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대학교 둔산한방병원 여성의학비만센터 백선은 교수

백선은 교수

부인과 수술은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종 등 다양한 여성 질환에서 시행되는 치료 방법이다. 부인과 수술 중 대표적인 자궁절제술은 2011년 이후 6년간 매년 남녀 전체 인구의 수술 중 10위 안에 들 정도로 흔한 수술이며, 그 외에도 자궁근종제거술, 난소‧난관 절제술, 원추절제술 등 다양한 부인과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부인과 수술은 병변제거를 통한 치료 목적을 위해 시행되지만, 한편으로는 수술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으로는 수술부위 통증, 복부 팽만감, 배변 시 복통, 배뇨 시 통증, 기력저하가 대표적이며, 요통 등 근육관절통과 우울감을 겪기도 한다. 또한 난소절제술을 시행한 경우 수술적 폐경으로 인하여 안면홍조, 가슴 두근거림, 어지러움 등 갱년기 유사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 후 빠른 회복을 위해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치료 방법은 ‘수술 후 조기회복(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이하 ERAS)’이다. ERAS는 1997년 Kehlet에 의해 처음 고안되었는데, 원인 질환의 제거뿐만 아니라 수술 후 통증, 기타 불편감의 감소 및 삶의 질 향상 등을 위하여 수술 전, 수술 중, 수술 후에 다양한 분야의 협업을 통해 치료에 접근하는 치료 패러다임이다. ERAS에서 수술 후 회복의 핵심은 통증 조절, 소화기계 및 배뇨 기능의 회복, 빠른 경구 식이 회복, 빠른 운동 복귀에 있다. 최근 한의학적 치료가 결합된 ERAS에 대한 연구를 통해 침·뜸치료, 부항 등이 수술 후 환자의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여러 논문을 통해 부인과 수술 후 한방 치료가 수술 후 빠른 회복에 도움을 주었으며,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인과 수술의 후유증은 한의학적으로 어혈(瘀血)과 허로(虛勞)의 상태로 파악할 수 있다. 수술로 인해 발생한 어혈과 수술 후 기혈 손상으로 인한 허로를 개선하고 염증‧유착을 방지하여 회복을 촉진하는 것이 한의학적 수술 후 회복 치료의 요점이다. 수술 후 후유증 치료를 위해서는 1-2주간의 입원을 통한 집중치료를 권하게 된다. 한약을 비롯하여 침·뜸·좌훈·약침·향기요법 등을 결합한 다양한 한방치료를 통해 회복을 촉진해 후유증을 예방하고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입원치료 이후에도 생활 관리가 중요하다. 수술 후 가벼운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나 격한 활동, 무거운 것 들기, 오랜 시간 차 타고 이동하기 등 무리한 활동을 피하고 서서히 활동 강도를 올리는 것이 좋다. 특히 오래 서있거나 무거운 것 들기, 쪼그려 앉는 등의 동작은 골반저근이 약화된 상태에서 하수감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부인과 수술 후유증을 호소하며 입원했다가 치료 후 밝은 표정으로 퇴원하는 환자들을 진료실에 많이 만나게 된다. 부인과 수술 후 한방치료를 통해 후유증 없이 빠른 회복을 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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