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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취임 1년, 허태정 시장의 색깔은?
[칼럼] 취임 1년, 허태정 시장의 색깔은?
  • 김재중 기자
  • 승인 2019.05.16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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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의눈] 구청장 시절 강조했던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

허태정 대전시장. 자료사진.
허태정 대전시장. 자료사진.

색깔. 정치나 이념상의 경향까지 포괄하는 중의적 단어다. 곧 취임 1주년을 맞는 허태정 대전시장에게 요즘 ‘색깔이 뭐냐’는 질문이 집중되고 있다. 이제까지 보여 준 리더십이 과연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런 질문은 비판적 시각에서 출발한다. ‘그 동안 특별한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적 평가를 바탕에 깔고 있다. 

허 시장으로선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지난 1년, 왼뺨과 오른뺨을 동시에 맞아 온 그였다. 지역의 진보는 ‘왜 좀 더 개혁적이지 않냐’고 비판하기 일쑤였고, 보수는 기회 있을 때마다 문재인 정부와 싸잡아 ‘무능한 시장’으로 린치를 가하기도 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단적인 사례다. 전 시장이 시작한 갈등사업이지만, 매는 허 시장이 맞고 있다. 환경을 파괴하는 개발 사업을 왜 중단하지 못하냐고 왼뺨을 때리는 시민들이 있는가 하면,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개발 사업인데 시장이 왜 미적거리냐며 오른뺨을 때리는 시민들도 있다.  

양측 모두 허 시장에게 “색깔이 없다”고 말한다. 내 편도 네 편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시장이 마뜩할 리 없다. 직무수행 지지도 등 여론조사에서 허 시장이 고전하고 있는 이유를 어느 정도 짐작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때문에 허 시장도 취임 1년 시점부터는 뭔가 색깔을 내야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7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허 시장은 “7월부터 민선 7기 사업이 시정의 중심이 되도록 하라”고 공직자들을 독려했다. 민선 6기 갈등사업과의 분절, 허태정호(號)의 본격적 출항을 다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문제는 7월부터 선보일 허태정 시장의 ‘색깔’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허 시장 주위에서 흘러나오는 의견을 종합해 보면, 눈에 확연히 보이는 ‘특정 정책’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일하는 방식이 달라질 것”이란 설명이 대세를 이룬다.

민선6기 때부터 이어져 온 갈등사업 등을 6월까지 매듭짓고, 취임 1년을 맞는 7월부터는 민선7기 공약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단호한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일하는 공직사회를 만들어서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고심의 흔적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허태정 시장에게 바라는 리더십이 과연 이런 리더십이었을까. 허 시장이 출마를 공식화하기 전인 지난 2017년 12월, 유성구청장 신분이었던 그는 본보 인터뷰에서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잠시 당시 인터뷰 내용을 복기해 본다.  

“시민들이 여러 혼란을 겪으면서 ‘나를 따르라’는 장군형 리더십을 바랄 수 있는데, 이는 답이 될 수 없다. 21세기 새로운 지방자치의 리더십은 결국 소통의 리더십, 통합력의 리더십이다. 거버넌스를 어떻게 잘 구축해 나가느냐가 지방자치의 절대요소가 됐다. 시민주권을 행정 안으로 끌어들이는 능력과 의지야 말로 리더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자신이 꿈꾸는 리더십에 대해 허 시장은 매우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염홍철, 박성효, 권선택 3명의 전직 시장 이름까지 열거하며 “이 분들이 과단성과 집행력이 없고 무능해서 도시철도 2호선이 10년 넘게 답보 상태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평하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시장이 되고 보니, 보다 강한 리더십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을까. 허 시장이 자신에게 ‘장군형 리더십’이란 색깔을 입히려 한다면, 그것은 초심(初心)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전의 정치·행정권력’ 틀로 보면, 허 시장은 비주류이면서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인물이다. 왼뺨 오른뺨을 번갈아 맞아가며 거의 모든 언론으로부터 난타 당하고 있는 모습도 비슷하다. 지지율이 바닥을 맴도는 것까지 흡사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장군형 리더십’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을 리 없다. 검찰·국세청 등 권력기관을 장악하고 인사권을 휘둘렀다면 좀 더 손쉽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는 끝까지 고집을 꺾지 않았고, 퇴임 이후에야 비로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았다. 

리더의 ‘색깔’은 리더십의 방식이 아닌 가치와 철학이어야 한다. 며칠 뒤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다. 허 시장의 초심이 노무현으로부터 출발했다면, 거기에서 색깔을 찾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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