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생각하는 '어린이 인권' 현주소
어린이날 생각하는 '어린이 인권' 현주소
  • 정인선 기자
  • 승인 2019.05.0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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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아동학대 신고 건수, 증가 추세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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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1년 중 하루에 불과한 선물과 생색이 아니라 뿌리 깊은 억압과 차별로부터의 근본적 해방이다.”

청소년 시민단체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가 지난 4일 어린이날을 맞아 발표한 선언문 내용이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여전히 학교에서는 학생에 대해 체벌과 모욕을 암암리에 허용하고, 많은 아동들이 가정폭력으로 죽거나 다친다”고 어린이 인권 현주소를 진단했다. 

97번째 어린이날을 맞는 대한민국 어린이들은 얼마나 독립적인 '인격체'로 대우받고 있을까.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은 휴식과 여가를 즐기고, 놀이와 오락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매년 불거지는 어린이 학대 뉴스, 노키즈존 이슈, 청소년 자살률 등은 어린이를 우리의 '미래'라고 부르는 현 사회와 너무 대조되는 모습을 띄고 있다. 

우리의 어린이들은 충분히 놀이할 권리를 보장받지도 못하고, 경쟁적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 속에서 성적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차별적 언행을 경험한다. 한국 아동의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특히 국내 아동학대 현황에서 어린이들의 '인권' 현주소가 여실히 드러난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지난해 발표한 아동학대 주요 현황에 따르면 대전지역 아동학대 신고접수는 2015년 512건에서 2017년 949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아동학대 처벌법 공포 이후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피해자가 더 드러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치명적인 결과는 사망으로, 전국 기준 2001년부터 2017년까지 16년간 총 216명이 아동학대로 숨졌다. 지난해 아동학대 사망자(잠정치)는 3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동학대와 사망사례가 해마다 증가추세에 있지만 아동학대를 관리하는 체계와 현실은 미흡한 실정이다. 

대전 아동보호전문기관 정민경 사례관리팀장은 3일 기자와 만나 "대전의 경우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단 1곳 밖에 없어서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라며 "아동피해자들에게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인력충원과 예산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응급사례의 경우 24시간, 일반 학대사례의 경우 72시간 이내 대처(현장조사, 임시조치, 상담 등)해야 하는데 1인당 아동담당인구가 많아 긴급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대전 사례관리팀의 경우 1명당 100건 이상의 사례를 관리중이다. 

보여주기식 아동보호가 아닌 실질적 보호체계를 갖추기 위해 관련당국의 적극적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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