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연구팀, 초당 1조장 촬영 카메라로 태양 빛 전자·정공 분리 관찰 성공

COF 광촉매 상의 광화학반응 과정 모식도.
COF 광촉매 상의 광화학반응 과정 모식도.

한국화학연구원은 인공광합성에서 COF 광촉매에 내리쬔 태양 빛이 전자(-)와 정공(+)으로 생성·분리되는 광변환 초기 과정을 펨토초(10-15초) 레이저 기술로 촬영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백진욱 CO₂에너지벡터연구센터장은 "COF 광촉매에 빛이 조사(照射)되자마자 어떻게 전자(-)와 정공(+)이 생성되고 움직이는지 알게 됐다"며 "앞으로 인공광합성용 광촉매 성능을 향상할 밑바탕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인공광합성은 태양 빛 만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로부터 유용한 화합물을 만드는 시스템으로 식물의 광합성에서 착안했다. 포도당만 생산하는 자연광합성과 달리, 인공광합성은 포름산·메탄올·의약품 등 여러 화합물을 선택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인공광합성의 핵심인 COF 광촉매는 가시광 활성도가 높은 유연한 필름 형태의 플라스틱이다.

연구진은 펨토초 레이저 기술을 이용해 COF 광촉매에 빛이 흡수된 후 극고속으로 전하가 이동한다는 사실을 관찰하고, 전하 분리 상태를 학계에 보고했다.

펨토초 레이저 기술은 찰나에 변화하는 분자 내 전자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기법이다. 펨토초 레이저를 반응 중인 분자에 연속적으로 쬐면 초고속으로 연달아 사진을 찍듯이 분자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백진욱 박사는 "전자가 전달되는 과정은 이전에 규명됐지만, 전자가 생성되는 순간을 포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백 박사팀은 그동안 인공광합성으로 포름산, 메탄올, 의약품 등을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2016년에는 가시광선으로 포름산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포름산은 고무, 세척제, 살충제, 연료전지 연료 제조에 쓰이는 화학물질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펨토초 레이저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이효철 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연구단 부연구단장과 김태우·진선홍 박사와 협력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4월 23일 게재됐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