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지목된 여교사 “내가 교권침해 피해자” 반론

부여교육지원청 전경. 자료사진.
부여교육지원청 전경. 자료사진.

충남 부여 한 학교 현장에서 여교사와 남학생·학부모 사이에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학생·학부모들은 여교사로부터 성희롱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교사는 교권침해를 주장하고 있다. 

일단, 학생과 학부모들의 주장이 매스컴을 탔다. 부여 지역에서 활동하는 몇몇 기자들이 학생·학부모 입장에서 여교사를 성희롱 교사로 보도했다. 역설적이게도 ‘스승의 날’ 전후로 이 교사는 ‘몹쓸 선생님’이 돼 버렸다. 정말 여교사는 남학생들을 성희롱하고 폭행했을까. 

# ‘성희롱·폭행 사건’ 주인공 된 40대 여교사

최근 충남 부여의 한 중학교 학부모 4명이 부여교육지원청에 진정서를 냈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A중학교 40대 여교사 B씨가 남학생들을 성희롱했다는 것.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일부 학생의 진술도 진정서에 담겼다.

학부모들이 제출했다는 진정서에는 B교사가 한 학생을 CCTV가 없는 곳으로 데려가 실내화를 던졌다는 피해 사실도 적시돼 있다. 

학부모 진정 내용은 B교사의 반론 없이 자세하게 언론에 보도됐다. 그리고 파장은 컸다. 담당 관청인 부여교육지원청과 학교측은 즉각 B교사가 학교에 나오지 못하도록 조치한 뒤, ‘제 3기관’을 통해 진상조사에 나섰다. B교사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에 대한 면담이 상당부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B교사에 대한 대면조사 후 징계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란 게 교육당국의 설명이다. 

# B교사의 해명 “교권침해가 먼저다”

하지만 B교사는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오히려 학생 4명과 학부모 4명, 학교 관리자 및 보직교사를 상대로 교권침해 진정서로 맞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B교사에 따르면, 지난 3월 이 학교에 부임한 B교사에게 여러 가지로 부당한 학교행정과 부모들의 부당한 교권침해가 이어져 왔다. 

몇몇 학생들의 지도 불응은 단순히 ‘말썽꾸러기’라고 표현하기에 도가 지나칠 정도였다. 학생에게 슬리퍼를 던졌다는 학부모 진정 내용도 비슷한 사건이었다. 

귀빈용 실내화를 신고 있는 학생에 대한 지도 과정에서 빚어진 일이었다. 3∼4차례 경고와 지도에도 불구하고 학생은 B교사 말을 듣지 않았다. 오히려 야구에서 포수의 역할처럼 슬리퍼를 받는 포즈를 취했고, B교사는 슬리퍼를 학생의 손으로 던졌다고 한다. 

성희롱 사건도 마찬가지다. 여교사 앞에서 바지를 내리거나 바지에 손을 넣거나, 윗옷을 벗고 근육을 자랑하는 학생들이 있었다. B교사 앞에서 ‘성적 농담’을 하는 남학생들도 있었다. 

이런 남학생들을 오랜 기간 지도해온 B교사는 학생들 앞에서 당황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웃으면서 받아 넘기는 스타일 이었다. 

그런데 교권침해에 가까운 학생들의 행동은 거두절미 삭제된 채, B교사가 받아 넘긴 내용만 진정서에 담겼다. 

윗옷을 벗고 가슴을 만져보라고 다가오는 남학생을 손가락으로 밀친 여교사의 행위를 두고,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학부모가 오히려 “성희롱 당했다”고 진술하고 있다는 것.

# 양측 상반된 주장, 사실관계 정확히 다뤄야 

B교사는 <디트뉴스>와 인터뷰에서 “학교 안에서 교사와 학생 사이에 벌어진 일을 두고, 이렇게 학교 밖에서 진실공방을 벌이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특히, 학생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고 다치게 될까봐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학생과 학부모가 일방적인 피해를 주장하고, 그들이 피해를 주장하자마자 몇몇 언론이 아무런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보도에 나서면서 정신적인 충격이 컸다”며 “대응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B교사의 ‘학생 성희롱 사건’은 아동학대보호 전문기관의 조사를 거쳐 사안의 경중에 따라 경찰에 수사 의뢰하거나 교육청에 보고해 조치가 이뤄지게 된다. B교사 역시 심각한 교권침해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상응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교사가 학생들을 성희롱한 사건인지, 학생·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사건인지 ‘사실관계’를 가리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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