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구 김세환 등 "구단운영과 선수단운영 이원화는 안돼"
선수단 단장 필요성도 언급...최 대표 능력검증은 비교적 쉽게 될 것

허태정 대전시장이 최용규씨를 대전시티즌 대표로 임명하면서 구단과 선수단의 이원화 운영 방침에 대해 역대 사장들은 다른 의견을 냈다.

대전시티즌 대표이사 사장으로 축구와 연관성이 전혀 없는 최용규(57) 전 서울신문 광고사업국장이 임명되면서 뒷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역대 시티즌 대표들이 이구동성으로 허태정 대전시장의 구단 운영 방침에 이견을 제기했다.

허 시장은 지난 10일 대전시청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영을 분리해 시티즌을 이끌거 나가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라며 "시티즌 사장은 철저하게 조직안정과 경영수익개선에 집중하고 선수단 운영은 감독 중심으로 이원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시장은 이를 위해 언론사 사업국장을 하면서 광고 유치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이유로 최 대표에게 먼저 대표이사직을 제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시장의 이같은 운영 방침은 김호 전 대표가 구단 운영보다는 선수단 운영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마찰을 빚어온 것에 대한 조치로 보이는 데 역대 사장들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는 반응이다.

최 대표처럼 언론인 출신인 전종구 전 대표는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제 경험상으로 볼 때 대전시티즌에 대한 기업체 등의 광고나 후원은 시티즌 사장을 보고 주는 게 아니다"며 "사장의 영업력과 무관하게 시장을 보고 주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이 어느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티즌 사장은 돈 버는 것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구단 경영과 선수단 운영은 분리할 수 없는 것"이라며 "구단 수입을 위해 보조경기장이나 월드컵경기장 지하주차장 등 주변시설을 활용해 연간 고정적인 수입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며 선수단도 시민구단의 특징에 맞는 운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전 대표에 이어 바통을 이어받은 김세환 전 대표도 비슷한 주장을 폈다.

김 전 대표는 "회사 경영과 선수단 운영을 대표와 감독이 분리운영해아 한다는 의견엔 우려를 보낸다. 급하게 발전하고 변화하는 스포츠 시장에서 참으로 아마추어적인 발상"이라며 "구단운영과 선수단운영은 분리해서는 안되는 공동운명체이며 서로 상생발전하는 관계이다. 이것을 조율하고 지휘하는 것이 대표이사의 임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전직 사장도 "구단과 선수단을 이원화하면 안된다. 일원화시켜야 한다"면서 "만약 이원화된다면 선수단과 프론트간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최 대표가 선임된 만큼 구단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구단과 지역사회가 합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 전 대표는 "대전시티즌은 시민구단답게 대전에서 나고 자란 선수들을 키울 수 있도록 유소년 축구에 대한 기본적인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며 "주민들에게 희노애락을 줄 수 있고 4년에 한번씩 박지성이나 황인범같은 선수들을 키워야 하고 현역 선수들이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구단 대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조언했다.

김 전 대표도 "경영전문가로서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인물에 포커스를 맞추었다고하니 외부 스폰서를 얼마나 유치하는지, 경영안정화와 효율성을 어떻게 진행하는지 기대가 된다"며 "스폰서유치와 경영효율성은 수치로 정확히 평가할수있는 분야라서 능력검증 또한 빨리 판단할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전직 대표도 "사장이 애정을 갖고 감독과 단합해 역량을 발휘하는 모습이 필요할 때"라며 "새로운 대표가 새로운 경영 철학을 가지고 제대로 운영하길 바랄 뿐"이라고 바람을 털어놨다.

역대 대표들 중 일부는 지역사회에서 최 대표가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무보수 단장직 신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오는 연말께 올 한해 자신이 유치한 광고나 기업 후원 등 경영 실적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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