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남북 대화 재개 기대감과 부정적 기류 ‘교차’
한반도 정세 변화 따라 내년 총선까지 영향력

전‧현직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방한을 앞두고 충청권 국회의원들이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방한을 앞두고 충청권 국회의원들이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방한을 앞두고 충청권 국회의원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여권에서는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 남북 대화 재개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반면, 야권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기류가 교차하고 있다.

21일 청와대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3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낭독한다.

부시 전 대통령, 盧 10주기 추도식 참석
문 대통령과 면담, 북미 대화 전환점 마련 ‘주목’

그는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미국 대통령이었다. 퇴임 이후 전업 화가로 활동 중인 부시 전 대통령은 직접 그린 노 전 대통령 초상화를 권양숙 여사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 면담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인 북미 대화의 전환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부시 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면담을 계기로 미국 정부에 가교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6월 말 방한해 문 대통령과 8번째 정상회담을 갖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6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구체적 일정과 의제는 양국이 조율 중”이라고 밝혔지만, 북한과 접촉 등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사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전‧현직 미국 대통령과 만남을 통해 어떤 성과를 도출하느냐에 따라 내년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민생 경제 불안 속에서 한반도 문제가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총선에서 유‧불리가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박범계 “한미동맹 강화와 北 비핵화 이해 폭 넓히는 계기”
조승래 “한반도 비핵화, 정치적 유‧불리 떠나 노력할 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을)은 이날 <디트뉴스>와 한 통화에서 “부시 전 대통령 방한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교분에 기초한 것인데, 다만 문 대통령과 회동 있기 때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미국에서 보수적 흐름을 대표하는 부시 전 대통령과 회동은 한미동맹 강화와 북한의 비핵화를 다루는데 상당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과 트럼프 대통령 지향하는 ‘원샷 빅딜’의 상호 간극을 좁히는 계기가 되고, 그럼으로써 북한 김정은 위원장 태도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같은 당 조승래 의원(대전 유성갑) 역시 “부시 전 대통령 방한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노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외국 정상들 시각이 훌륭한 대한민국 지도자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안타까운 건 국내에서는 여전히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일들이 있다”고 했다.

조 의원은 “외교적 측면에서는 부시 전 대통령을 포함해 전‧현직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나 동북아 안정을 위해 지대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 진전은 정치적 유‧불리나 정파를 떠나 우리가 노력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이번을 계기로 내년 총선에서 문 대통령이나 정부 여당에 대한 평가를 할 텐데, 그 평가의 가장 중요한 측면 중 하나가 북한 문제를 어떻게 다뤄왔고, 어떻게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냐가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정진석 “큰 반전이나 상황변화 기대하기 어려워”
정용기 “대북지원, 국민 동의와 공감대 형성해야”

반면 야권에서는 전‧현직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그에 따른 성과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야권은 한반도 정세 주도권을 한미가 아닌, 북한이 쥐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어려운 국내 경제 실정을 부각시키고 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문 대통령이 부시 전 대통령을 만나거나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큰 반전이 있거나 상황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공은 북한에 넘어가 있기 때문에, 미국은 북한의 태도 변화 없이는 한발 짝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그렇게 단순한 나라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전‧현직 미국 대통령과 만남 이후 한반도 정세가 내년 총선에 영향을 끼칠지 묻는 질문에는 “총선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쨌든 지금 미국의 외교정책에서 중국과 무역 분쟁 등으로 북핵 문제는 우선순위에 있는 것 같지 않다. 안보나 남북문제는 돌파구가 없는 상태에서 답보 상태를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당 정용기 정책위의장(대전 대덕구)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 북한에 퍼주기 위한 의견을 수렴한다고 하면서 찬성하는 사람만 만나고, 말장난으로 일관하면서 국민들 억장이 무너진다”고 비난했다.

정 의장은 “(대북지원을)주면서도 좋은 소리 못 듣고, 왜 줘야하는지도 모르겠다. 자기들 돈이 아니고 국민의 돈이라면 국민들의 동의와 공감대 형성이 되어야 한다”며 “친북적인 사람들이 만나 뜻을 같이 하겠다고 하는 이런 유치한 말장난을 들을 때마다 국민들은 구역질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전‧현직 미국 대통령 방한 시 의제를 묻는 <디트뉴스> 질문에 “한미 정상회담 일정과 날짜, 방법은 논의 중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부시 전 대통령 방한은 애초 시작이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다. 정해놓은 의제나 목표 의식을 갖고 어떤 상황을 결정하기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니다”며 “다만 두 분께서 각국 상황에 관한 것들, 그동안 경험을 나누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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