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선발 로테이션 안정화, 불펜 플랜 B, 반격의 기회 충분

한화이글스의 2019시즌 초반 투수진은 냉온탕을 번갈아가며 팬들을 웃기고 울리고 있다.
한화이글스의 2019시즌 초반 투수진은 냉온탕을 번갈아가며 팬들을 웃기고 울리고 있다.

2019 시즌 프로야구가 25% 지점인 36경기를 넘어서고 있다. 상위권 다섯 팀과 하위권 다섯 팀의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어느 팀이 이 구도를 깰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하위권 팀들이 상위권 팀들을 만나 승수를 쌓기 보다는 패전을 쌓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성적의 양극화가 고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이글스만이 상위권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 양극화를 깰 수 있는 팀은 한화이글스가 유일하다. 

한화이글스는 지난 주중에는 대전에서 최강 두산을, 주말에도 역시 홈에서 최하위 kt를 만나는 극단적인 일정이었다. 우려했던 최강 두산과의 주중 시리즈에서 화, 수 연승을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가져왔고 kt전에서는 패배로 시작했지만 주말 두 경기를 쓸어 담으면서 다시 위닝시리즈를 장식했다. 주중 4승 2패의 호성적으로 승패 마진을 –2로 줄이는데 성공을 했다.

선발 로테이션의 안정화 중요, 외국인 투수의 임팩트 그리고 토종 선발의 꾸준함 필요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투수가 야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중에서도 선발 투수의 역할은 팀의 성패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요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팀의 감독들은 가장 좋은 투수들로 선발 로테이션을 구성하게 된다. 

하지만 한화이글스는 물음표 가득한 선발진으로 올시즌을 시작했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를 모두 교체했고 가능성은 있으나 경험과 안정감은 떨어지는 젊은 영건들로 선발진을 구성했다. 리빌딩을 위한 모험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서폴드와 채드벨은 임팩트 있는 활약 보다는 기복 있는 피칭을, 토종 선발진은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결국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한용덕 감독은 이내 “플랜 B”를 꺼내 들었고 빠르게 선발진을 수습하기에 이르렀다. 선택은 중고참인 장민재와 이태양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이태양의 부진으로 어긋나면서 애초에 선발진 구상에 있었던 김범수와 꾸준한 기회를 주었던 김민우가 다시 기회를 받게 되었다. 

시즌 1/4이 넘어서고 있는 시점에서 한화이글스의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서폴드와 채드벨, 중고참 장민재, 5년차 듀오 김민우와 김범수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 주 한화이글스의 선발진은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채드벨은 두 경기에서 8이닝 1실점과 6이닝 2실점으로 2승을 챙겼고 서폴드가 승리는 거두지는 못했지만 오랜 부진 끝에 7이닝 1실점 피칭을, 김범수가 두 번째 등판에서도 5이닝 1실점을, 김민우는 선발 복귀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해주면서 4승 2패의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장민재가 부진했지만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아니었다. 

결국 한화이글스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서폴드와 채드벨이 6이닝 이상의 피칭과 함께 2실점 이하로 막아주는 임팩트 있는 피칭을 해주고 토종 선발진은 퀄리티 피칭 정도의 꾸준함은 보여줘야 팀의 투수진 운영이 코칭스태프의 의도대로 이루어질 것이고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무너진 최강 불펜의 꿈, 플랜 B, C로 이겨내야

한화이글스는 지난 시즌 최강 불펜의 힘으로 11년 만의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올시즌에도 그 최강 불펜의 면모는 여전할 것으로 여겨졌다. 전력 누수는 없었고 마당쇠 송창식과 젊은 투수들의 성장 그리고 신인 투수들의 합류로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전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강 불펜의 꿈은 여지없이 깨졌다. 지난 시즌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던 송은범과 이태양이 지난 시즌 소화한 많은 이닝의 여파인지 제대로 된 구위를 선보이지 못하면서 한용덕 감독의 구상은 틀어졌다. 최근 송은범은 두 번째로 2군으로 떨어졌고 이태양은 선발로 전환했으나 이 또한 여의치 않아 역시나 2군으로 발길을 돌린 상태다. 여기에 유일한 사이드암 서균도 지난 시즌의 상승세를 잇지 못하면서 2군에서 담금질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현재 한화이글스가 승패 마진 –2를 기록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박상원의 성장과 안영명의 경험 그리고 정우람의 마무리 능력을 바탕으로 한 필승 계투진은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정우람이 무너졌고 박상원과 안영명이 연이은 실점을 기록하면서 어려운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한용덕 감독은 선발에서 탈락한 김성훈을 롱릴리프로, 2년차 좌완 박주홍을 좌완 불펜으로, 중고 신인 김종수와 신인 박윤철과 김이환을 추격조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불안함은 여전하다. 불펜이 다시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선발진이 긴 이닝을 던져주면서 필승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젊은 선수들이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할 때만 가능해질 것이다.

이미 최강 불펜의 꿈은 깨졌다. 하지만 낙담하고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 박상원과 안영명 그리고 정우람이 건재하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이 조금만 성장을 하고 송은범, 송창식, 이태양, 서균이 조정기를 거쳐 제 구위를 찾고 윤규진이 부상에서 회복이 된다면 다시 불펜진에 큰 힘을 보태 줄 수 있을 것이다. 

현 순위를 깰 수 있는 유일한 팀 한화이글스, 반격의 기회 충분

지난 주 4승 2패를 거두며 상위권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가볍게 한 한화이글스. 이번 주부터 천적 SK, 상승세의 LG 그리고 버거운 키움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특히 이번 주 6연전은 모두 원정에서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와 LG와 만난다. 최소 5할 승률을 거둘 수 있는 경기가 필요하다. 지난 주에 이어 4승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5할 승률에 복귀할 수 있게 된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김범수를 시작으로 김민우, 서폴드, 장민재, 채드벨의 로테이션으로 이루어진다. 지난 주에 호투한 김범수와 김민우가 천적 SK를 상대로 다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이번 주 대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서폴드와 채드벨은 다시 외국인 원투 펀치의 임팩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 기복 있는 피칭을 보여주었던 한화이글스 선발진이 지난 주에 이어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간다면 한화이글스의 상위권 도약에 큰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김범수는 제구 불안에 의한 투구 수 조절이 필요하고 김민우는 직구 스피드가 145km 이상이 유지되어야 한다. 또한 장민재는 5회와 6회의 고비를 넘길 수 있는 위기 관리 능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서폴드와 채드벨은 마운드에서 외국인 투수로서의 책임감과 실점 상황에서의 냉정함이 필요하다. 모든 선수가 자신의 단점을 단숨에 장점으로 만들 수는 없지만 한 번의 고비만 넘길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승부를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
 
2018년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가 팀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우승을 거머쥔 1999 시즌. 정확히 20년 전의 일이다. 겨우내 흘린 땀방울로 대망의 V2 사냥을 시작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2019 시즌을 맞아 대망의 V2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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