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적의 길' 저자 이정동 서울대 교수 총괄
유전기술·에너지·인공지능·교육 4대 핵심 분야로 본 한국의 미래

민음사를 통해 출간된 신간 '공존과 지속' 표지
민음사를 통해 출간된 신간 '공존과 지속' 표지

전 세계적으로 신기술의 테스트베드라 불리는 한국, 새로운 테크놀로지 도입에 적극적인 우리 사회에서는 기술 혁신과 관련된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유전자 수준에 불과했던 기술이 난치병을 치료한다는 놀라운 소식부터 강의실을 벗어나 손안의 스마트폰에서 교육이 이루어진다는 갸우뚱한 이야기까지 실현되는 가운데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다.

이에 한국 산업에 '축적'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던 이정동 서울대학교 교수가 총괄한 도서 '공존과 지속: 기술과 함께하는 인간의 미래'가 민음사를 통해 출간됐다. 권혁주, 김기현, 장대익 교수를 비롯해 서울대 이공대·인문사회대 23인의 석학이 합작한 '한국의 미래' 프로젝트가 만 4년 만에 일구어 낸 집합 지성의 결실인 셈이다.

책은 유전기술·에너지·인공지능·교육의 4대 핵심 분야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종합 리포트하며 신기술이 우리 사회에 연착륙하기 위한 '공존과 지속'이라는 방향을 제시한다.

서울대 교수진 23명은 '한국의 미래' 프로젝트를 통해 유전기술·에너지·인공지능·새로운 교육 미디어 등 네 가지 혁신 사례를 내세웠다. 기술 전문가에서 인문사회과학 전공자까지 문·이과를 넘나드는 교수들이 터놓고 의견을 공유했다. 

이전의 기술 혁신 관련 논의들이 이공계 위주로 펼쳐졌다면 지난 2015년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기술혁신과 우리 사회의 접점을 논하며 이공계는 물론 인문사회계의 분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토론의 장이 마련된 데 의의가 크다.

기획부터 출간까지 만 4년의 시간을 거쳐 기술 일선에서 현장 전문가가 리포트하는 실제 데이터와, 인문사회 연구자들이 지적하는 이론적 쟁점들을 모은 결과 프로젝트 전반을 아우르는 하나의 화두가 포착됐다. 바로 인간과 기술, 과학과 사회가 함께 진화(共進化)해 나간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의 창시자인 하이젠베르크는 그의 주저 '부분과 전체' 서두를 "과학은 결국 인간이 만든다"는 명제로 열었다. 자명하지만 그만큼 잊히기 쉬운 이 명제는 지금 기술의 변화 속도가 임계점에 다다라 사회 전반의 변화가 요구되는 한국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살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굳건한 신념이 필요하다. 공존과 지속이라는 거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읽힐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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