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천안갑 출마 시 도내 전역 ‘영향권’ 전망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천안갑에 출마할 경우 도내 전역이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천안갑에 출마할 경우 도내 전역이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내년 4월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충남 정치권에서 이완구(68) 전 국무총리의 천안갑 출마설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이 전 총리는 일찌감치 내년 총선 출마를 선언한 상태로, 천안갑 출마를 확정할 경우 충남 선거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 천안갑 당협위원장 자리는 길환영 전 위원장이 지난해 말 사퇴 이후 4개월 남짓 공석으로 남아 있다. 지역에서 몇몇 인사들이 총선 출마를 목표로 당협위원장 자리를 넘보긴 했지만, 당협위원장 공백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이 전 총리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이 전 총리는 지난 2월 18일 대전 배재대에서 열린 목요언론인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내년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다만 그는 “(출마지역에 관한 답은) 국민들이 용인해 주는 범위에서 가능한 늦출 것”이라며 구체적인 출마 지역은 결정하지 않았다.

‘충남 정치1번지’ 상징성, 이규희 낙마 위기 ‘호재’

이 전 총리 예상 출마 지역구는 천안갑과 홍성‧예산, 세종시, 대전 등으로, 모두 그와 연고성과 정치적 인연이 닿아 있는 곳이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은 이 전 총리가 천안갑에 출마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천안갑은 ‘충남의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을 띠고 있는데다, 천안 3개 선거구 가운데 보수층이 가장 두터운 곳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역인 이규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받고 법정소송 중이라는 점도 그의 출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국당 내에서는 이 전 총리가 천안갑에 출마할 경우 그 영향력이 천안 3개 선거구는 물론, 충남 전체 선거구로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충남 11개 선거구에서 6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5명이 초선이다.

재선인 박완주 의원(천안을)이 최다선인 상황에서 3선 의원에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집권 시절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 전 총리가 출마한다면 정치적 무게감이 한국당으로 기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 정치 거물 앞세워 총선 주도권 쥐나

여기에 한국당은 이 전 총리를 앞세워 ‘꺼지지 않은 충청대망론’으로 중도층 표심을 자극해 지지율 상승효과를 가져오면서 선거 분위기를 주도하려는 계산도 기저에 깔고 있다.

한국당 충남도당 한 관계자는 “민생경제 침체와 지역인사 소외론 등 정부 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이 전 총리가 천안갑 출마와 지원유세를 동시에 벌인다면 내년 총선에서 기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기대를 표시했다.

민주당은 이완구 출마를 통한 지역 보수층 결집을 경계하고 있다. 

민주당 충남도당 관계자는 “이 전 총리가 정치적 중량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도 있는 것이 정치 속성”이라며 “친박에 대한 거부 정서가 아직 남아있고, 이 전 총리가 무죄를 받긴 했지만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떠올리는 지역민이 많아 총선에서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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