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 필요, 선발진의 기복 줄이기, 버티기 모드

한화이글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5월
한화이글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5월까지 5할 승률을 유지해야 한다.

2019 시즌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40경기 이상을 소화했다. 아직까지 상위권 다섯 팀과 하위권 다섯 팀의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깨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5위 NC와 6위 한화와의 승차는 4.5경기. 40경기를 치른 시점이기 때문에 충분히 추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승차이다. 5월에도 현재 상황들이 이어지면서 과연 순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 있는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문제는 5강 중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와 두산 그리고 3, 4, 5위를 형성하는 세 팀(키움, LG, NC)과 4-6경기 차이가 나고 6위 한화와 7위 삼성과 2.5경기, 8위 롯데와 3.5경기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추세를 단순하게 5강, 5약 보다는 “2강 3중 1중약 4약”으로 조금은 더 세분해서 정리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3중에서 중위권으로 떨어지는 팀이 나오면서 1중약이 과연 중위권으로 재편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느냐이다. 5월 중에 이런 순위가 만들어진다면 중위권 경쟁과 더불어 팀 간 순위 경쟁은 더욱 재미있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주 여섯 경기를 모두 원정에서 치르는 어려운 일정이었다. 주중에는 문학에서 선두 SK와, 주말에는 잠실에서 LG와 만났다. 최근 “SK 포비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루징 시리즈를 당했고 LG에게도 좋은 흐름을 만들었으나 결국 루징 시리즈를 당하며 주간 2승 4패로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승패 마진 –2를 유지하지 못하고 다시 –4로 떨어졌다. 버티기에 들어간 5월 성적은 11경기에서 한화이글스는 5승 6패. 마지노선인 5할 승률에 못 미치고 있다. 

베테랑 야수들의 집중력 있는 활약 전제가 승리의 지름길

한화이글스가 세대교체의 기조 속에 리빌딩을 위한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아직까지 한화이글스의 중심은 베테랑들이다. 베테랑들이 준수한 활약을 꾸준하게 해줘야만 한화이글스의 경기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한화이글스의 중심은 없다. 정은원이 꾸준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굉장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은원을 중심에 놓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이다. 그렇다면 시즌 초반 파괴력 있는 모습을 보였던 이성열, 지난 시즌 대활약을 보여줬던 외국인 타자 호잉, 한화이글스의 심장 김태균, FA 계약 첫 시즌인 송광민 등의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온 이성열의 페이스는 점점 떨어지고 있고 호잉은 상대 팀의 견제와 더불어 자신의 페이스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으며 최근 복귀한 김태균은 다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이 선수들이 장타를 비롯한 결정적인 찬스에서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전체적으로 타선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김회성, 오선진 등의 중견급 선수들이 그나마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전력이 유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베테랑들이 자신들의 제 페이스만 찾아준다면 충분히 좋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한화이글스의 가을야구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선발진의 기복 줄이지 못하면 불안한 전력 계속될 수밖에

외국인 선발 뿐 아니라 토종 선발진의 기복이 이토록 심한 팀은 없다. 외국인 선발은 기복 없이 임팩트 있는 피칭을 보여주고 토종 선발진은 기복을 최소화해줘야 선발진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한화이글스의 선발진은 이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플랜 B든 플랜 C든 선발 로테이션은 만들어지고 있으나 그 위력은 크지 않다. 서폴드가 다시 제 페이스를 찾고 있지만 지난 주 채드벨이 다시 무너졌고 장민재가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지만 김범수와 김민우는 또 다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용덕 감독이 다시 선발진에 변화를 주는 상황에까지 이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선발진이 제 몫을 해줘야 불펜진도 이에 맞게 유기적인 운영이 가능해진다. 이태양과 임준섭이 다시 불펜에 복귀를 하면서 전력을 재구축했기 때문에 선발진에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준다면 투수진 싸움은 충분히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주 키움과 기아를 만나는 일정에서 김민우, 서폴드, 장민재, 채드벨, 김범수, 김민우가 차례로 등판하게 된다. 만약 김민우가 첫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한용덕 감독은 일요일 선발에 대한 큰 고민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우의 호투를 기대해본다.

버티기 모드 돌입, 현재 수준 유지하면 반드시 반격 기회 있을 것

모든 팀들이 마찬가지지만 한화이글스도 지난해에 이어 부상 선수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특히, 선수층이 얇은 한화이글스 입장에서 부상 선수의 이탈은 다른 팀들에 비해 더 큰 데미지를 주고 있다. 

하주석은 올시즌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기에 논외로 치자면 한화이글스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야수 자원은 정근우와 강경학 그리고 이동훈 정도이다. 문제는 이 선수들이 복귀할 수 있는 시점이 당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빠르면 6월이기 때문에 최소한 5월은 현재의 자원으로 버틸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투수진에서는 송은범이 전력에 가장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전력이다. 이밖에도 부상 중인 윤규진, 컨디션 회복 중인 송창식 등이 어려운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들이다. 하지만 이들도 언제 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지 요원한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의 전력이 당분간 유지될 수밖에 없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현재 전력에서 경기력의 극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는 선수들의 의지가 가장 크지만 벤치에서 선수들의 운영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고 선수들의 경기력을 얼마나 최대로 끌어낼 수 있느냐이다. 투수 교체 타이밍, 중요한 상황에서의 대타 카드, 상대 선발에 따른 라인업 조정 등의 중요한 순간에 벤치의 개입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최근 한용덕 감독의 경기 개입은 결과에 좋지 않은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2018년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가 팀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우승을 거머쥔 1999 시즌. 정확히 20년 전의 일이다. 겨우내 흘린 땀방울로 대망의 V2 사냥을 시작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2019 시즌을 맞아 대망의 V2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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