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충청도 지도에 단 ‘꽃’의 의미
민주당이 충청도 지도에 단 ‘꽃’의 의미
  • 류재민 기자
  • 승인 2019.06.21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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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민의 정치레이더76] 혁신도시‧공공기관‧일자리 결실 맺으려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당정협의회에 참석한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4개 시도지사와 시도당위원장, 국회의원들이 충청도 지도에 혁신도시와 공공기관, 일자리가 새겨진 꽃을 달고 나서 박수를 치고 있다. 민주당 대전시당 제공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당정협의회에 참석한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4개 시도지사와 시도당위원장, 국회의원들이 충청도 지도에 혁신도시와 공공기관, 일자리가 새겨진 꽃을 달고 나서 박수를 치고 있다. 민주당 대전시당 제공

“국회 본관에서 ‘충청권 파이팅’을 외쳐본 게 48년 국회 개원 이래 처음이고, 단군 이래 처음인 것 같다.”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당정협의회에서 이시종 충북지사가 한 말입니다. 충청도 땅에 뿌리 내리고, 꽃을 피우기까지 지난했던 세월이 녹아있는 듯 들렸습니다. 이날 당정협의회에는 이해찬 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충청권 4개 시‧도지사, 시‧도당위원장, 국회의원이 참석했습니다.

당초 회의는 충남도당에서 할 예정이었는데요.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당무 때문에 참석이 어렵게 되자 국회로 장소를 바꿨다고 합니다. 이 대표는 “4개 시‧도가 합동으로 회의를 하니 그림이 아주 좋다”고 흐뭇해했습니다.

특히 이날 회의에는 취재진이 상당히 많이 몰렸습니다. 여야 대치로 국회가 문을 열지 않다보니, 출입기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취재꺼리였나 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몰린 취재진의 시선을 집중시킨 건 따로 있었습니다.

참석자들은 회의에 앞서 중앙 벽면에 걸린 충청도 지도에 ‘꽃’을 다는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이들은 ‘혁신도시’, ‘공공기관’, ‘일자리’가 새겨진 꽃을 대전과 충남, 충북, 세종시 지도에 차례로 붙였습니다.

이해찬 대표가 꽃을 붙일 때 문득 한 장면이 오버랩 됐는데요. 선거 개표 때 당 대표가 당선 확정 후보 이름이나 사진 옆에 꽃을 붙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어쩌면 이해찬 대표나 이인영 원내대표는 충청도 지도에 꽃을 매달며 ‘내년 총선 때도 이랬으면’하고 바랐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세 가지 현안을 풀어내지 못하면, 국회 본관에 다 같이 모여 “충청권 파이팅”을 외칠 수 있을까요? 열매를 맺지 못한 꽃들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만큼 충청권에서 혁신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이전, 일자리 문제는 내년 총선에서 ‘과실(果實)’이 될 수도, ‘과실(過失)’이 될 수도 있습니다.

충청권 4개 시‧도는 그동안 3대 현안 해결을 위해 정치권과 행정이 총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회가 파행하면서 관련법이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개탄할 일입니다.

차기 국회도 "충청권 파이팅" 외칠 수 있을까
당론 채택 없이 '그림만 좋아선' 민심 못 얻어

그렇더라도 충청 출신 인사들이 여당 지도부라면, 대전‧충남 혁신도시와 공공기관 이전을 당론으로라도 채택해야 합니다. 오죽하면 허태정 대전시장이 “이 자리를 통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혁신도시 역차별에 확고한 의지를 표명해 달라”고 했을까요?

허 시장은 또 “대전‧충남이 혁신도시 지정에서 제외되면서 갖는 박탈감이 정치적 감정의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시‧도정을 펴는 광역단체장의 ‘건의’로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양승조 충남지사도 지난 달 15개 시장‧군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혁신도시 지정과 관련해 “솔직히 말씀드려 아직 전망이 밝다 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양 지사는 그동안 집권 여당의 당론 채택 가능성을 언급하며, 내포 혁신도시 지정에 자신감을 비쳐 왔습니다. 양 지사 입에서도 이런 얘기가 나왔다는 건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방증이겠지요.

문재인 대통령은 전국 경제투어를 다니며 가는 곳마다 ‘선물보따리’를 풀어 놓고 있는데요. 아직 충남은 찾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충남에 줄 선물이 없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옵니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부 여당 ‘투톱’인 충청 출신 인사에 거는 민주당의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실속은 없이 ‘그림만 좋다’고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순 없습니다.

대전시당위원장인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갑)은 이날 “충청권 출신들이 당을 대표하고 있다고 했으니, 충청권 주민들에게 큰 선물을 부탁한다”고 했습니다. 충청권은 1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압승’이라는 선물을 안겼습니다. 이제는 그 과분한 선물을 받은 민주당이 지역민들에 선물 보따리를 풀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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