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부코(대전시 동구 신안동 베스티안우송병원 뒤)

코코넛 생 과육을 첨가한 필리핀 국민간식 부코파이(buko pie)가 국내 최초 대전에 상륙했다.

대전시 동구 신안동 베스티안우송병원 뒤에 위치한 ‘블루부코’(대표 오수경)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지난 1월 코코넛 생 과육을 첨가한 부코파이 테이크아웃전문점으로 문을 열었다.

부코파이
부코파이

부코파이전문점 블루부코 국내 최초 코코넛 생 과육 첨가해 인기몰이

이곳은 대동오거리나 지하철 대동역에서도 가깝고 대전역 동 광장에서도 가까운 거리에 있다. 부코(buko)는 필리핀어로 코코넛(coconut)을 뜻한다.

부코파이는 필리핀 국민전통간식으로 필리핀을 여행하다 보면 어디서나 길거리나 제과점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필리핀 팍상한 폭포 관광 중에 부코파이 가게 앞에서 줄서서 부코파이 한 조각 먹어본 기억들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또 관광객들이 부코파이판매점에 들러 두 손 가득 파이상자를 들고 가는 모습도 자주 보는 장면이다.

동남아 요리에 우유대신 사용하는 코코넛은 하나도 버릴 것이 없는 먹거리다. 블루부코의 부코파이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개발됐다. 밀가루와 버터를 6:4로 섞어 8시간 숙성 시켜 얇게 도우를 만든 다음 그 위에 생 코코넛 과육과 코코넛 잼 등을 첨가해 뚜껑을 덮고 계란 물을 바른 뒤 오븐에 35분 정도 구워 나온다.

포장 부코파이
포장 부코파이
오븐에서 구워 식히는 부코파이
오븐에서 구워 식히는 부코파이

고소한 향과 함께 두툼한 부코파이는 겉은 바삭하고 고소하지만 안에는 달콤하면서 생 과육이 씹히는 식감이 부드럽다. 필리핀 현지보다 조금 덜 달다. 식어도 더 맛있는 게 특징, 하루에 3번 구워 나오는데 누구에게나 호평을 받는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기 때문에 대전의 핫 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의 부코파이는 제과점 등지에서 코코넛을 말린 건 과육을 사용해 만들었다. 하지만 블루부코의 부코파이는 생 코코넛 과육을 사용하는 점이 다르다.

코코넛의 생 과육은 금방 갈변이 되기 때문에 한국으로 공수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건 과육보다 가격도 50% 이상 비싸다. 이렇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생 과육을 고집하는 이유는 씹히는 식감과 영양가도 다르지만 필리핀 현지에서 먹는 맛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서다.

필리핀의 명물 부코파이가 대전에 문을 열기까지의 사연도 기구하다. 오수경 대표는 16년 전부터 유학간 아들 때문에 자주 필리핀에 갔다가 팍상한 폭포 관광길에 먹어본 부코파이 맛에 매력을 빠졌다.

파이 도우
파이 도우
생 과육 도포
생 과육 도포

코코넛 생 과육 금방 갈변이 되기 쉬워 작업 어려워
3년 걸려 탄생한 부코파이 맛도 있고 가격 저렴해 호평

당시 배가 고플 때였지만 팍상한 폭포 가는 길에 30분 정도 줄서서 기다려서 먹은 부코파이는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밀가루 반죽 속에 우윳빛 코코넛 과육이 들어 있는데 고소하고 달콤했던 맛이 지금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처음 먹다보니 향과 맛에 취해 크게 한입 베어 물다가 안에 뜨거운 쨈이 흘러나와 입천장을 데였지요. 이것을 한국에 가져와서 판매하면 잘되겠다 싶어 알아봤지요.”

그러나 코코넛 생 과육을 한국으로 가져오는 것이 만만치 않아 주저하고 있었다. 그러다 오 대표는 3년 전 다시 그곳에 가서 부코파이를 맛보았다. 뜨거울 때 먹으면 맛있는데 식으면 맛이 없는 점 등 현지에서 여러 가지 장단점을 분석을 했다.

그리고 2년 동안 필리핀, 베트남에 가서 코코넛의 생 과육만 공급하는 루트를 찾느라 고생도 많이 했다. 그러는 동안 돈을 떼이는 사기를 3번씩이나 당하기도 했다. 힘들어서 몇 번이나 포기하려고도 했다. 반면 그럴수록 대전에 부코파이를 탄생시켜야한다는 강한 집념도 되살아났다.

오수경 대표
오수경 대표

그러면서 오 대표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부코파이를 만들기 위해 서울유명제과에서 기술을 습득하고 숱한 임상실험을 거쳐 필리핀 현지 맛을 우리나라 입맛에 맞게 중간 맛으로 레시피도 개발했다. 이런 우려곡절을 거치면서 지난 1월 3년을 준비한 필리핀의 명물 부코파이가 대전에 탄생하게 된다.

처음에는 부코파이를 잘 몰랐던 손님들도 그 맛에 반해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 과육 공급에 문제가 생겨 한 때는 하루 한정된 물량만 판매하기도 했다. 지금은 안정된 유통공급을 받아 문제가 없지만 당시에는 속도 모르는 일부 손님들은 배짱장사를 한다는 비난도 받았다.

블루부코 전경
블루부코 전경

바삭하고 고소하고 달콤하면서 생 과육이 씹히는 식감 부드러워

최근에는 뜻하지 않게 한국에 거주하는 필리핀 근로자에게 소문이 퍼지면서 블루부코는 필리핀 사람들의 고향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성지(?)가 됐다. 경남 거제, 창원, 인천 등지에서 고향의 음식을 먹으러 왔다며 전국 각지에서 찾는 것이었다.

거기다 전국에서 직접 올 수 없는 필리핀 사람들의 택배 요청도 엄청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파이와 달리 부드러운 부코파이는 운송도중에 부서지는 단점이 있어 아직 택배는 못해주고 있다. 조만간 배달차량을 이용해 전국 배달을 계획하고 있다.

이런 인기는 가격까지 저렴한 점도 작용했다. 보통 파이 한판에 2-3만원 하지만 블루부코는 현지에서 원자재를 직접구매하고 박리다매 경영방침에 따라 1만5000원에 판매해 호평을 받고 있다.

부코파이는 테이크아웃(포장)으로 판매하지만 이곳에서 먹을 수도 있다. 블루부코는 부코파이를 비롯해 카레와 돈가스를 판매하는 블루카돈과 커피와 각종 디저트를 먹을 수 있는 블루부코 디저트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디저트카페
디저트카페

한국 거주하는 필리핀사람 고향향수 불러일으켜 전국에서 찾아
디저트카페 운영해 대전 핫 플레이스로 각광

카페에서는 조각 부코파이를 맛볼 수 있지만 한판 구입해서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카페는 테라스 경치가 좋아 젊은 층에 인기를 끌고 있다. 연중무휴이고 대전시 동구 기쁨1길 7에 위치해 있다.

동남아 여행 중에 갈증 해소에는 코코넛이 아주 그만이다. 코코넛에 빨대를 꽂아 마시고 나면 통을 반으로 쪼개 준다. 코코넛의 하얀 속살을 숟가락으로 박박 긁어서 먹으면 구수하고 참 맛있다. 이런 코코넛의 생 과육을 첨가한 부코파이를 이제 한국에서 그대로 맛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블루부코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부코파이, 선물용으로도 특별할 것 같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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