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석 의석 중 ‘4:1’ 구도 변화 여부에 전체 승패 ‘좌우’

내년 총선 천안-아산 지역구 출마 예상자.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규희 민주당 의원, 문진석 충남지사 비서실장, 한태선 전 민주당 정책실장, 이완구 전 총리, 박완주 민주당 의원, 한국당 신진영 천안을 당협위원장, 윤일규 민주당 의원, 이창수 한국당 천안병 당협위원장, 이명수 한국당 의원, 복기왕 청와대 정무비서관, 강훈식 민주당 의원, 박경귀 아산을 당협위원장.
내년 총선 천안-아산 지역구 출마 예상자.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이규희 민주당 의원, 문진석 충남지사 비서실장, 한태선 전 민주당 정책실장, 이완구 전 총리, 박완주 민주당 의원, 한국당 신진영 천안을 당협위원장, 윤일규 민주당 의원, 이창수 한국당 천안병 당협위원장, 이명수 한국당 의원, 복기왕 청와대 정무비서관, 강훈식 민주당 의원, 박경귀 아산을 당협위원장.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룰을 발표하면서 내년 21대 총선 충남지역 여야 대진표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모두 11개 의석수가 걸려있는 충남 총선은 5석이 집중된 천안시와 아산시를 누가 잡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전망이다.

충남 양대 수부도시로 불리는 천안시와 아산시 인구는 지난 4월 현재 100만여 명(천안 64만9천명, 아산 31만3천명)으로, 충남 전체 인구(212만명)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지역구 의석수 역시 천안 3석(갑, 을, 병)과 아산 2석(갑, 을) 등 5석으로 총 11석의 절반에 달한다.

지난 총선 의석수 1석씩 증설..당진 등 연접지역 영향권
민주당 5명 지역위원장 모두 전‧현직 국회의원
한국당, 이완구 출마 최대 변수 작용할 듯

특히 두 지역은 지난 총선에서 의석수가 각각 1석씩 늘어났고, 생활권이 상당 부분 중복됨에 따라 한 지역이 의석수를 독식하는 경향을 띠기 시작했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두 지역의 주도권 쟁탈전이 당진시와 공주시, 예산군 등 연접지역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현재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천안 3석과 아산 1석 등 4석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아직 공천과 선거제 개편 등 변수가 있지만, 5명의 지역위원장 모두 전‧현직 국회의원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내년 총선에서도 이 같은 구도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다만 자유한국당 소속인 이완구 전 총리가 천안갑 출마설이 돌면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일찌감치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한 이 전 총리가 출마지역을 천안갑으로 선택할 경우 천안‧아산뿐만 아니라 충남 전역에 적잖은 여파를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천안갑 이규희 공천 여부 최대 ‘관심사’
이완구 출마 대비 ‘대체재’ 부심

천안갑 현역인 민주당 이규희 의원이 초선인데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 중이라는 부분도 이 전 총리의 천안갑 출마를 부추기는 추동력이 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은 이 의원의 대체재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문진석 충남지사 비서실장과 한태선 전 민주당 정책실장의 출마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문 실장은 출마시 정치신인에 최대 20%까지 주어지는 가산점을 받게 된다.

천안을은 박완주 현 의원이 3선 도전에 나서는 가운데 당내 특별한 대항마는 찾아보기 어렵다. 박 의원은 충남도당위원장과 당 수석대변인, 최고위원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당내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 현재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와 민주당 ‘더좋은미래’ 대표로 활동 중이다. 박 의원은 3선에 당선될 경우 상임위원장 자리를 넘볼 수 있다.

천안을, 3선 도전 박완주에 이완구 측근 신진영 출마 ‘채비’
천안병, 윤일규 재출마에 ‘삭발 이창수’ 와신상담

이에 맞서는 한국당에서는 신진영 당협위원장이 표밭을 일구고 있다. 김제식‧박찬우 전 의원 보좌관 출신인 신 위원장은 최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진심의 정치, 현장 정치, 젊은 정치로 보수 지지층을 복원시키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가 충남지사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바 있는 신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이 전 총리가 천안갑에 출마할 경우 상당한 ‘후광효과’를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천안병은 지난해 6월 재‧보궐선거에서 이규희 의원과 동반 당선된 윤일규 의원이 재출마를 노리고 있다.

의료인 출신으로 문재인 대통령 주치의를 담당했던 윤 의원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의료와 복지 분야 법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상임위와 본회의 출석률도 100%에 달할 정도로 성실한 의정활동이 두드러진다. 한국당은 지난 보궐선거에서 윤 의원에 패한 이창수 당협위원장이 와신상담(臥薪嘗膽)하고 있다.

한국당 충남도당위원장인 이 위원장은 지난 2일 국회 본청 앞에서 있은 패스트트랙 원천무효를 주장하는 삭발식에서 유일한 원외 위원장으로 참석해 삭발하는 결기를 드러냈다.

아산갑 ‘이명수 vs 복기왕’, 16년 만에 ‘리턴매치’
아산을 ‘초선 호랑이’ 강훈식에 박경귀 ‘도전장’

아산갑은 내리 3선에 성공하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명수 의원이 4선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행정 관료 출신인 이 의원은 행정안전위 활동에 이어 국회 저출산·고령화대책 특별위원, 메르스 비상대책 특별위원장 등 보건복지 분야에서 왕성히 활동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는 20대 국회 청년미래특별위원장과 당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내년 총선에 출마할 ‘새 인물’ 찾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의원 대항마로는 복기왕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꼽힌다. 복 비서관은 지난 17대 총선에서 이 의원과 한차례 격돌해 승리한 바 있다. 만약 두 사람이 내년 총선에 맞붙을 경우 16년 만에 리턴매치가 성사된다.

민주당 천안‧아산 지역위원장 가운데 유일한 원외인 복 비서관은 재선 아산시장과 중앙 정치무대 경험을 토대로 내년 총선에 재입성을 희망하고 있다. 복 비서관은 올해 추석 이후 사퇴한 뒤 지역에 내려와 본격적인 출마 채비를 이어갈 계획이다.

아산을은 강훈식 의원이 ‘40대 기수’로 재선 도전에 나선다. 강 의원은 최근 각종 방송 패널로 출연해 ‘초선 호랑이’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당내에서는 전략기획위원장과 내년 총선 룰을 결정하는 ‘2020 총선제도기획단’ 간사를 맡으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국당은 박경귀 당협위원장이 강 의원의 아성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1급)을 지내고 고향으로 돌아와 현재 아산참여자치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박 위원장은 각종 지역구 행사와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세 확보 중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충남은 현재 민주당이 한국당에 1석(6:5) 앞서 있어 절대 우세를 점치기 쉽지 않은 지역”이라며 “충남 정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천안과 아산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에 따라 여야의 전체적인 승패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 지역은 수도권과 인접해 있다는 지리적 특성으로 수도권 민심이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건”이라며 “문재인 정부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이라는 선거 프레임도 두 지역 총선에 상당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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