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지난 5월 30일 청렴연수서 장학사가 '을질 심각' 발언
장학사 "갑질·을질 문제해결 위해선 상호존중 필요하다"는 취지

자료사진.

최근 대전지역 일선 초등학교장의 갑질비위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대전시교육청 감사관실 소속 장학사의 '을질'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3일 전교조 대전지부는 성명을 내고 "시교육청 감사관실 소속 장학사가 청렴연수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해 현장교사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며 "이같은 발언을 한 감사관실 관계자를 즉각 문책하라"고 주장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문제의 연수는 지난달 30일 오후 대전 동구 소재 중학교에서 '찾아가는 청렴·행동강령 연수'라는 주제로 해당 학교 교직원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연수에서 대전교육청 감사관실 소속 장학사가 강의를 진행하던 중 '요즘 학교장의 갑질이 심각하다고 언론에 많이 보도되고 있는데, 교장의 갑질을 막기 위한 여러 규정을 이용하는 을질도 심각하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발언은 장학사가 '김영란법'에 대해 강의를 하던 중 최근 불거진 일선 학교장의 갑질비위 의혹을 언급하면서 나왔다. 발언의 골자는 대덕구 소재 초등학교 교장이 공익근무요원에게 '난 화분' 50여 개에 물을 주게 한 지시가 부당하다는 논란이 일자 조사가 착수됐고, 이 화분 가격이 10만 원을 초과해 김영란법을 위반했다는 사례를 설명하다 이 같은 발언이 이어졌다는 것.

최근 전교조 대전지부는 일선 학교장들이 ▲학교예산으로 교장 개인물품 구입 ▲물품 구매 계약 시 특정업체 강요 ▲방과후 강사 등 학교 인력 부정채용 ▲공익근무요원 사적업무 지시 등을 일삼았다며 대전시교육청에 엄중한 감사를 잇따라 촉구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나온 장학사의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게 전교조의 주장이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현장교사들이 학교장의 잘못을 침소봉대해 흠집 내고 못살게 구는 존재라는 말인가"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해당 장학사는 이날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갑질을 옹호하거나 을질을 비하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말한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교내 갑질과 을질에 따른 갈등이 없어지기 위해선 상호 배려와 소통을 통한 존중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차원에서 말하게 된 것"이라고 전교조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어 "을질이라는 말도 일부 교장.교감선생님들 사이에서 '을질이 심각하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길래 알게 된 것"이라며 "갑질과 을질 없이 배려와 소통으로 상호존중감이 높은 학교 현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언급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감사관들이 낮은 시교육청의 청렴도 상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은 비춰지지 않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해당 중학교의 한 관계자는 "선생님들마다 '을질'이라는 발언을 받아들이는 체감정도가 다른 것 같았다"라며 "전체적인 흐름에 따라 갑질·을질이 없어지기 위해선 상호 존중과 배려가 중요하다는 내용으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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