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선발진 안정화, 최강 불펜 부활 조짐, 베테랑 야수들의 활약

한화이글스가 2년 연속 가을야구를 위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한화이글스가 2년 연속 가을야구를 위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2019 시즌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시즌 ⅓(46-47경기) 시점을 지나고 있다. 아직까지 상위권(다섯 팀)과 하위권(다섯 팀)의 양극화 현상이 유지되고 있으나 지난 주를 기점으로 점차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 중심에 한화이글스가 있다. 한화이글스는 키움과의 주중 시리즈에서 스윕을 거두는 상승세를 탔지만 주말 시리즈에서는 최하위 기아에게 루징 시리즈를 내주며 주간 전적 4승 2패로 승패 마진을 -2로(22승 24패) 줄이는데 만족했다. 

한 주 만에 승패 마진 –2를 회복하며 5위권과의 승차를 3경기까지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는 키움 전에서의 싹쓸이와 상위권 팀들 간의 맞대결로 인한 반사이익도 작용하였다. 아직까진 상위권 입성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5위권과의 승차를 3경기차로 줄였다는 것은 큰 의미 부여가 가능해진다. 7위권 팀들 간의 승차는 4경기로 더 벌어졌기 때문이다. 

항상 약세를 면치 못했던 키움과의 3연전 싹쓸이와 김기태 감독의 사퇴로 인한 박흥식 감독 대행 체제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기아를 상대로 한 4승 2패의 성적은 한화이글스가 가을야구를 가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해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선발진의 안정화에 따른 로테이션의 고정으로 선발 싸움 가능해질 듯

김민우를 시작으로 서폴드, 장민재가 키움 전에, 채드벨, 김범수, 김민우가 기아 전에 선발로 등판을 했다. 한 주간 거둔 5승 중 선발이 거둔 승리는 모두 4승이었다. 김민우가 2승을, 장민재와 김범수가 1승씩을 챙겼고 서폴드가 등판한 경기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따냈다.

선발진이 단 한 경기에서도 5이닝 이전에 강판 당하지 않았다. 하지만 6이닝 피칭 이상을 한 투수도 없었다. 모두 6이닝을 마무리 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공교롭게도 김민우, 장민재, 채드벨, 김범수가 4경기에서 모두 5⅔이닝을 소화한 채 피칭을 마무리 한 것이다. 김민우를 제외하곤 투수 수가 많은 것이 문제이자 아쉬움이었다. 장민재는 109개, 채드벨은 112개, 김범수는 100개를 던졌고 5이닝만을 책임진 서폴드는 무려 112개를 투구했다.

물론 시즌 초반에 비해 선발이 경기 초반에 무너지는 경우는 적어졌으나 역시나 퀄리티 피칭 이상을 해주는 경우도 없었다. 특히 서폴드와 채드벨 두 외국인 투수가 임팩트 있는 활약으로 이닝 이터의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상대 팀 선발과의 비교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민재를 축으로 김범수와 김민우가 점차 안정감을 찾아가면서 토종 선발 트리오가 형성이 되고 있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으로 볼 수 있겠다. 투구 수 관리만 조금 더 할 수 있다면 6이닝 이상의 피칭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폴드와 채드벨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빠른 공에 대한 자신감을 경기에 녹아낼 수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는 제구에, 김민우는 직구 스피드에 조금 더 신경을 쓴다면 역시나 지금보다는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채드벨과 장민재가 5승씩을 챙기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선발진의 안정화가 한화이글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강 불펜으로의 부활 조짐이 보이는 불펜진의 경기력

지난 시즌 최강 불펜의 위력을 아낌없이 보여줬지만 올시즌에는 불펜진에 균열이 많이 생겼던 한화이글스. 하지만 최근 들어 그 위력을 다시 보여줄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시즌 초반 불펜진을 이끌었던 안영명, 박상원, 정우람은 계속적으로 위력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지난 시즌 불펜의 핵심 역할을 해줬던 송은범과 이태양이 다시 복귀를 했다. 송은범의 두 번의 2군행을 통해 조정기를 거쳤고 이태양은 선발로의 전환과 불펜으로의 복귀 그리고 구위 저하로 인한 2군행을 통해 심기일전해 1군에 복귀했다.

지난 시즌 투심 패스트볼로 위력적인 피칭을 했던 송은범은 최근 복귀 후 투심 패스트볼만 고집하지 않고 자신의 주무기였던 슬라이더를 비롯해 커브 등의 다양한 변화구 레퍼토리를 통해 타자들과의 승부를 벌이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태양 또한 패스트볼의 스피드가 140대 후반까지 회복되면서 특유의 포크볼의 위력까지 배가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송은범과 이태양이 다시 지난 시즌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한화이글스의 불펜은 난공불락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김경태가 좌완 스페셜리스트로서 드디어 자신의 기량을 펼쳐 보이고 있고 중고 신인 김종수도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다. 

한용덕 특유의 불펜 쪼개기 운영을 위해선 많은 불펜 투수들이 필요하고 그 선수들의 경기력 또한 비슷한 수준에 이르러야 하는데 현재 한화의 불펜은 한용덕 감독의 불펜 운영 스타일에 최적화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제몫을 해주기 시작한 베테랑 야수들의 유쾌한 활약

지난 주 4승 2패의 성적은 베테랑 야수들의 대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특히 중심타선을 형성하고 있는 김태균을 중심으로 이성열, 송광민, 호잉, 최진행, 김회성 등의 장타가 터지면서 손쉽게 승리를 거두거나 승기를 잡은 경기가 많았다.

김태균은 홈런은 없었지만 복귀 후 알토란 같은 적시타로 팀에 보탬이 되었고 이성열은 지난 수요일 동점 솔로포, 최진행은 화요일 경기에서 선제 만루 홈런(통산 두 번째), 송광민은 목요일 경기에서 역시 만루 홈런을 터뜨리면서 팀 타선의 힘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부진에 빠졌던 호잉은 키움과의 수요일 연장 11회말 난공불락의 키움 마무리 조상우를 상대로 끝내기 솔로 홈런을 터트리면서 기분 좋은 승부를 가져오게 했고 김회성(목요일)과 양성우(토요일)도 홈런을 기록하면서 중견급 선수들도 타선에 힘을 보태 주었다.

아직 정근우와 강경학, 이동훈 등이 부상에서 복귀를 하고 있지 못하지만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파괴력 있고 집중력 있는 타격이 이어진다면 점차 안정되고 있는 투수진과 더불어 한화이글스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이번 주에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삼성과 선두를 탈환한 최강 두산과의 원정 6연전이 벌어진다. 서폴드, 장민재, 채드벨, 김범수, 김민우의 선발 순서인데 서폴드가 두 경기에 출전하는 만큼 지난 주에 이어 4승 이상을 거둘 수 있다면 상위권 추격에 한결 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선진과 정은원이 나서는 키스톤 수비와 테이블 세터의 체력적 과부하가 걱정으로 다가온다. 하주석의 부상 이탈과 강경학의 더딘 회복으로 야기된 키스톤의 백업 부재가 과연 점점 더워지는 날씨 속에 어떻게 작용을 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2018년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가 팀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우승을 거머쥔 1999 시즌. 정확히 20년 전의 일이다. 겨우내 흘린 땀방울로 대망의 V2 사냥을 시작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2019 시즌을 맞아 대망의 V2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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