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시즌 프로야구가 본격적인 순위 경쟁 체제에 접어들면서 시즌 초반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화이글스는 주중에는 대전 홈에서 선두 SK, 주말에는 고척 원정에서 키움을 만나는 일정이었다. 첫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된 상황에서 SK에게 연패를 당했고 키움에게도 위닝 시리즈를 내주며 5연패의 위기에 빠졌지만 연장 10회초 최재훈의 천금 같은 결승타로 주간 1승 4패를 거두었다. 하지만 팀 순위는 중위권에서 어느덧 하위권으로 처지고 말았다. 한용덕 감독의 시즌 구상이 초반부터 어그러지면서 팀이 위기 상황에 빠졌고 과연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투수진 보직 전면 개편, 선발 로테이션 및 불안감의 불펜도 재정비

한화이글스의 미래를 위한 한용덕 감독의 젊은 선발 로테이션 구축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서폴드와 채드벨을 축으로 젊은 김재영(대졸 4년차), 김성훈(고졸 3년차), 박주홍(고졸 2년차)을 내세워 시즌을 시작했다. 한용덕 감독의 구상대로 이 선수들이 선발에 안착한다면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조합이었다. 

하지만 김재영은 첫 등판 이후 부상으로, 김성훈은 첫 등판에서 부진한 피칭으로 한 경기 만에 선발에서 제외됐고 한용덕 감독은 “플랜 B”를 꺼낼 들 수밖에 없었다. 김재영은 김민우(고졸 5년차)로, 김성훈은 중고참 장민재로 교체되었다. 고졸 2년차 좌완 박주홍에게는 조금의 기회를 더 부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김민우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2군으로 내려갔고 박주홍도 기대에 못 미치는 피칭이 이어지면서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되었다. 김민우의 빈자리에는 김범수(고졸 5년차) 또는 문동욱(대졸 6년차)이 유력해 보이고 박주홍의 로테이션에는 중고참 이태양이 확정되었다.

결국 다음 주부터 한화이글스의 선발 로테이션은 서폴드, 채드벨, 이태양, 김범수, 장민재로 이어질 전망이다. 결국 김범수를 제외하곤 지난 시즌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선발 경험이 있는 중고참 장민재와 이태양이 선발진에 합류하게 되면서 선발진에서 기대했던 파격적인 세대교체는 잠시 중단되었다.

장민재는 한용덕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토종 선발진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있다. 올시즌 불펜으로 시작했지만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선발로 보직이 변경된 이태양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시즌 초반 한화이글스 선발진의 성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시즌 최강의 불펜을 자랑했던 불펜진도 전면 재정비에 들어갔다. 최강 불펜의 핵심이었던 송은범과 이태양이 부진하면서 송은범은 2군으로, 이태양은 선발진에 합류하면서 안영명과 박상원이 중심이 되고 경험이 적은 서균, 문동욱(또는 김범수), 박주홍, 김경태로 이어지는 새로운 불펜진이 만들어졌다.

과연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한용덕 감독의 투수진 전면 보직 개편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가 올시즌 한화이글스의 성적을 결정할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야수진 운영 실패, 내야 포지션 불균형 심각

시즌 전 이용규의 트레이드 파문과 강경학의 재활로 인한 1군 합류 불발 그리고 시즌 개막 후 뜻하지 않은 이성열과 하주석의 부상 이탈로 야수진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용덕 감독이다.

특히, 하주석이 빠진 유격수 자리에 오선진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키스톤을 책임져 줄 수 있는 선수가 오선진과 정은원 뿐이기 때문에 키스톤의 체력적 과부하가 상당히 염려되는 상황이다. 이는 가능성 있는 신인 노시환과 변우혁을 동시에 1군 엔트리에 넣음으로써 파생되었고 이성열의 빈자리에 경험 있는 김회성까지 가세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같은 유형(1루 또는 1, 3루를 커버하는)의 선수들이 김태균, 송광민, 김회성, 노시환, 변우혁까지 무려 다섯 명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내야 포지션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공격력 강화를 위해 시도한 정근우의 포지션 변경도 현재로서는 수비 부담이 오히려 공격력까지 약화시키는 이중고를 안고 있다.

또한 이용규의 빈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했던 양성우, 김민하, 백창수, 장진혁, 유장혁 등이 전혀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그 누구도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고 이는 한용덕 감독의 고민을 더하게 만들고 있다.

투·타 불균형 심각

한화이글스는 심각한 투, 타 불균형을 보여주면서 승 보다는 패가 더 많아지고 있다. 우선,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유지(대승을 할 때 벌어 놓은 기록들)하고 있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침묵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 경기에서 기선을 제압하는데 실패하는 경우가 계속되고 있다. 리드를 잡은 후 추가 득점을 내지 못하고 역전을 당하거나(수요일 SK 경기), 선취 득점의 기회에서 실패한 후 선취 실점을 하고 추가로 실점을 하면서 경기를 내주거나(토요일 키움 경기) 또는 선취 득점 후 추가 득점의 기회에서 실패한 후 역전을 당하는(금요일 키움 경기) 경우들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선취 득점의 기회를 잡거나 득점을 하고도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결국 경기의 흐름을 내주는 상황들이 연속되다보니 선수들의 집중력이 더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덕아웃에서 적절한 작전이나 임팩트 있는 승부수를 던지는 것도 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김태균(득점권 타율 0.200), 정근우(득점권 타율 0.273), 송광민(득점권 타율 0.188) 등의 베테랑들이 결정적인 득점 순간에서의 아쉬운 타격은 더욱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주 하위권에 위치하고 있는 주중 KT(원정), 주말 삼성(홈)의 6연전에서 최소 4승 이상을 거두며 반전을 이루어내지 못하면 시즌 초반 한화이글스의 흐름은 결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에이스 서폴드에게 두 번의 등판 기회가 주어지는 만큼 타선에 집중력만 발휘해주고 이성열이 조기 복귀해준다면 좋은 경기를 기대해 봄직하다.

2018년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가 팀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우승을 거머쥔 1999 시즌. 정확히 20년 전의 일이다. 겨우내 흘린 땀방울로 대망의 V2 사냥을 시작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2019 시즌을 맞아 대망의 V2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