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임대 관리업체, 보증금 반환 및 월세 지급 ‘연체’
업체 대표 15일 귀국 후 임차인과 미팅 예정
임차인, 단톡방 개설해 공동 대응

천안지역 오피스텔 분양·임대 관리업체가 임대인에게는 월세계약을, 임차인에게는 전세계약을 맺어 전세금을 편취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임차인들이 전세·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는 우려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연관 없음.
천안지역 오피스텔 분양·임대 관리업체가 임대인에게는 월세계약을, 임차인에게는 전세계약을 맺어 전세금을 편취했다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임차인들이 전세·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는 우려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연관 없음.

천안지역 오피스텔 임차인들이 전세·보증금을 고스란히 떼일 수 있다는 우려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오피스텔 분양·임대 관리업체가 임대인에게는 월세계약을, 임차인에게는 전세계약을 맺어 전세금을 편취했다는 의혹이 일면서다.  

이 같은 의혹은 업체가 위탁계약을 맺은 임대인에게 월세를 몇 달째 못주고, 임차인 전세·보증금 반환이 늦어지면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그러자 이 업체와 부동산 계약을 맺은 임차인들은 최근 단체 대화방(카카오 오픈채팅)을 만들어 대책마련에 나섰다.

14일 현재까지 개설된 여러 개의 대화방에 참여한 인원은 500여명이 넘는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로 알려졌다. 또 지난 12일 임차인 200여명은 관리업체 사무실을 항의 방문키도 했다.

업체 사무실을 방문한 임차인이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업체 사무실을 방문한 임차인이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대화방에 참여한 임차인들은 업체와 맺은 계약방식 등을 공유하며 공동 대응하고 있다. 집단소송까지 거론된다. 하지만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오히려 혼란과 갈등을 키우기도 했다.

대화방에 참여 중인 A(29)씨는 “익명으로 운영되는 대화방이다 보니 온갖 소문이 무성하다. 많은 의견과 정보가 충돌하고, '업체대표는 이미 돈을 챙겨 도주했다’는 등 무분별한 글에 더욱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보증금 반환 연체 임차인 40여명 추산..오는 16일 설명회 개최

이런 가운데 업체 대표는 해외 출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5일 귀국해 다음날 보증금 반환을 받지 못한 임차인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보증금 반환이 연체된 임차인은 현재까지 4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트뉴스>와 만난 업체 직원은 "이번 논란의 발단이 된 ‘월세 대신 전세를 줬었는지 몰랐다’는 임대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영업위탁계약서 특약부분에 해당 내용이 명시됐다는 주장에서다.

이 직원은 “계약서 특약항목을 보면 자필로 서명을 받고 있다. 이후에도 (임대인들에게)전세로 계약하겠다는 문자를 남기거나, 전화통화로 알리며 녹음도 해뒀다”고 했다.

이어 "최근 경기 불황에 따른 공실 증가 등으로 자금 흐름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대표가 밀린 임대인 월세와 임차인 전세·보증금 반환을 해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도 대표를 믿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의 방문자와 상담을 하다 보니 전화를 못 받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직원들도 전화 안 받는다’ ‘다 같은 사기꾼이다’라는 말을 듣고 있다”며 “직원들이 사기를 저질렀다면, 대표도 책임지지 못할 인인데 왜 우리가 아직 남아서 일을 하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임대인과 업체가 맺는 영업위탁계약서 원본 캡쳐.
임대인과 업체가 맺는 영업위탁계약서 원본 캡쳐.

지역 부동산 전문가는 “현재와 같은 혼란 속에 계약을 해지하고자 하는 임차인들이 우후죽순으로 발생하면, 업체는 한 번에 목돈을 마련하기 힘들 가능성이 있다"며 "업체가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한 만큼 일단 들어보고, 차분하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법조 관계자는 “천안지역 오피스텔 관련 논란은 최근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원룸 임대보증금 사기와는 다르다”며 “이번 논란은 임대인과 업체 간 맺은 위탁계약서와 업체와 임차인이 맺은 계약서 내용을 대조해 살펴봐야 ‘사기’ 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업체는 천안지역에서만 500여 세대를, 전국적으로 1100여 세대를 위탁관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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