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이완구, 대중적 이미지‧강성 리더십 ‘격돌’ 예고

전직 국무총리 출신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자유한국당 이완구 전 총리
전직 국무총리 출신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자유한국당 이완구 전 총리.

전직 국무총리들이 내년 충청권 총선을 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에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야권에서는 이완구 전 총리가 충청권 선거판도를 좌우할 전망이다.  

공통적으로 총리를 지낸 두 사람은 각각 7선과 3선 국회의원 출신이라는 풍부한 정치 경험과 관록으로 민심의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내년 충청권 총선은 두 사람의 대리전 양상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원 야전사령관 나서는 노무현 정부-박근혜 정부 ‘두 총리’

먼저 노무현 정부 시절 총리를 지낸 이해찬 대표는 집권 여당 대표로 내년 총선 공천권을 쥐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다. 충청권 현역 의원들도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갖춰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지역 정치 주도세력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 대표가 충청 출신 총리를 지냈지만, 지역사회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아킬레스 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경륜이 무색할 만큼 각종 설화(舌禍)로 정국 경색을 불러일으켜 중도 보수층이 두터운 충청 민심을 장악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

이 대표는 ‘20년 집권론’과 ‘100년 집권론’에 이어 최근 원외지역위원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 “내년 총선에서 240석을 휩쓸 것”이라는 말로 야당을 자극하는 등 잊을 만하면 터뜨리는 설화에 당내에서도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충청 인사소외론’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이해찬, 민주당 ‘충청 텃밭’ 만들기 안간힘
‘설화-소통부족-충청소외론’ 아킬레스건

이 대표는 지난 해 당대표 출마 당시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로, 지역구인 세종시 공천을 누가 물려받을지도 관심사이다. 만약 지역구 공천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질 경우 충청권 전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전국구를 돌며 야전사령관 역할을 할 것”이라며 “특히 여야가 팽팽한 충청권은 지난 지방선거 승리 여세를 몰아 민주당 텃밭으로 뿌리내리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완구 전 총리는 지역 보수층 결집과 중도세력 흡수를 통해 내년 총선에서 ‘보수 재건’에 강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 대표가 후방에서 ‘야전사령관’ 역할을 한다면, 출마를 선언한 이 전 총리는 최전선에서 자유한국당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를 앞세운 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충청권 승리를 가져온다면, 이 전 총리는 향후 ‘충청대망론’ 불씨를 되살릴 발판을 놓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완구, 보수재건 통해 ‘충청대망론’ 불씨 살릴까
‘친박-불명예 퇴진-보수쇄신’ 극복 과제

그러나 이 전 총리가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총리를 지내면서 붙은 ‘친박(親 박근혜)’이미지와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최단명(재임기간 62일) 총리라는 불명예 퇴진한 점은 극복할 과제이다. 또한 ‘세대교체’와 ‘쇄신’을 요구하는 지역 보수정서가 이 전 총리 리더십에 반작용으로 작용할 여지도 남아 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도 있듯이, 현재 충청권에서 보수를 이끌 적임자는 이 전 총리가 유일하다”면서 “정치적 연륜과 과거 총리를 지낸 인지도를 내세워 충청권 보수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충분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중앙 정치권에서 전‧현직 총리인 이낙연 총리와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차기 유력 대권 후보로 떠오른 가운데 충청권도 두 전직 총리가 내년 총선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개인과 지역의 정치적 명운이 걸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나 이 전 총리 모두 강성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로, 내년 총선에서 여야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이라며 “문제는 다양한 인물을 영입해 외연을 확장하고, 경쟁력을 높여 민심을 얻느냐에 내년 총선 승패가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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