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임대관리업체 대표 ‘잠적’
"예견된 일" 안일한 수사 비판 목소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천안지역 오피스텔 분양임대관리업체 대표가 돌연 잠적하면서 임차인이 보증금을 고스란히 떼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천안지역 오피스텔 분양임대관리업체 대표가 돌연 잠적하면서 임차인이 보증금을 고스란히 떼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속보도>천안지역 오피스텔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고스란히 떼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사기’ 혐의로 경찰조사를 받던 오피스텔 임대관리업체 대표가 돌연 잠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사를 맡은 경찰은 “잡으면 되지 무슨 걱정이냐”며 느긋한 반응이다. 속 타는 건 20~30대 사회초년생 청년들이다. <4월 14일자 "전세금 받을 수 있나요?"..천안 오피스텔 세입자 '발 동동'>

2일 제보자 주장을 토대로 <디트뉴스>가 취재한 결과 분양임대관리업체 ㈜집이야기 대표 A(40)씨의 전화기는 지난 26일부터 꺼져있다. 그동안 연락을 취해온 직원들과도 연락을 끊었다. A씨 주변 인물들도 연락두절이다.

A씨는 집주인에게는 월세계약을, 임차인에게는 전세계약을 맺어 보증금을 편취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지난달 중순 최초 고소장이 접수 된 이후 A씨는 2차례에 걸쳐 경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씨는 지난달 16일 지역 한 호텔에서 보증금 연체 임차인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당시 그는 “자산을 매각해 6월 말까지 갚겠다”며 적극적인 문제해결 의지를 보였다. 언론과 인터뷰에서 “사기가 아니다”고 적극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돈을 갚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강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반환해야 할 보증금이 늘기 때문이다. 다른 오피스텔 신규 입주자로부터 받은 보증금을 계약이 끝난 입주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수입구조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예견된 일” 안일한 수사 비판 목소리

천안서북경찰서 전경.
천안서북경찰서 전경.

상황이 악화되자 경찰의 안일한 수사에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피해규모가 크고, 피해자 수가 많은 만큼 소규모 수사본부라도 꾸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이 사건은 천안서북경찰서 경제3팀에 배당됐다.

지역 한 법조 관계자는 “현재 같은 상황이면 도주한 업체 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체포영장을 신청하려면 최소한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 만큼 조사가 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이유에서 영장신청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찰 입장에선 소위 말하는 ‘가성비가 떨어지는 사건’이다 보니 적극성이 결여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1~2명이 전담 수사하는 경제팀에 배당한 것이 아니겠냐”며 “이러한 사건의 경우 ‘적극적인 문제해결 의지’를 보이면서 잠적하는 경우가 많기에 잠적은 충분히 예상됐다. 소규모 수사본부라도 갖추는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업체와 계약한 오피스텔 입주민 B(32·성정동)씨는 "보증금을 돌려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잠도 이루지 못한다. 수사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자신의 가족, 친척이 같은 일을 당하더라도 이렇게 수사하겠냐"고 하소연했다.

유영길 천안서북서 수사과장은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체포영장은 필요하지 않다. (대표가)연락이 안 되면 잡으면 되는 것이지 무슨 걱정이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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