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배달 앱 ‘29배’ 성장, 배달 오토바이 수↑ 
5년 사이 이륜자동차 교통사고 발생 건수↑
“이륜자동차 처벌 강화” vs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어”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해당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자료사진

배달앱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부쩍 증가한 배달 오토바이의 법규위반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제대로된 단속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배달 인력들에게  ‘도로의 무법자’라는 수식어가 붙은 지 오래임에도 이를 단속해야 할 당국의 조치는 미흡하기 때문이다. 

◇ 최근 5년 배달 앱 ‘29배’ 성장, 배달 오토바이 수↑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2013년 국내 배달 앱 이용자는 87만 명에서 올해 2500만 명으로 무려 ‘29배’ 늘었다. 배달 어플리케이션 업체 ‘배달의민족’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2014년 1500여 만 건에서 올해 초 4000만 건으로 증가했고, 월간 주문건은 2800만 건을 기록했다. 또 다른 배달 어플리케이션 업체 ‘요기요’ 역시 5년 전에 비해 주문건수가 '12배'나 증가했다. 

배달 업계 시장이 최근 5년 새 급격히 증가한 만큼 배달 오토바이 수도 부쩍 증가했다. 이에 안전사고 발생률도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대전 이륜차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21건에서 지난해 349건으로 늘었다. 사망·부상자도 2014년 284건(사망 14명, 부상 270명)에서 2018년 482건(사망 6명, 부상 476명)으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서구에 거주 중인 공모(27·여)씨는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서 있었는데 배달 오토바이들이 횡단보도를 통해 통행했다”며 “지나가던 사람들도 많았고 밤길이라 매우 위험해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2014~2018년 이륜차 교통사고 현황(오른쪽) [제공=대전경찰청]

◇ 줄어드는 이륜자동차 단속현황 “왜?”
시민들의 불편·불만이 늘어나고 이륜차 교통사고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데도 대전경찰청의 이륜자동차 단속현황은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이날 본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대전 이륜자동차 단속 적발건수(난폭운전, 중앙선 침범, 속도위반, 과속 등)는 ▲2016년 8307건 ▲2017년 4592건 ▲2018년 1888건을 기록, 매년 단속건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배달대행업체가 급격히 늘어난 것을 감안할 때, 배달 안전사고에 따른 경찰의 단속이 미미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구에 거주 중인 이모(56)씨는 “매일 운전을 하다보면 교통법규를 무시하고 달리는 배달 오토바이 때문에 교통사고가 날 뻔한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다”며 “차선은 물론 신호까지 무시하고 정체된 차들 사이에서 빠져나가는 오토바이 때문에 운전할 때 긴장하지만 단속하는 모습은 한번도 보질 못했다”고 푸념했다.

이에 대전경찰청 한 관계자는 "최근 시민들의 안전의식이 매우 높아진 만큼 단속보단 계도위주로 (교통단속을) 해왔다. 그래서 단속건수가 줄어든 것"이라며 "이륜차 단속은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다. 그러나 배달이륜차 수가 계속 늘고 있고, 계도가 능사가 아닌 만큼 배달대행업체 교통 단속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 “이륜자동차 처벌 강화해야” vs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어”
보행자를 위협하는 오토바이에 대해 범칙금을 인상하는 등 새로운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은 게 현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12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4.8%가 ‘가장 위험한 교통수단’으로 이륜자동차를 꼽았다. 이들 중 79%는 인도에서 주행하는 이륜자동차에 대해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최근 배달 오토바이 때문에 사고가 날 뻔했다는 김모(35)씨는 “배달 시간을 맞추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교통법규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며 “오토바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범칙금을 인상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전의 한 요식업 배달대행업체 종사자 A씨(30)는 “배달노동자의 경우 택배 기사들과 마찬가지로 배달 건당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수익을 얻기 위해선 시간 당 5건 이상은 배달해야 한다”며 “오토바이 유지비와 기름값까지 빼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 빠듯하게 배달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이륜자동차를 운전할만한 환경이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다. 이것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2017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배달 대행 기사들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10.6시간, 배달 건당 수익은 평균 3011원으로 조사됐다.

저작권자 © 디트NEWS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