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민선7기 1년, 기자단과의 대화’ 마련
단순 질의응답 벗어나 기자들과 ‘허심탄회’ 토론
“정치입문 당시의 고민 ‘유능한 진보’ 되새기겠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19일 오전 대전시청 5층 대회의실에서 '민선7기 1년, 기자단과의 대화'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이 19일 오전 대전시청 5층 대회의실에서 '민선7기 1년, 기자단과의 대화'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취임 1년을 맞은 허태정 대전시장이 ‘갈등관리에 대한 미숙한 대응’을 민선7기 시정 1년 중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갈등이 표출됐던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야구장 신설입지 결정, 월평공원 갈마지구 등 사업을 좀 더 세밀하게 검토하고 준비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고백했다. 

허 시장은 19일 오전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출입기자 60여 명과 토론회 형태로 민선7기 1년을 평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성과를 내세워 치적을 홍보하기 보다는 아쉬움과 미숙했던 점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진솔함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공모사업 60건 선정 등 여러 면에서 성과가 있었지만, 가장 큰 성과는 시민 주권시대를 만들기 위한 기반을 만들어 나갔던 것”이라고 단언했다. “자치분권국과 공동체지원국 등 조직신설을 통해 시민들이 역량을 발휘하고 지역사회 소통공간을 구축하는 등 여러 사업을 진행해 왔다”는 설명도 이어갔다. 

다만 허 시장은 “공직자들이 경험해보지 않은 과정이기에 혼란도 있었다”며 “4년간 계속 노력한다면 시민주권시대에 맞는 정책들이 구현되고 자리를 잡는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몇몇 여론조사기관의 시정수행 평가지표가 좋지 않은 것은 ‘유능한 진보’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아니냐’는 취지의 <디트뉴스> 질문에는 “2010년 정치에 입문하면서 가졌던 생각이 ‘유능한 진보’였다”며 “한 시대를 이끌었던 민주화운동은 도덕성과 상징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유능함까지 겸비했느냐는 것에는 당시 물음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시민이 시장에게 바라는 눈높이가 무엇인지 고민한다”며 “젊은 시장이 속도감 있게 일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을 것인데, 기대와 달리 갈등상황이 중첩되면서 시민들의 걱정과 실망이 있지 않았나 싶다. 더욱더 분발해서 시민이 기대할 수 있는 시정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향토기업의 탈대전 현상과 고용률 하락 등 경제문제에 대한 우려와 각오도 밝혔다. 허 시장은 “사실 비공식 석상에서 세종시와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세종시가 원래 목표였던 행정중심복합도시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는 타 자치단체장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가 인구목표를 80만 명으로 상향시키고, 산업단지 조성과 같은 종합기능을 추진하다보니 대전뿐 아니라 충북은 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며 “충청권 상생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대전시도 자체적으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하이테크 산업분야에 집중해서 도시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허태정 시장은 시장이 가져야 할 리더십의 핵심을 ‘갈등관리 능력’으로 설명했다. 대전시 공직자들의 인식전환도 요구했다. 그는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타협을 만들어 내는 것은 시장 뿐 아니라 공직자들도 함께 해야 할 역할”이라며 “행정의 역할을 스스로 제한하지 말고, 사회적 갈등을 고려해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장의 소통능력과 관련해 정무라인의 교체 가능성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허 시장은 “시장이 역할을 잘 했으면 그런 이야기가 안 나왔을 것”이라며 “1년이 된 마당에 소통능력을 강화하는데 필요하다면 인사가 됐든, 조직이 됐든 (추진하겠다.) 전체적 차원에서 함께 검토 중”이라고 포괄적 가능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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