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블랙홀 관측 위해 고산병도 감수
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블랙홀 관측 위해 고산병도 감수
  • 이지수 기자
  • 승인 2019.04.15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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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세계 최초 블랙홀 관측 국내연구진 8명 숨은 활약

세계 최초 블랙홀 관측을 위해 국내 천문연 연구진이 관측에 참여한 칠레 아카카마 사막에 위치한 ALMA 망원경.

지난 10일 세계 최초로 블랙홀 사진이 공개되며 과학계가 축제분위기이다. 지금까지 이론상 존재했던 블랙홀의 첫 실체가 드러난 과학계의 최대 사건이기 때문이다.

블랙홀 이미지는 대덕특구내에 위치한 한국천문연구원 등 전 세계 연구기관 20여곳 및 과학자 200명이 참여한 사건지평성망원경으로 이뤄낸 성과이다. 세계에서 모인 과학자 200명 가운데 국내에서는 한국천문연구원과 UST 등 대덕특구 연구진들의 숨은 활약이 있었다.

사건지평선방원경 연구에 참여한 국내 연구자는 한국천문연구원의 김종수, 변도영, 손봉원, 이상성 박사와 정태현 UST 교수(천문연), 조일제 UST 학생(천문연), Guangyao Zhao KRF 박사후연구원(천문연), Sascha Trippe 서울대 교수가 참여했다.

'망원경을 활용해 데이터를 얻고 분석하는 연구는 앉은 자리에서 가능하지 않을까' 싶지만 연구진은 하늘을 날고 산에 오르는 등 긴장의 연속이었다.

블랙홀 촬영 사건지평선망원경에 국내 전파관측망 KVN, EAVAN도 참여

블랙홀 촬영 프로젝트에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운영하는 관측장비인 KVN과 EAVN이 동원됐다.

하지만 천문연에 따르면 국내 연구진은 하와이섬 마우나케아에 위치한 동아시아관측소(EAO) 산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과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위치한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의 협력 구성원으로 해발 고도가 높은 망원경에 올라 관측을 했다.

국내 연구진들은 해발 6000미터의 고산에 위치한 각 전파망원경의 관측자료를 동기화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

고지대에 관측 장비가 있는 만큼 접근이 어려웠고 비포장 도로로 통행의 어려움과 고산병도 앓기도 했다.

블랙홀 관측에 참여한 국내 연구자들. (왼쪽부터) 광야오 자오 연구원, 정태현 UST 교수, 조일제 천문연 연구원, 김재영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연구소 연구원.(사진=정태현 교수 제공)

김종수 천문연 전파천문본부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관측지대의 산소가 부족해 생활이 많이 불편했다“며 ”고산병은 평소 건강과는 무관하게 오는 증상으로 뛰는 것도 자제하며 늘 휴대용 산소통을 들고 연구를 했다"고 말했다.

특히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위치한 ALMA는 세계 최대의 전파간섭계 시설이지만 해발 5000m에 망원경이 있어 연구원들이 고생을 겪었다고 한다. 연구자가 고산지대에서 견딜 수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사전에 건강검진자료를 제출해야 했고, 올라가기 전후로 의사의 건강체크가 따랐다.

한국천문연구원의 김종수, 변도영, 손봉원, 이상성 박사 참여

천문연 연구진들은 고산지대에 위치해 산소부족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국내 연구진은 이곳에서 수 일간 연구를 했다.

이 같은 어려운 연구환경 속에서 국내 연구진은 6개 대륙 8개 망원경으로부터 들어온 블랙홀의 전파신호를 컴퓨터로 통합 분석해 이를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블랙홀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 특히 관측된 데이터를 처리·분석하는 과정에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11일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EHT 블랙홀 관측 결과에 대해 언론 설명을 하는 정태현 UST 교수.

국내 연구진은 4개의 그룹으로 나눠 블랙홀의 전파 데이터를 영상화하는 동일한 연구를 했다. 관측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 분산 작업을 했으며 차후 데이터를 처리·분석해 만든 이미지가 4개 그룹에서 모두 동일하게 나타났다.

김종수 본부장은 "이번 블랙홀 관측을 위해 2017년 4월 5일부터 14일까지 6개 대륙에서 같은 시각에 이뤄졌고 8대의 망원경이 동시에 움직이면서 데이터를 모아야 하므로 연구자 간 협력이 없으면 가능하지 못한 연구였다“며 "천문학은 서로 경쟁하는게 아니라 협력하면서 하는 학문이라는 걸 느꼈다. 그런 점에서 상당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내 연구자들은 블랙홀을 직접 관측하지는 않았지만 관측데이터를 처리하고 바로잡는 등 분석작업을 통해 신뢰성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한국, 일본, 중국 등의 전파망원경 10기가 모인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의 관측결과도 EHT 연구에 활용됐다. 여기서 얻어진 관측결과는 10일자로 미국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 특별판에 발표된 6개 논문 중 4개 결과가 게재되는 쾌거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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