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담초
골담초
  • 송진괄
  • 승인 2019.06.1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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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괄의 신비한 산야초] 신경통과 골절 타박상 등에 효과 좋아

송진괄 대전시중구청 평생학습센터 강사. 

영귀대 입구에 있는 소나무는 내가 어렸을 적부터 여전히 그 자리에서 손님을 영접하듯 구부리고 서 있다. 동로사 뜨락의 연분홍 매화가 만발하여 칙칙한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언제 심었는지 나이가 얼마인지 모르는 이 나무는 이젠 노쇠해 열매를 거의 맺지 못한다. 조부와 선친의 체취가 오롯이 배인 이곳은 나무와 풀들만이 이곳을 지키고 있다. 성리학의 세계를 벗어나지 않고 평생 이곳을 지키다 떠나셨던 할아버지의 영정이 모셔진 오적당(吾適堂)도 굳건히 서 있다. 정신없이 변해가는 세상과 어울리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계에 머물렀던 구한말의 전형적인 선비의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사당의 울타리 밖에는 공부방 겸 생활공간이었던 봉강정사가 우뚝 자리하고 있다. 200년은 족히 됨직한 노송이 집 앞뒤로 빼곡하다. 이 소나무들은 조상들이 오가는 모습을 모두 보았을 터이고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킨다. 솔향이 그윽한 대청마루에서 어른거리는 선고(先考)들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마당 한켠에 골담초(骨擔草)가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어린 시절 골담초에 꽃이 맺히기 시작하면 그것이 활짝 필 날만을 기다리며 화단을 수시로 드나들곤 했다. 꽃이 피고 벌들의 나들이가 시작되면 가지가 휘어지게 피어나던 노란 꽃은 더할 나위 없는 나의 간식이었다. 옛날에는 구황식물로 꽃을 따먹고 꽃 떡과 꽃 화채 등을 만들어 먹기도 했던 꽃이다.

골담초는 콩과에 속하는 낙엽 관목(灌木)으로 꽃은 노란색으로 5~6월에 잎겨드랑이에서 핀다. 우리나라 중부지방의 산과 들에서 자라며, 관상용으로 뜰이나 공원에도 심고 있다. 주로 해가 잘 비치는 곳에서 자라지만 반그늘이나 마른 땅에서도 잘 자란다.

골담초는 나무인데도 그 이름에 초(草)라는 글자가 붙어 풀로 오인할 수도 있는 재미있는 나무다. 노란 색의 꽃 모양은 새의 부리 같기도 하고 나비모양이기도 하며, 버선 같기도 하다. 그래서 버선꽃나무라고도 불린다. 골담초는 뿌리를 약용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뼈를 편안하게 한다는 뜻이 담겨 있어 신경통과 골절로 쑤시고 아플 때, 타박상이나 삔 데 약재로 쓰였다.

사당(祠堂) 안에 양쪽으로 서 있는 백일홍나무는 시간이 멈춰 있다. 항시 그 자리에서 그 크기로 자리하고 있다. 수 년 전 봄날에 이 화사한 백일홍꽃 아래서 어머니와 함께 찍었던 사진도 유품이 되었다. 뒤켵의 버선꽃나무도 피고 진지가 몇 해나 되었는지 헤아리기 어렵다.

가고오고 오고가는 세월의 분수령은 어디쯤일까. 개구쟁이였던 나도 이순(耳順)을 넘었다. 내 후손들도 이 자리를 지킬 것이고, 그렇게 이 나무들도 세월을 지켜줄 것이다. 그리고 이곳은 내 영혼의 아우라가 되어 오늘도 변함없이 나를 맞아준다. 올해도 버선꽃이 흐드러졌다.

골담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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