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이랑 칼국시(대전시 서구 갈마동 괴정중학교 앞쪽)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지역과 거리에 상관없이 맛집을 찾아다니던 미식가들에게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경제가 안 좋다보니 먼 곳까지 나가지 않고 동네골목에 숨어있는 맛집을 찾아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미식가들이 주변에 소문내지 않고 찾아다니는 집이 있어 화제다.

맛도 있고 가격도 저렴한 갈마동 골목맛집으로 소문자자
잡 내 없는 담백하고 깔끔한 족발. 하루 한번 삶아 당일 판매

토종족발
토종족발
양념족발
양념족발

대전시 서구 갈마동 경성 큰마을아파트 뒤편에 있는 ‘족발이랑 칼국시’, 이집은 깔끔한 족발과 농사지어 말린 시래기국밥 등으로 미식가들이 소문 안 내고 찾는 숨어있는 갈마동 골목맛집이다.

괴정고등학교 네거리 주변에 있어 괴정동 맛집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있는데 행정구역으로는 갈마동이다. 괴정동과 경계에 있는 골목에 있다.

메뉴는 토종족발과 매운 족발. 족발은 국내산 암퇘지 앞다리 뒷다리 모두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앞다리는 식감이 쫀득하고 뒷발은 살코기 양이 많기 때문이다. 족발은 하루 1번 50족 정도를 2시간 30분 정도 삶아 당일만 판매한다. 삶는 방식도 독특하다. 12년을 지켜온 씨육수(간장)을 사용해서 양파, 대파 등과 3년 간 수 뺀 신안 천일염으로 간을 한다.

삶은 족발
삶은 족발

야들야들한 중간 족을 사용해서 그런지 식어도 맛있다. 족발은 잡 내가 전혀 없고 담백하고 구수하다. 속은 부들부들 하면서 겉은 쫄깃쫄깃하고 고소한 게 특징. 오래 먹어도 느끼하지 않고 깔끔하다. 이런 족발은 포장(테이크아웃)도 많아 오후 8시쯤에 바닥이 나는 경우가 많다. 일반 대형프랜차이즈업체 족발처럼 정제되고 세련되지는 않지만 투박한 그릇에 담긴 삐틀삐틀 썬 족발은 정답게 느껴진다.

이런 족발을 먹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요한다. 족발은 삶기 전 10시간 이상을 물에 담가 핏물을 빼는 작업이 중요하다. 그런 다음 일일이 잔털제거 등 많은 손질을 거쳐야 비로소 냄새 없는 족발이 탄생한다. 보통 정성으로는 안 될 것 같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는 냄새 때문에 족발을 못 먹는 사람도 이곳 족발은 먹는다고 한다. 매운 족발은 특제 매운 소스를 넣고 센 불에 볶아서 낸다. 매콤하고 달콤한 맛에 불 맛까지 입혀 손이 자꾸 가는 중독되는 맛이다.

칼국수
칼국수
시래기국밥
시래기국밥

열무국수, 시래기국밥, 잔치국수, 콩나물밥 5천원 직장인 인기
논산 부적에서 농사지은 농산물 사용

점심에는 열무국수, 시래기국밥, 잔치국수, 콩나물밥, 칼국수 등 다양한 메뉴가 있어 직장인들로 붐빈다. 여기에 주부들의 족발 포장손님들까지 겹쳐 북새통을 이룬다. 특히 열무국수는 직접 담근 열무김치가 압권,  양파, 사과 등을 갈아 넣어 달착지근한 맛으로 먹지만 목 넘김 후에는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기분 좋은 칼칼한 뒷맛이 괜찮다. 또 직접 말린 시래기는 된장 맛과 어우러져 구수해 인기가 많다.

모든 요리는 이원숙(62) 대표가 만든다. 모든 소스도 사다 쓰는 게 없고 개발해 사용한다. 충청도 아줌마답게 무뚝뚝해 보이지만 정이 많고 인심이 후하다. 대전이 고향으로 학습지 사업을 하다가 뜻한바 있어 2006년 대학 선배와 함께 의기투합해 유성구 노은동에서 창업했다. 하지만 2012년 6년 만에 독자적으로 갈마동으로 이전 개업을 했다.

열무국수
열무국수
열무국수
열무국수

처음에는 홍보가 안 돼 하루 칼국수 3그릇 파는 날도 있을 정도로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한 달 정도 지나자 먹어본 손님들의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갈마동 동네족발명소가 됐다.

이런 바탕에는 이 대표의 음식솜씨가 한 몫 했다. 워낙 솜씨와 손맛이 좋아 어떤 메뉴든 주문만 하면 도깨비 방망이처럼 바쁜 손놀림으로 뚝딱해서 나온다. 빨리 나오는데도 맛깔나다. 여기에는 남편의 도움도 큰 역할을 했다. 논산 부적면에서 농사지어 고춧가루, 시래기, 배추, 열무 등 각종 농산물과 된장, 간장 등을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저는 손님에 대한 애정이 각별합니다. 모두가 고마운 분들이잖아요. 그래서 음식 갖고 장난치면 안 됩니다. 앞으로도 좋은 재료를 가지고 정성을 다해 푸짐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모실 겁니다. 몸은 힘들지만 박리다매 그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이 대표의 정성이 통했는지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단골이다. 동네 손님도 많지만 둔산동, 유성 등 외지에서도 찾는 사람도 많다.

이원숙 대표
이원숙 대표
잔치국수
잔치국수

이원숙 대표 마법의 음식솜씨와 푸짐한 인심 돋보여
막걸리 마니아들도 즐겨 찾는 곳

족발은 쫀득한 맛과 부드러운 족발의 살코기는 어린 아이부터 중장년층까지 두루 즐길 수 있는 식감을 자랑한다. 특히 촉촉하고 윤기가 잘잘 흐르는 영양만점 족발은 직장인들의 퇴근길 술안주와 국민야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족발은 콜라겐이나 엘라스틴 등 단백질 성분이 많아 뼈와 발톱을 빼고는 버릴 것이 없다.

특히 젤라틴 성분이 풍부하여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도 효과적이다. 또 간 기능을 부활시키고 해독시키며 중금속을 체외로 배출하므로 공해 속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술안주로도 적합한 음식이다.

일요일 휴무이고 대전 서구 대전시 서구 갈마로147번길 58에 위치해 있다. 토종족발(소) 1만2000원, (대)1만7000원, 칼국수, 잔치국수, 열무국수, 콩나물밥, 녹두전, 시래기국밥 5000원, 식당 뒤 주차 5대 가능.

대전시 서구 갈마동 괴정고 네거리 주변에 있는 족발이랑 칼국시 전경
대전시 서구 갈마동 괴정고 네거리 주변에 있는 족발이랑 칼국시 전경
콩나물밥
콩나물밥

매일 쌀밥만 먹는 사람에게는 가끔 잡곡밥이 간절할 때가 있다. 오늘은 갈마동 ‘큰고을 족발이랑칼국시’를 찾아보자. 주머니가 가벼 워도 식사와 가볍게 술 한 잔 할 수 있는 동네 맛집이라 더욱 정감이 가는 곳이다.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 통 막걸리도 있다.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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