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신분 직접적 선거 관여 ‘한계’..직무수행 평가 하위권 ‘변수’

양승조 충남지사가 지난 3월 20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해찬 대표와 함께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충남도청 홈페이지
양승조 충남지사가 지난 3월 20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해찬 대표와 함께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충남도청 홈페이지

21대 총선이 11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충청지역 여권을 중심으로 양승조 충남지사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현역 단체장 신분으로 직접적인 정치행보는 제한적이지만, 충청권 정치리더로 인식되고 있는 까닭이다. 양승조 도정에 대한 평가가 총선민심으로 이어질 개연성도 크다. 

특히 충남지역은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이 초‧재선 그룹으로 이루어져 있어 당내에서는 양 지사가 구심점 역할을 해주기를 내심 바라는 분위기이다. 다만 양 지사는 선 굵은 행보를 보였던 이완구-안희정 전 지사들과 달리 외유내강(外柔內剛) 성격으로 분류돼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與, 도정 성과 통한 측면지원 등 구심점 ‘기대’
충청권 정치리더 여론조사, 이해찬 이어 2위

지역 정치권에서는 양 지사가 내년 총선에서 어떤 역할과 결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잠재적 대권 후보로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 지사는 TJB가 창사 24주년을 맞아 한국리서치와 함께 지난 10~12일까지 지역 성인남녀 1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충청권 정치리더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7%p)에서 15.2%로, 이해찬 민주당 대표(16.6%)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이완구 전 총리는 13.5%였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과 한국당 정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접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의 정치상황도 양 지사의 내년 총선 역할론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양 지사가 현역 단체장 신분이라는 점에서 선거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순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도정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민심을 끌어 모으고,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혁신도시 지정 등 현안 해결 여부 ‘관건’
시도지사 직무수행 하위권 ‘아킬레스건’

무엇보다 충남도 현안인 내포 혁신도시 지정과 평택~오송 복복선 건설사업 천안아산역 정차역 설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조기 폐쇄 등 현안을 어떻게 풀어낼지 관건이다.

더불어 지방분권을 비롯해 정부의 국가 균형발전 정책에 얼마나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양 지사는 지난 9일 국회 출입 충청권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정부가 경기도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을 3기 신도시 신규 택지 후보지로 지정·발표한 데 따른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양 지사는 이 자리에서 “경기도에 신도시를 조성해 교통이나 정주여건을 잘 만들면 만들수록, 지방의 공동화는 심화된다는 걸 대통령께 말씀드리고 싶다.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전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양 지사가 전국 17개 시‧도지사 직무수행 조사에서 하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는 부분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양 지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달 24~30일까지 전국 성인 유권자 1만7000명(광역 시도별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0일 발표한 4월 전국 17개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에서 44.6%(13위)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완구 전 총리가 내년 총선에 선수로 뛰면서 한국당 지지층 결집과 보수재건을 꾀하고 있는 시점에서 4선 의원 출신인 양 지사가 도지사 위치에서 얼마만큼 존재감을 발휘하느냐에 민주당 지지율과 선거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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