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디자인학부, 아트앤웹툰학과로 명칭 변경 갈등

배재대 미술디자인학부가 지난달 25일 SNS에 올린 대자보. 자료사진
배재대 미술디자인학부가 지난달 25일 SNS에 올린 대자보. 자료사진

최근 '제2창학'의 각오로 학제조정을 발표한 배재대학교가 일부 학과와 학제개편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박기성 배재대 미술디자인학부 학회장은 4일 <디트뉴스>와 통화에서 "학교측의 불소통으로 이뤄진 일방적 학제개편으로 인해 입학한 지 한 달 밖에 안된 19학번 중 2명이 자퇴를 했다"며 "현재도 휴학과 추가 자퇴를 고려하는 학생들이 늘고있는데 학교 측은 아직까지 우리에게 공식적인 사과 한 마디도 없다"고 토로했다.

배재대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2020년도 학제개편안'에 따르면 미술디자인학부는 아트앤웹툰학과로 명칭이 변경된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기존 커리큘럼에 없던 '산업디자인'과 '웹툰' 전공 과목이 추가돼 학생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 학부의 한 학생은 "올해 입학한 19학번 학생들은 학과가 정해준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이 학과에 입학한 학생들 대다수가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기 위해 들어온 것인데, 원서 접수할 때 알고있던 커리큘럼과는 다르게 현재 웹툰을 강제로 공부하고 있다"고 불만을 호소했다. 

이 학부의 또 다른 학생도 "17학번까지는 이전 커리큘럼 그대로 전공수업을 받게 해주겠다고 학교 관계자가 설명했지만 이는 언제까지나 구두로만 약속한 것"이라며 "지금도 불소통, 일방적 방식인데 학교의 약속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박기성 학회장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디자인을 전공하기 위해 고비용이 드는 입시과정을 거치고 수년간 노력해 힘들게 입학한 것"이라며 "예술 계열이라 다른 단과대학보다 100만 원 이상 비싼 등록금으로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학교의 불소통과 일방적인 결정이 학생들의 열정과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제개편안 발표도 언론 기사를 통해 알게됐다"며 "학교 측은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학생들에게 그 어떤 공지나 사과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현재까지도 전혀 없는 상태"라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박기성 배재대 미술디자인학부 학회장이 미술디자인학부 신입생 학무모들에게 보낸 입장문. [제공=배재대학교 미술디자인학부 학생회]

현재 이 사항은 지난달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접수돼 심사 중에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해 “오는 20일까지는 심의 과정과는 별개로 변경횟수 제한 없이 재접수가 가능하다”고 알렸다.

그러나 배재대 한 관계자는 "원래는 지난달 27일까지 대교협에 2021년도까지의 대학기본계획을 접수하는게 원칙이었다"며 "다음해 모집요강 작업을 5월부터 시작하는만큼 늦어도 4월 안으로 대교협에 보고해야 한다. 사전 검증만해도 일주일이 넘게 걸리는 작업이라 학제개정을 번복하고 20일까지 다시 보고하는 건 물리적인 시간상 절대 불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재대 또 다른 관계자는 "원래 학제조정을 하려면 학생들과의 충분한 소통이 기본인데, 학제조정 기간 중 총장선출 때문에 상황이 유야무야됐었다"며 "새 총장 선출 후 학제조정을 다시 이어 나가려다보니 학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 탈이 난 것 아니냐"고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 사안은 학과장(교수)이 교내 기획부에 요청해서 이뤄진 것"이라며 "대학 인구 감소에 따라 학교가 일단 살아야 학과와 학생들이 남아있을 수 있는 것인데, 학생들과의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은채로 결정이 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박기성 학회장은 "학과 결정권자인 학과장은 우리의 요구에 회피하는 태도를 많이 보였다"며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적극 소통해주길 바란다"고 희망사항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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