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천안을 당협위원장 “처음과 끝이 같은 정치인 될 것”
그를 처음 본 것은 2016년 서울~세종 고속도로 주민 공청회가 열린 자리였다. 말끔한 정장 차림에 반듯하게 맨 넥타이, 머리를 빗어 넘긴 헤어스타일은 ‘나 서울 물 먹는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듯 했다. 바로 신진영(52) 자유한국당 천안을 당협위원장 얘기다.
30일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사무실에서 만난 신 위원장은 영락없는 ‘촌놈’같아 보였다. 새까맣게 그을린 피부색 때문이었다. “왜 이렇게 얼굴이 타셨어요”라고 물으니 종이 한 장을 꺼내 들었다. 그의 일정표였다. 오전 5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빡빡한 일정으로 꽉 찼다. 신 위원장은 “봄철이라 나들이 가는 지역민에게 인사드리고, 많은 행사에 참여하다 보니 이렇게 됐다”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사실 그는 촌놈이 맞다. 충남 예산 출신으로 단국대학교(천안캠퍼스)에 진학하기까지 그곳에 지냈다. 7남매 중 막내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를 도와 논·밭일을 했다고 한다. 소도 키웠다. 대학에 진학한 후 ROTC 28기 장교로 임관했다. 대위로 전역해서 경찰간부 시험도 봤지만 낙방했다. 1997년부터는 모교인 단국대 교직원으로 근무했다.
'정계 입문기'..이완구 전 총리와 인연
당시 지도교수가 부탁한 일이 그를 정계로 발을 들이게 만들었다. 지도교수의 요청은 2006년 이완구 충남지사 후보 캠프를 도와주자는 것이었다. 신 위원장은 수행팀장을 3개월간 맡았다. 이 후보는 선거에서 이겼고, 신 위원장은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당선자가 된 이완구 지사에게 연락이 왔다. 도청에서 차 한 잔 마시자는 것이었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같이 일해보자”고 제안했고, 신 위원장은 이듬해부터 비서관으로 근무하게 됐다. 자체승진으로 비서실장까지 달았다.
그러던 2009년 말. 신 위원장에게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이 지사가 ‘세종시 원안추진’을 고수하며 지사직을 사퇴한 것. 신 위원장도 얼마 지나지 않아 도청을 떠나야 했다. 컨설팅 업체에 일을 하게 된 신 위원장은 2013년 이 지사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원내대표가 되기까지 그와 함께했다. 이후 김제식 국회의원 보좌관, 박찬우 국회의원 보좌관을 연이어 맡게 됐다. 인맥을 넓히고, 정치 근육을 키워나갔다.
'성장기'..참모에서 리더로
2017년 말. 그는 더 이상 참모가 아닌 현장정치에 뛰어들어야겠다고 결심한다. 사고 당협인 천안을 당협위원장에 공모했다. 다음해 1월 당협위원장에 임명됐고, 비로소 자신만의 정치를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천안을 당협은 전임 당협위원장이 선거법위반 혐의로 대법원 유죄 판결을 받은지라 조직은 와해돼 있었다. 신 위원장은 취임일성으로 “조직재건을 최우선 목표로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고 했다. 또 “진심의 정치, 현장 정치, 젊은 정치로 보수 지지층을 복원시키겠다”고 밝혔다.
1년 4개월이 지난 현재 신 위원장은 “읍면동 당협위원회 월례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게 됐고, 올 7월에는 청년위원회 발대식도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그의 바람대로 조직이 재건되고, 외연 확장이 진행되고 있다는 말이다.
“처음 지역민과 만날 땐 ‘천안 토박이가 아니다’, ‘정치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현장정치를 시작하면서 진정성을 갖고 지역민과 동고동락하니 이제야 ‘저놈 진득하네’라는 말을 듣게 됐습니다.” 주말, 휴일 없이 뛰어다닌 결실이었다.
신 위원장은 “정직한 정치, 약속을 지키는 정치, 처음과 끝이 같은 정치인이 되겠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인은 무너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지역민과 울고 웃으면서 지역 현안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신 위원장의 좌우명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다.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 낸다’라는 뜻으로 ‘세상 만사는 내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풀이된다. 그동안 의지에 따라 조직을 재건해 왔듯 그의 더 큰 포부가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