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여야 정치권, 한미 정상회담 성과 해석 엇갈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7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 관계 개선을 논의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7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 관계 개선을 논의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7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 관계 개선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조속한 시일 내에 4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할 뜻을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입장을 알려줄 것을 요청했다. 야당에서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대화 재개를 위한 본격 시동을 걸었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정진석 “성과 없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만 통보하고 끝난 셈”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의 굿 이너프 딜, 조기수확, 조속한 미북회담 재개 요청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괄타결식 빅딜론 고수, 비핵화 없는 제재완화 불가, 빠른 합의보다 올바른 합의(right deal)로 화답했다”고 올렸다.

정 의원은 “결국 워싱턴에서 있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별다른 성과 없이, 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만을 통보하고 끝난 셈”이라고 혹평했다.

“따라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파악된 중요한 지점은 남북관계 보다 한미동맹 강화와 무너진 4강 외교 복원에 더욱 힘써야 할 때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왼쪽)과 한국당 정진석 의원.
민주당 박병석 의원(왼쪽)과 한국당 정진석 의원.

하지만 여권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계속 협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놨다는 부분과 대북 인도적 지원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긍정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미 정상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낼만한 ‘숨은 카드’에도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갑)은 지난 13일 KBS ‘심야토론’에 출연해 북미 관계개선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역할과 대북 인도적 지원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만약 북미관계 속도가 늦춰지면 북한은 실질적인 핵보유국으로 가는 것”이라며 “북미 관계개선이 되지 않고 제재 압박으로 가면 북한, 중국, 러시아 삼각관계로 다시 돌아간다는 걸 걱정해야 한다. 시간이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는 건 절대 오산”이라고 주장했다.

박병석 “대북 인도적 지원 지지 중대 변화..촉구결의안 제출”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식량을 포함한 인도적 문제에 지지했다”며 “우리는 1년 반 전 국제기구를 통해 영유아‧산모에 대한 800만불 예산지원을 결정했지만, 국제사회 반대로 못했다. 이에 대해 공개적 지지를 한 것이다. 저는 내주 ‘대북 인도적 지원 촉구결의안’을 (국회에)제출하려고 한다. 이는 중대한 변화”라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의 ‘숨어있는 카드’와 관련해선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는데 한미 정상간 사전에 얘기가 없었겠느냐. 있었다. 그건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 (북한에)전해달라는 말일 수도, 문 대통령이 ‘이런 카드를 쓰겠다’는 것에 지지 표명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숨어있는 카드 공개 여부에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내용을 갖고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데, 공개된 자리에서 꺼내는 것은 회담 성공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박 의원은 또 “우리는 한미동맹을 굳건히 해야 하고, 남북한의 민족적 동질성도 굳건히 해야 하는 숙명적 위치에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은 민족적 문제이지만, 핵 문제는 미국 등 국제사회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측에는 “남한이 민족적 동질성에 입각한 당사자 입장을 가지라고 할 수 있지만 그건 남북의 문제이고, 핵은 국제적 문제이기 때문에 국제사회 입장을 보다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또 미국을 향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선 한국에 역량, 재량, 자율권을 대폭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역설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개인적 관계가 매우 좋다는 북한 김정은의 말에 동의한다. 어쩌면 '훌륭하다(excellent)'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라며 "우린 서로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3차 회담 또한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2일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언급한 데 화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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