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6시 충남대 백마홀에서 '정년기념 감사드림 북콘서트'
"현실정치 절실하지 않았다는 평가 인정, 내년 총선출마 전념할 것"

23일 만난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23일 만난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상아탑에만 머무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다. 이론을 현실과 접목하기 위해선 어렵지만 누군가는 도전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오는 8월 정년퇴직하는 육동일(64)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가 ‘프로’ 정치인으로서 삶의 제 2막을 준비하며 던진 말이다. 이미 여러차례 선거에 도전하고, 현재는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현실 정치에 뛰어든지 오래지만 대학 교수직에서 물러난다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남다른 의미일 수밖에 없다. 

지난 23일 정년기념 북콘서트 준비를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육동일 교수를 <디트뉴스>가 만났다.

“정식교수로 발령 받은 지 벌써 33년 6개월이 지났다. 오랜 시간이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고 느껴지는 것을 보면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싶다. 고마운 대학에서 좋은 제자들을 많이 만났기 때문에 굉장히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는 교수로서의 삶을 정리하며 "‘시원섭섭’하다는 말 보다 ‘홀가분하고 후련한 기분’이 더 적합하다"고 표현했다. 자치행정학과 창설 교수진으로서 좋은 성과를 내고 전국 유일 지방자치 전문학과로 자리 잡고 뿌리 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치열한 삶을 살아온 그였다. 

육 교수는 가장 큰 아쉬움으로 ‘학과 통폐합’을 꼽았다. 지방자치사회에서 앞으로 더욱 필요한 전공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와 대학 방침에 따라 학부제로 통폐합 됐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지방자치 전문가다. 전문가 눈으로 볼때 "대한민국의 지방행정은 이론과 현실의 괴리가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그가 현실정치에 뛰어 든 이유이기도 하다. 

“지방자치라는 것은 현실과 주민들의 의식 반경 속에서만 뿌리 내릴 수 있는 것이다. 나름대로 지방자치 이론의 현실 정착을 위해 필요한 정책과 달라져야 할 제도나 환경을 여러 차례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이 현실에 반영되는데 큰 한계를 느껴 현실정치 도전을 결심했다.”

육 교수는 지난해 9월부터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자신이 정당에 몸 담고 있지만, 그는 "대한민국 정당의 미숙함이 지방자치의 걸림돌"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지방자치와 지방정치는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데, 우리나라는 정치적인 부분이 지방자치를 간섭하고 종속시켜 왜곡시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대표적으로 공천비리, 공천부패와 같은 문제들이 주민을 위한 지방자치를 당리당략으로 정당을 위한 자치로 변질시켜 국민들 대부분 지방자치를 불신하는 형국이 돼버렸다."

그는 이런 불신의 벽을 넘어 오랜 시간 연구해온 정책과 이론들을 현실에 적용해 대한민국에 지방자치 정착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동안 현실정치를 절실하게 바라보지 않았다는 평가도 인정한다. 젊어서부터 정치에 몸담은 사람만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정치에 뛰어드는 것은 기존 현실정치를 새로 바꾸고 싶기 때문이지 기존 정치를 답습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를 활성화 시켜 진짜 분권을 통한 발전을 이룩하겠다.”

당장 1년 앞으로 다가 온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는 교수직을 벗는 그에게 당면한 과제이자 넘어야 할 산이다. 그는 “나는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지만, 내 계획, 당의 생각, 유권자들의 생각 등 조건이 맞아야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지역구인 유성을의 유권자들이 변화를 원하고 매력적인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내년 총선은 인물 싸움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육동일 교수는 마지막으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명대사를 소개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내일의 새로 뜨는 태양 아래 새로운 생각으로 도전 하겠다.”

과연 육동일 교수의 내일엔 환한 태양이 기다리고 있을까, ‘프로페서(Professor)’ 육동일이 ‘프로 정치인’ 육동일로 인생 제 2의 여정을 떠난다. 

육동일 교수는 오는 30일 오후 6시 충남대학교 백마홀에서 '정년기념 감사드림 북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육 교수 자신은 대학 강단에 서 있던 삶을 의미있게 정리하고자 하는 시간이겠지만, 대학 밖 세상은 '정치인 육동일'의 새로운 도전에 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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