. 서울에서 대형 갈비집을 운영하다 힘이 들어 15년 전 천안으로 내려와 민물어죽으로 업종을 변경해 창업을 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만들어낸 정성의 민물어죽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주변 기업들의 직장인들과 외지에서 소문 듣고 찾는 손님들로 식사 시간에는 기다려야 먹는 집으로 유명세를 타게 된다.

“정직하게 내가 먹는 것처럼 정성을 다해 청결하게 음식을 만듭니다. 들기름, 참기름을 비롯해 쌀, 콩, 고춧가루 등 웬만한 것은 고향에서 농사지은 걸 사용합니다. 이런 노력을 손님들이 알아주는 것 같습니다. 먹어보면 금방 알 수 있거든요.”

이 대표가 신선하고 깨끗한 음식을 만든다는 철칙을 강조하지만 최근 경제 불황 등으로 주변 기업들의 근무시간이 줄어 식사도 줄었다고 한다. 그래서 경제가 좋아지는 날을 기약하며 작년까지 받지 않았던 예약을 올해부터는 받고 있다.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하장리 포도원감리교회 옆에 위치한 달래강 민물어죽 전경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하장리 포도원감리교회 옆에 위치한 달래강 민물어죽 전경

이옥희 대표가 벽면에 붙어있는 천렵사진 아래서 열심히 어죽을 나르고 있는 모습
이옥희 대표가 벽면에 붙어있는 천렵사진 아래서 열심히 어죽을 나르고 있ㄷ다다.

물고기를 갈아 넣은 음식에는 오래된 추억과 현재의 입맛이 항상 따라다닌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처럼 DNA에 각인된 이 맛은 아마도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 것 같다. 1,3주 일요일 휴무, 70석, 연회석 완비, 민물어죽 8000원, 20여대 전용주차장,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성진로 882에 위치해 있다.

요즘 민물어죽은 더운 여름철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먹는 음식이 됐다. 진하게 끓여낸 건강 민물어죽 한 그릇에 온몸에 뜨거운 기운이 벅차게 차오른다. 이제 올해 더위도 거뜬하게 물리칠 천안 입장 '달래강 민물어죽'을 먹어보자. 달려간 보람이 있을 것이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음식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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