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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규슈국립박물관
[118] 규슈국립박물관
  • 정승열
  • 승인 2019.06.10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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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사 정승열
법무사 정승열

규슈는 홋카이도, 혼슈, 시코쿠와 함께 일본열도를 구성하는 4대 섬 중 가장 남쪽에 있는 섬으로서 후쿠오카(福岡), 사가(佐賀), 나가사키(長崎), 오이타(大分), 구마모토(熊本), 미야자키(宮崎), 가고시마(鹿兒島), 오키나와(沖縄) 등 8개 현(県)이 있다.

규슈의 관문인 후쿠오카는 주민 510만 명(2017)으로서 규슈의 정치, 경제, 문화, 교통의 중심지이자 일본 8위의 대도시이다.  

어느 나라건 자국의 역사유물을 보존 전시하고 있는 국립박물관을 수도와 각 지방에 많이 설치하고 있는데, 규슈 지방에도 2005년 10월 후쿠오카 현의 다자이후시(太宰府)에 개관한 규슈국립박물관이 있다.

규슈박물관은 도쿄(1882), 나라(1894), 교토박물관(1897)에 이어서 4번째 개관한 박물관으로서 다른 국립박물관들이 100여년 이상 된 역사에 비하여 역사가 짧지만, 그 지리적 위치, 초현대식 건물구조, 전시물의 전시 등은 일반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일본문화의 형성을 아시아의 역사적 관점에서 조명한다.’는 주제아래 학교보다 재미있고 교과서보다 알기 쉽게 보여준다는 목표로 운영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1, 규슈박물관 전경
1, 규슈박물관 전경

규슈박물관은 후쿠오카에서 남쪽으로 차로 약40분쯤 떨어진 다자이후에 있기 때문에 후쿠오카 텐진역에서 다자이후선으로 갈아탄 뒤 니시테츠(西鉄) 다자이후역에서 내리면 된다.

다자이후 역에서 내린 뒤 동쪽으로 약 10분가량 걸어가면 규슈국립박물관인데, 우리는 렌터카로 도시고속도로를 달려서 다자이후 텐만구와 박물관 사이의 중간쯤에 있는 한 사설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산 중턱에 있는 규슈박물관으로 올라가는 도로변의 정문 동쪽과 남쪽에도 대형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텐만구 신사까지 다녀오려면 거리가 너무 멀었기 때문이다.

사실 박물관을 찾아가는 사람들 대부분은 ‘학문의 신(神)으로 숭상하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菅原道真: 845~903)를 모신 다자이후 텐만구(太宰府天滿宮)신사의 뒷 편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간다.  

규슈박물관에 관심을 가진 학자나 학생들이 아니라면, 아직은 919년 창건하여 1000년 이상 명성이 있는 다자이후 텐만구 신사보다 덜 알려진(?) 규슈박물관을 다자이후 텐만구의 부속건물쯤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많은 것이다. 

2. 다자이후 텐만구에서 박물관 가는 입구
2. 다자이후 텐만구에서 박물관 가는 입구

 그런데, 그 에스컬레이터가 단순히 몇 십 미터를 한번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공항 터미널 에스컬레이터를 가듯이 산을 뚫은 넓은 동굴 안을 약 500~600m 이상 올라간다.

에스컬레이터 2개 라인 이외에 별도로 계단도 나란히 설치되어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일정부분은 평지처럼 걷거나 공항처럼 무빙워크 구간도 있고, 또 동굴 안을 온통 파란빛이 진한 LED 전등으로 조명시설까지 해둔 것은 아마도 가파른 산중턱에 에스컬레이터를 한 번에 올라가도록 했을 경우에 가파르고 지루함을 덜기 위한 배려인 것 같다. 

2-1. 텐만구에서 에스칼레이터 시작지점
2-1. 텐만구에서 에스칼레이터 시작지점

2-2. 굴곡이 있는 에스컬레이터
2-2. 굴곡이 있는 에스컬레이터

2-3. 에스컬레이터와 계단 ,
2-3. 에스컬레이터와 계단 ,

2-4. 동굴속의 무빙워크
2-4. 동굴속의 무빙워크

아무튼 다자이후 텐만구에서 동굴 속의 에스컬레이터를 나서면 산중턱에 큼지막한 박물관이 있는데, 건물 외관은 산맥을 이미지화한 곡선형 지붕과 건물 전체를 파란 색깔의 이중유리 구조로 된 모습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테마파크나 실내체육관 건물처럼 보인다. 박물관은 폭 80m× 길이 160m, 높이 36m로서 지하 2층 지상 5층인 박물관이라고 하지만, 외부에서는 그 높이나 폭을 전혀 어림할 수 없는 모습이다.

박물관의 입장료는 430엔인데, 건물 밖의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한 뒤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면 1층은 넓은 로비이다. 개관은 오전 9시 반부터 오후 5시까지이지만, 주말인 금․토요일에는 오후 8시까지 개장한다. 매표창구 옆에서는 외국인들에게 가이드라디오를 빌려주기도 하는데, 휴대폰 크기만 한 오디오는 한글안내도 가능하다.

1층 한 켠에는 아시아 문화체험 공간인 ‘아지파(あじっぱ)’가 있는데, 아지파란 ‘아시아의 들판’이란 의미로서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마치 기념품 가게처럼 보이는 이곳은 한국, 중국, 몽골,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 국가는 물론 옛날 일본과 활발한 교역을 벌였던 포르투갈, 네덜란드 등의 토속 민속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한국관에는 팽이, 제기를 비롯한 놀이기구와 탈, 전통의상 등이 있고, 또 한국의 조각보를 이용한 그림그리기, 퍼즐 맞추기를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아지파에서는 일본과 교류를 했던 아시아 각국의 민속의상이나 전통악기 등을 실제로 만들거나 체험해 볼 수 있으며, 또 매주 일요일 오후 2시에는 평소 공개되지 않은 문화재 보존시설을 둘러볼 수 있는 투어가 진행된다고 한다.

3. 1층 로비
3. 1층 로비

3-1. 아지파
3-1. 아지파

2층은 사무실과 자체 소장품이 있는 공간이어서 전시실은 3층부터 시작되어서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곧장 특별전시실이 있는 3층이다. 특별전시장에는 국내외 다채로운 작품의 특별전이 열리는 곳으로서 별도의 입장료를 받는다.

4층은 문화교류전시실로서 기본전시실과 관련 상설전시실이 있는데, 상설전시실은 1) 구석기~조몬 시대(초록색), 2) 야요이~고훈시대(빨강), 3) 나라~헤이안 시대(보라색), 4) 가마쿠라~모모야마시대(파랑), 5) 에도시대(주황) 등 5개의 테마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맨 오른쪽부터 기증품기념실, 동아시아의 고대 왜인들의 생활, 고분과 제사, 견당사와 실크로드, 규슈의 명품인 도자기의 생산과 교역, 외국과의 인적 물적 교류자료들을 전시하고 있으나 일체의 사진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의 국립중앙박물관 등 대부분의 박물관에서는 사진 촬영이 가능한 것과 크게 다르다.

4. 1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4. 1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4-1. 3층 특별전시실 입구
4-1. 3층 특별전시실 입구

5. 4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5. 4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5-1. 4층 상설전시실 입구
5-1. 4층 상설전시실 입구

5-2. 텐만구 궁 모형
5-2. 텐만구 궁 모형

규슈의 지리적 특성상 한반도와 관련된 유물이나 자료가 많을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갔지만   규슈 지역에서 출토되거나 기증받은 수십 점의 국보와 중요 문화재 등 800여 점의 문화재만 전시하고 있어서 양과 질적인 면에서 일본의 다른 3개 국립박물관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초라하다.

게다가 거대한 초현대식 건물과 ‘일본문화의 형성을 아시아의 역사적 관점에서 조명한다.’는 거창한 주제는 오랫동안 아시아의 변방이었던 일본이 아시아의 중심이라는 묘한 자만심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조금은 거부감이 생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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