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권의 '야구에 산다!'] 선발 로테이션 고정, 불펜 아쉬움, 야수진 운영 어려움

한화이글스가 2019 시즌 초반 선발진과 불펜진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화이글스가 2019 시즌 초반 선발진과 불펜진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9 시즌 프로야구가 10경기를 넘어서며 본격적인 순위 경쟁 체제로 접어들었다. 한화이글스는 대전 홈에서 상승세의 LG를 만나 2승 1패로 기분 좋은 위닝 시리즈를 가져왔다. 하지만 주말 부산에서 만난 롯데에게 위닝 시리즈를 내주며 주간 전적 3승 3패로 만족해야했다.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는 다음으로 미루고 5할 승률을 유지하며 중위권에 위치하게 됐다.

선발 로테이션 고정, 불펜 투수진 예상 밖 부진

개막 후 선발 로테이션 “플랜 B”를 일찌감치 가동한 한용덕 감독은 개막 2주 만에 비로소 선발 로테이션을 고정했다. 서폴드와 채드벨의 외국인 투수와 긴급 투입된 장민재, 지난 시즌 선발 수업을 받았던 김민우, 그리고 고졸 2년차 신예 좌완 박주홍으로 당분간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제1선발로 지목된 서폴드는 첫 경기 적응 후 최근 두 경기에서 에이스의 위용을 맘껏 자랑하며 위력 투구를 보여주며 지난 시즌 1선발 샘슨을 잊게 만들었다. 좌완 채드벨은 첫 경기에서의 강력함을 계속 이어가진 못했지만 쉽게 무너지지 않는 피칭으로 나름의 경쟁력은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플랜 B”가 가동되면서 긴급 투입된 마당쇠 장민재는 화요일 첫 등판에서 안정된 피칭(5이닝 2실점)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면서 반전의 주인공이 되더니 일요일 두 번째 등판에서는 더욱 좋은 피칭(6이닝 1실점)으로 한용덕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냈다. 앞으로도 빠른 스피드는 아니지만 다양한 변화구를 바탕으로 노련한 피칭을 해줄 것으로 보이고 김민우와 박주홍도 점차 나은 피칭을 보여주고 있어 사뭇 기대감을 갖게 했다.

서폴드와 채드벨이 마운드에 오를 때 최대한 많은 승수를 가져오고 나머지 토종 선발 경기에서는 5할 승률을 거두는 마운드 운영을 할 수 있다면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유지하면서 가을야구를 노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선발진이 여전히 물음표인 상황에서 강력했던 불펜이 균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불안감이 가득하다. 특히 지난 시즌 불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던 이태양의 계속된 부진이 팀을 어려운 상황으로 빠뜨렸고 좌완 불펜으로 힘을 보태주리라 예상했던 임준섭도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주지 못하면서 불펜이 헐거워진 상태다. 과연 한용덕 감독이 불펜에서도 “플랜 B”를 가동시켜 위기를 넘어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주전들의 이탈로 인한 야수진 운영 어려움, 조급함 버려야 좋은 결과 있을 듯

주장 이성열 마저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야수진 운영에 적신호가 켜졌다. 고졸 신인 노시환과 변우혁에 유장혁까지 1군에 콜업을 하면서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용덕 감독이다. 

하지만 야수 운영에 있어 조금은 조급함을 보이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하고 있는 베테랑 정근우도, 프로 무대에 이제 막 적응을 시작한 노시환과 변우혁도 낯선 상황들이 많기 때문에 타격 보다는 수비 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태균, 송광민, 이성열을 대신해 노시환과 변우혁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베테랑들의 체력적 과부하를 막고 신인들의 경험을 두루 쌓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기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세대교체를 위해 기용한 컨디션이 좋은 노시환과 변우혁을 대신해 기용하는 선수가 김회성이 되고 정근우를 대신해 신인 유장혁을 1번 타자와 중견수에 파격 기용하는 것은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지난 롯데와의 주말 시리즈의 결과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체력적인 과부하를 막기 위해 정근우를 주전에서 제외를 했으면 그나마 경기 경험이 있는 장진혁이 우선적으로 유장혁을 대신 했어야 하며, 최재훈 대신 지성준을 투입했으면 믿고 한 경기 정도는 맡겼어야 했다(양의지도 그렇게 관리해준다). 결과론적으로 유장혁이 수비에서 큰 실책을, 후반에 투입된 최재훈은 부상을 입는 최악의 상황이 나오면서 경기를 내줘야 했다.

최강 불펜진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충분한 경쟁력이 있고 여전히 불안한 선발진이지만 장민재의 가세와 호투로 로테이션의 정착이 시작됐다. 야수진의 컨디션과 운영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좋은 승부가 가능하다. 조급함을 버리고 충분한 여유를 갖는 운영의 필요성이 느껴진다.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여정권 대전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이학박사).

호잉이 지난 시즌 초반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고 정근우가 아직은 타격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송광민과 김태균도 결정적인 한방이 잘 터지지 않고 있다. 결국 베테랑 야수들이 자신들의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고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면서 성장해야 경쟁력이 생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연패에 빠진 지난 일요일 부산 롯데와의 주간 마지막 경기에서 역대 한 이닝 최다 안타와 최다 득점 신기록으로 대승을 거둔 것은 한화이글스의 야수들에게 큰 동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호잉이 첫 홈런을, 정근우가 적시타를 때려냈고 정은원이 최다 5타점 경기를, 지성준은 한 이닝 2루타 두 개를 때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2018년 무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가 팀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우승을 거머쥔 1999 시즌. 정확히 20년 전의 일이다. 겨우내 흘린 땀방울로 대망의 V2 사냥을 시작한 한화이글스 선수들. 2019 시즌을 맞아 대망의 V2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를 갖고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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