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 있으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 돌발성 난청 환자가 많이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노화에 의한 난청이 아닌 돌발성 난청은 말 그대로 갑자기 오는 난청으로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연령이 점점 내려가 최근에는 10대~20대 환자를 만나기도 한다.

돌발성 난청은 초기치료가 매우 중요한 이비인후과 응급질환에 속한다. 그래서 돌발성 난청은 “원인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료부터 먼저 시작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그만큼 발생 초기 3주가 치료에 예후를 가름하는 중요한 기간이고 특히 처음 첫 주는 아주 중요하다.

돌발성 난청의 원인은 여러 가지인데 그중 가장 많은 유형은 발생 3~4개월 전부터 지속된 체력저하와 극심한 스트레스, 영양불균형으로 귀로 가는 혈행에 장애가 오거나 귀 림프액의 조성변화로 인한 것이다.

환자분들이 호소하는 초기증상은 대체적으로 귀가 멍한 느낌과 막을 씌운 듯 답답하고 소리가 멀리서 들리는 것 같으면서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환자에 따라 전혀 안 들리기도 하고 들리기는 하지만 일전보다 현저히 청력이 떨어진 증상을 느끼게 된다. 가끔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도 시간이 경과하면 자연적으로 나아질 거라 생각하다 차후 병원을 찾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돌발성난청 치료는 초기대응시간이 중요하므로 급히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돌발성난청의 치료는 양방치료와 한방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 대부분 환자들이 근처 이비인후과에 갔다가 청력검사 후 큰 병원으로 가야한다는 소견을 듣고 이후 3주간의 고막 스테로이드 주사처방과 약 복용처방을 받고 입원을 하거나 통원 치료를 한다. 이때 가까운 한방병원을 찾아 병행치료를 한다면 빠른 증상 회복은 물론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한방치료는 귀의 원활한 기혈순환을 위한 침치료와 귀의 이명 난청의 요혈인 예풍, 청회에 자하거 약침을 투여한다. 그리고 근간의 체력저하 및 면역력저하를 보충시키는 공진단, 원기 충전 및 귀 기능을 강화시키는 익기보혈탕, 삼일신기환 등의 한약복용을 한다. 이외에 한약재로 만든 훈증치료와 귀에 뜸을 뜨는 치료도 시행한다.

간혹 양방치료가 끝난 뒤에도 귀가 갑갑하고 먹먹한 느낌이 남아 일상생활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또는 어지러움, 이명 등 귀 기능 저하로 인한 여러 증상들이 남아 말 못할 고민이 남기도 한다. 초기 3주가 지난 때에도 위에 언급한 한방치료가 귀로 불편한 증상이 많이 호전되고 청력의 회복에도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돌발성 난청은 또한 재발도 잦기 때문에 치료를 서둘러 청력회복이 되더라도 이후 지속적인 체력보강과 귀에 적절한 관리법을 알고 생활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귀는 평소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를 정도로 눈에 잘 띄지 않고 조용한 기관이지만 문제가 발생하면 일상의 많은 어려움과 더불어 증상 호전이 늦을 경우 심리적인 위축이 심해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적절한 한방치료를 병행하여 돌발성 난청 증상을 회복하고 재발예방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