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우정노동조합·한국노동조합총연맹 20일 오후 기자회견
"집배원 인력을 증원하고 완전한 주5일제 실현하라"

전국우정노동조합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20일 오후 고(故) 강길식(49) 씨의 빈소가 마련된 대전 한국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배원이 최소한의 생존권과 기본권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와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 인력을 증원하고 완전한 주5일제를 실현하라"고 촉구했다.

충남 당진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집배원의 사인이 과로사와 관련된 '뇌출혈'로 밝혀진 가운데 우정노조 등이 20일 "집배원을 사지로 몰아넣는 우정사업본부를 규탄한다"며 노사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우정노동조합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오후 고(故) 강길식(49) 씨의 빈소가 마련된 대전 한국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담당 배달구역은 집배원을 사지로 몰아넣는 '겸배' 업무가 일상화됐던 곳이었다"며 "집배원이 최소한의 생존권과 기본권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와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 인력을 증원하고 완전한 주5일제를 실현하라"고 촉구했다.

겸배 업무란 집배 인원에 결원 발생 시 나머지 집배원이 배달 몫을 나눠 맡는 것을 말한다. 최소 1600명 이상의 인력이 증원되야 중노동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고인의 아내는 "남편은 항상 과도한 업무로 피곤하고 힘들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며 "우리 부부는 말로만 주말부부였을 뿐 두 세달에 한 번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전과 당진까지 먼 거리가 아니지만 남편은 '대전 올 시간에 잠을 5분이라도 더 자고 싶다'고 했다"고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이어 "대통령은 텔레비전만 틀면 나오는데 우리 남편은 왜 이리 보기 힘들까 생각했다"면서 "남편 얼굴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집배원들이 행복한 직장을 얻었다고 자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유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집배원들이 행복한 직장을 얻었다고 자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노조는 "뇌심혈관계 질환은 장시간 중노동과 스트레스 등으로 촉발된다"며 "이 질환으로 사망한 집배원은 지난 2010년 이후 최대 25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사이 30~40대 집배원 2명이 과로로 사망했으며, 이를 포함해 올해 총 9명의 집배원이 과로 등으로 숨졌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동호 우정노조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현재 1만 7000여 명의 전국 집배원들이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집배원의 간절한 외침을 계속해서 저버린다면 우정사업 역사상 첫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물류대란은 전적으로 우정사업본부와 정부에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다음 달 9일 예정된 총파업은 필수요원을 제외한 집배원 25%, 우편물을 구분하는 발착업무 65%, 창구업무 노동자 75%가 참가한다.

대전 한국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 앞에는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료들의 근조화환이 놓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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